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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옵티칼-니토옵티칼은 '하나의 사업'…해고 회피 의무도 함께 져야"

금속노조, 한국옵티칼 부당해고 소송 항소심 쟁점 설명

불탄 공장 옥상에 올라 600일 고공농성을 하며 복직을 요구한 박정혜 전국금속노동조합 한국옵티칼하이테크(한국옵티칼)지회 사무장이 정부·여당의 '사태 해결을 위해 노력하겠다'는 약속을 믿고 땅을 밟은 지 7개월여가 지났지만, 박 사무장과 그의 동료 6명은 여전히 일터로 돌아가지 못하고 있다.

약속이 실현되지 않으며 교섭의 시계가 멈춘 가운데 법원의 시간만 흐르고 있다. 이런 가운데 금속노조가 29일 서울 서대문 금속노조 회의실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진행 중인 한국옵티칼 부당해고 소송 항소심 쟁점을 설명하며 복직의 정당성을 주장했다.정치권에도 다시 한 번 사태 해결을 위한 노력을 당부했다.

▲금속노조가 29일 금속노조 회의실에서 '한국옵티칼하이테크 항소심 쟁점 및 투쟁계획 발표 기자간담회'를 열고 있다. ⓒ프레시안(최용락)

"한국옵티칼-니토옵티칼은 '하나의 사업'해고 회피 의무도 함께 져야"

항소심의 가장 큰 법적 쟁점은 공장 화재로 폐업한 한국옵티칼과 그 물량을 이어받아 성장세를 기록 중인 한국니토옵티칼(니토옵티칼)을 '하나의 사업'으로 볼 수 있냐는 것이다. 두 회사는 모두 니토덴코의 자회사다.

이 문제가 쟁점인 이유는 근로기준법 적용범위가 "상시 5명 이상의 근로자를 사용하는 모든 사업 또는 사업장"이기 때문이다. 한국옵티칼과 니토옵티칼은 다른 '사업장'이지만 모회사인 니토덴코가 둘을 '하나의 사업'으로 운영했다면, 정리해고 요건 등을 담은 근로기준법도 이를 기준으로 적용된다. 즉 한국옵티칼에서 부당하게 해고된 노동자의 복직 의무를 니토옵티칼에 지울 수 있게 된다.

금속노조는 회사 업무수첩, 예산서, 결산서 등을 보면, 한국옵티칼과 니토옵티칼은 니토덴코를 정점으로 한 '하나의 사업'이라고 주장한다. 해당 증거들은 1심에서 노측이 패소한 뒤 새로 확보한 것이다.

탁선호 금속노조 법률원 변호사는 먼저 조직도상 "한국옵티칼과 니토옵티칼의 생산, 품질보증 부서 등은 니토덴코 정보재 사업부의 직접 지휘를 받는 조직으로 편재돼 있다"고 짚었다. '정보재 사업부'는 니토덴코의 편광필름 사업을 총괄하는 부서다. 한국옵티칼과 니토옵티칼은 모두 편광필름을 생산했다.

탁 변호사는 또 "두 자회사는 생산 제품의 판매가격을 결정할 권한이 없다. 모든 가격을 니토덴코 본사 정보재 사업부문 가격심의회가 정한다"며 "설비투자, 차입, 자금운용, 경영계획 등 사업 관련 사항도 자회사 법인이 아닌 본사 정보재 사업부문 전략회의가 통제한다"고 밝혔다.

이어 한국옵티칼 폐업 전 니토덴코가 "타발 공정까지는 한국옵티칼, 외관 검사부터는 니토옵티칼에 맡기는 방식으로 편광필름을 생산했다"며 "두 자회사는 단일 생산 공정의 일부분"이라고 주장했다. 니토덴코의 '원 코리아(ONE KOREA)' 원칙에 따라 두 자회사의 임금체계가 동일했고, 서로 간에 인력 이동, 파견 제도를 상시 운영했다는 점도 지적했다.

결론적으로 탁 변호사는 "한국옵티칼과 니토옵티칼이 경영상 일체를 이루는 '하나의 사업'임에도 한국옵티칼은 청산과 함께 노동자를 해고하며 니토옵티칼로의 전적이나 전환배치를 검토하지 않았다"며 "이는 정리해고 요건인 해고회피 노력을 다하지 않은 부당해고"라고 주장했다.

또 한국옵티칼의 생산물량을 니토옵티칼이 이어받은 점을 지적하며 "이는 영업양도에 해당하고, 영업을 양도하면 고용도 승계해야 한다는 것이 대법원 판례"라고 밝혔다.

탁 변호사는 "이번 사건은 단순히 한 회사만의 문제가 아니다"라며 "일본, 프랑스, 미국 등은 기업집단 내 해고에 대해 계열사로의 전적도 해고회피 노력으로 보는 등 다양한 방식으로 규율하고 있다. 한국도 다국적 기업인 모기업이 한국 자회사에서 벌이는 해고를 어떻게 규제할지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한국옵티칼 부당해고도 이런 관점에서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2021~2025년 한국니토옵티칼 영업이익 및 당기순이익. 금속노조 제공.

해고자들 "다시 열심히 싸울 것…정치권, 해결 주체로 나서 달라"

간담회에는 한국옵티칼 해고자도 참석했다 이들은 복직을 위한 노력을 멈추지 않겠다며 정치권에도 문제 해결을 위한 역할을 촉구했다.

600일 고공농성 당사자인 박 사무장은 "참 많이 속상하고 힘들다. 고공농성을 하고 내려왔을 때 문제가 해결될 거라 생각했는데 오랜 시간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 있다"며 "문제가 해결될 수 있게 다시 한 번 열심히 싸우겠다"고 밝혔다.

배현석 한국옵티칼지회장은 고공농성 해제 당시 "정치권과 정부는 문제 해결을 위해 나서겠다고 약속했다"며 "복직 문제 해결을 위한 당정대 회의체계도 지난 22일 재가동됐다. 정부와 정치권은 중재자가 아닌 해결 주체로 나서야 하며, 회사는 고용승계 요구에 즉각 응답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앞서 2022년 10월 한국옵티칼은 구미 공장이 화재로 전소되자 청산을 결정하고, 193명에게 희망퇴직을 받은 뒤 이를 거부한 17명을 해고했다. 니토옵티칼은 이후 지난해 4월까지 156명을 신규채용했지만, 한국옵티칼 해고자 7명의 복직 요구는 거부하고 있다.

최용락

내 집은 아니어도 되니 이사 걱정 없이 살 수 있는 집, 잘릴 걱정하지 않아도 되고 충분한 문화생활을 할 수 있는 임금과 여가를 보장하는 직장, 아니라고 생각하는 일에 아니라고 말할 수 있는 나, 모든 사람이 이 정도쯤이야 쉽게 이루고 사는 세상을 꿈꿉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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