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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쿠시마 원전, '종말'이냐 '희망'이냐…"시간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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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쿠시마 원전, '종말'이냐 '희망'이냐…"시간이 없다"

원자로 냉각 난항, "전원공급, 방사능과 염분 오염 장애물이 난관"

일본 후쿠시마 제1원전 6기 중 가장 심각한 상태로 알려진 원자로에 물폭탄을 투입하는 작업과 전원공급 작업에 일본 정부가 '복구를 위한 최후의 카드'로 매달리고 있다.

이 작업이 성과를 거둘 수 있느냐는 논란에도 불구하고 일본 정부는 전날에 이어 18일에도 상태가 가장 심각한 것으로 알려진 3호기에 대해 헬기로 물폭탄 투하를 계속하는 한편, 전원계통의 상태가 가장 양호한 것으로 보이는 2호기부터 전원복구작업에 착수할 계획이다. 일각에서는 "희망이 보이고 있다"는 긍정적인 분위기를 조성하려는듯 '최후의 카드'에 기대를 거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 후쿠시마 원전 복구의 최후의 카드가 된 헬기 물폭탄 작전. ⓒAP=연합
"바닷물 투입은 작업요원 투입 위한 응급조치일 뿐"

하지만 일본의 <요미우리> 신문은 18일 회의적인 평가와 전망을 내놓았다. 이 신문에 따르면, 물폭탄을 투하하는 작업은 응급조치이며, 전원공급 작업 자체가 쉽지 않고 전원이 공급됐다고 해도 냉각시스템이 망가졌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이날부터 작업에 들어갈 계획이었던 전원공급 작업도 강력한 방사능 때문에 19일로 연기되는 등 실제 착수 방법을 찾지도 못한 상태다.

또한 이 신문은 전날 자위대가 헬기를 동원해 물폭탄을 투입한 작업에 대해 실망스러운 평가를 내놓았다.

이 신문은 한 전문가의 말을 인용, "헬기로 바닷물을 투하하는 작전은 3호기 건물에 사용후 핵연료봉이 담겨있는 냉각수조에 물이 없어서 조금이라도 물을 채우려는 목표로 시행됐으나, 30분의 1이나 들어갔을지 의문"이라고 전했다.

헬기에 의한 물폭탄 투하에 이어 오후 7시 이후 자위대의 특수소방차에 의한 바닷물 투입 이후에는 방사능이 조금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이런 변화가 어느 정도 의미가 있는지에 대한 평가도 엇갈리고 있다.

3호기 원자로가 있는 서문 부근에서 측정한 방사선량은, 17일 오후 3시 시간당 309.7 마이크로 Sv였으나 자위대 특수소방차까지 동원된 바닷물 투입 작업 이후인 오후 11시에는 289.0 마이크로 Sv로 소폭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일본 원자력 연구개발기구의 도리 다케오 안전품질 추진부장은 "효과가 있었다고 할 수 있다"고 말한 반면, 궁겐조 도쿄대 교수(원자력 공학)는 "현저한 효과가 있었다고는 말할 수 없다"고 평가했다.

원전 운영사인 도쿄전력은 "흰색 수중기가 분출했던 3호기에 물을 투입한 이후 비록 실제로 냉각수조에 들어간 물의 양은 적었다고 해도 일정한 냉각 효과가 있었다고 판단한다"면서 "물이 증발하면서 기화하는 과정에서 보기보다는 냉각 효과가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미야모토 신이치 전 도시바 원자력기술 연구소장은 "헬기로 쏟아부은 바닷물 30t 중 실제로 1t이나 냉각수조에 들어갔는지 의문"이라면서 "사실 거의 효과는 없지만, 다른 방법이 없기 때문에 이 작업이라도 반복할 수밖에 없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냉각시스템 복구 위한 시간 별로 남아있지 않다"

<요미우리> 신문도 "냉각수조에 물폭탄을 투입하는 작업은 핵연료에서 방출되고 있는 방사능 레벨을 줄여 원자로 부지 내에 작업요원들이 직접 들어갈 수 있도록 하려는 응급조치에 불과하다"면서 "방사능 레벨이 어느 정도 내려간 사이에 냉각시스템을 복구해야 하는데 문제는 시간이 별로 남아있지 않다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전원복구 작업도 쉽지 않다. 도쿄전력은 지진으로 망가진 전원공급 기능을 복구하기 위해, 외부로부터 전원을 공급하는 케이블을 접속할 계획이다. 전원작업이 순조롭게 이뤄진다면 비상냉각장치(ECCS) 등이 가동될 수 있다.

하지만 원자로 냉각시스템 전원 연결 주변은 현재 방사선량이 많아 접근이 어려운 상태고, 지진으로 인해 냉각시스템이 손상됐을 가능성도 있다.

도쿄공업대의 니노카다 히사시 교수(원자로 공학)는 "전원이 공급되면 기대가 커지겠지만, 쓰나미에 의해 기기 내부로 염분이 스며들어 작동이 되지 않는 부분들이 있을 것이기 때문에 작업요원들이 직접 확인하고 수리를 해야 할 필요가 있을 것"이라면서 "문제는 작업요원들이 들어가야 할 곳에 방사능이 강한 곳들이 많아, 위험을 무릅쓰고라도 할 수 있는지 판단이 요구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미 복구할 때 지났다… 콘크리트로 덮어야 한다"

"48시간 내 통제가 안되면 사상 최악의 상황이 벌어질 것"이라는 국제적인 경고가 나온 이후 시간에 대한 압박은 심해지고 있다. 이미 3호기에서 본격적인 핵분열을 의미하는 중성자선이 검출됐다는 보도가 나오는가 하면, 일부 학자들은 "지금이라도 콘크리트로 원전을 덮어야 한다(서균렬 서울대 원자핵공학과 교수)"고 복구작업이 불가능한 상태로 진단하기도 한다.

유럽연합(EU)의 에너지 정책 최고 집행위원은 일본의 상황에 대해 '종말(apocalypse)'이라는 끔찍한 단어를 공개적으로 거론해 충격을 주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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