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비아의 민주화 운동이 무아마르 카다피 국가원수의 지지세력과 반정부 시위대 간의 내전으로 악화되는 가운데 서부 지역의 다수 도시와 수도 인근의 자위야가 반정부 세력에 의해 장악됐다.
27일(현지시각) 수도 트리폴리에서 서쪽으로 235㎞ 떨어진 인구 6만6천명 규모의 날루트 지역에서는 카다피 친위세력이 완전히 자취를 감췄다.
이 지역의 한 변호사는 "지난 19일 이후로 날루트는 해방된 상태"며 현재 자치위원회가 구성돼 자신도 위원으로 참여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밖에 리바트와 카보우, 자도, 로그반, 젠탄, 하와메드 등 서부지역 도시 다수가 해방돼 친 카다피 세력이 철수했으며 이들 도시는 자치위원회를 구성한 상태라고 덧붙였다.
트리폴리에서 서쪽으로 50㎞ 떨어진 자위야도 반정부 세력이 장악한 상태다.
이날 리비아 정권은 "리비아는 완전히 평온하다"는 카다피 국가원수의 주장을 증명할 목적으로 외신 기자들을 자위야로 데려갔으나 이 지역이 반정부 세력에게 장악됐다는 것만 확인시킨 꼴이 됐다.
자위야를 장악한 수백명의 반정부 시위대가 중심가에서 "카다피는 물러나라"는 구호를 외쳐댔고, 경찰서 및 정부기관 건물들은 불에 탔다. 거리 곳곳에 카다피를 비난하는 그래피티도 남겨져 있었다.
하지만 카다피 친위세력이 자위야 외곽지역을 장악한 채 탱크 등의 무기를 갖고 반정부 세력과의 교전을 준비 중이어서 자위야에는 현재 전운이 감돌고 있다.
카다피 친위세력은 트리폴리에서 자위야로 통하는 도로에 6개의 검문소를 설치해 운영하고 있으며, 시위대로 돌아선 전직 경찰관 2천여명을 포함한 반정부 세력은 자위야 거리 곳곳에 고사포와 군탱크를 배치하는 등 교전에 대비하고 있다.
정권의 유혈진압 이후 시위대에 합류한 와엘 알-오라이비 군 관계자는 "우리에게 카다피는 리비아의 '드라큘라'"라며 리비아인들의 고혈을 짜낸 카다피를 비난, 전의를 드러냈다.
한편 국제적십자사(ICRC)는 이날 제2 도시 벵가지 내 의료진들의 증언을 인용, 최근 리비아 사태로 벵가지에서 희생된 사망자 수가 256명에 달하며, 2천여명이 부상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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