김정석 백령면장은 24일 <프레시안>과의 통화에서 "주민들의 분위기가 말도 아니다. 아주 불안해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그렇지 않아도 천안함‧연평도 사건 이후 관광객들이 안 오는데 이번에는 주민들의 생명까지 위협을 느끼는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김 면장은 "주민들 사이에서는 '그 양반들(탈북자 단체)이 타고 오는 배나 물건(대북 전단 등)을 싣고 오는 배를 아예 들어오지 못하도록 접안(接岸, 부두에 배를 대는 일)도 못하도록 해야 한다'는 얘기까지 나오고 있다"면서 "전 주민이 나서서 들고 일어날 분위기"라고 전했다.
실제로 이날 오전 11시 면사무소 회의실에서는 백령면 관내 이장들이 모여 대책 회의를 연다고 그는 전했다.
▲ 백령도 주민들 ⓒ프레시안(최형락) |
백령도 주민 김부용 씨는 "속이 터진다. 정부는 뭘 하고 있나"고 언성을 높였다. 김 씨는 북한의 위협에 대해 "당연히 생명의 위협을 느낀다"며 "게다가 지금은 훈련 기간 중이라 더 불안하다"고 말했다.
민박집을 운영한다는 김 씨는 "겁도 나지만 그보다 생계가 걱정"이라면서 "천안함‧연평도 이후로 손님이 '줄어든' 게 아니라 아예 없다"며 한숨지었다. 그의 설명에 따르면 3월 하순인 지금은 보통 성수기 예약까지 밀려들 때지만 현재는 예약이 한 건도 없다.
김 씨는 "전단 발송은 당연히 막아야 한다"며 "정부건 민간 단체건 왜 여기 와서 피해를 주는지 모르겠다"고 하소연했다. 그는 "자식 키우는 입장에서 (천안함‧연평도 사건 희생 장병들에 대해) 우리도 안타까워 생계 피해에 관해서는 말 한마디 못했다"며 "그렇다고 정부에서 해 준게 뭐 있느냐, 쌀 한 포대라도 갖다 줬냐"고 언성을 높였다.
북측 조선인민군 전선서부지구사령관은 전날 <조선중앙통신> 기자와의 문답에서 "우리 군대는 이미 괴뢰군부호전광들의 삐라살포지점을 비롯하여 반공화국심리전 본거지에 대한 직접조준 격파사격 입장을 천명했다"며 "임의의 시각에 실전행동에로(으로) 진입하게 되어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연평도 포격전의 교훈을 되풀이하지 않으려거든 삐라살포를 포함한 모든 심리전 책동을 당장 중지하고 분별 있게 처신해야 한다"고 위협했다.
이는 자유북한운동연합 등 20여 탈북자단체가 천안함 1주기를 맞아 25~26일 백령도 심청각에서 대북 전단을 살포하겠다고 발표한데 따른 것이다. 남측 정부는 전단 살포는 민간 차원에서 이뤄지는 일일 뿐이라는 입장이다.
통일부 당국자는 24일 "(전단살포) 자제를 요청할 계획이 없다"며 "민간단체의 활동에 대해 정부 차원에서 특별히 할 말이 없다"고 <연합뉴스>에 전했다. 그는 "과거에는 남북관계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해 자제를 요청해왔지만 천안함 폭침 이후에는 특별히 자제를 요청하지 않고 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해에서는 현재 한미 독수리연습이 진행되고 있다. 그와 별도로 22~24일 서해상에서 최초로 한미 합동 군수지원훈련이 있고, 25~27일에는 천안함 1주기를 맞아 해상 사격을 포함한 한국 해군의 독자적인 훈련이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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