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남한의 '심리전'이 계속한다면 임진각 등 대북 전단·물품을 북송하는 발원지를 직접 조준사격하겠다고 위협하고 나섰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27일 남북 장성급 군사회담 북측 단장이 통지문을 통해 "이러한(심리전) 행위가 계속된다면 임진각을 비롯한 반(反)공화국 심리모략행위의 발원지에 대한 우리 군대의 직접조준격파사격이 자위권수호의 원칙에서 단행될 것이라는 것을 정식 통고한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북측 단장은 통지문에서 "최근 전연(전선)일대에서 감행되는 괴뢰군부의 심리전 행위는 전면적인 대화와 협상으로 평화통일과 민족번영의 새로운 국면을 열어나가려는 온 겨레의 지향과 시대의 요구에 대한 전면 역행이며 반민족적인 역적행위"라며 "남조선 역적패당은 조성된 사태의 심각성을 똑바로 보고 반공화국 심리모략행위를 즉시 중지해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조선중앙통신>은 "추악한 인간쓰레기들과(탈북자를 지칭) 너절한 물건짝들을 가지고 일심으로 뭉치고 선군으로 위력한 우리의 사회주의제도를 흔들며 우리 군대와 인민의 신념을 허물어 보려는 것은 백년, 천년이 흘러도 절대로 이룰 수 없는 어리석은 망상"이라고 비난했다.
이는 최근 한국군이 지난 6년 간 중단됐던 대북 물품 살포를 재개하고 이집트·튀니지 등 해외 시민혁명 소식을 담은 전단을 살포한 것과, 지난 16일 보수단체와 일부 한나라당 의원들이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생일에 맞추어 대북 전단을 풍선에 매달어 띄워 보낸 데 대한 북한의 반발로 풀이된다.
북한은 전단을 살포한 남한 단체들의 실명을 직접 거론하며 "자유북한운동연합을 비롯한 25개 반공화국 보수단체들을 내세워, 우리의 민족대명절(김 위원장의 생일)을 계기로 임진각에서 수십만 장의 삐라(전단), 불순한 동영상자료를 수록한 USB와 DVD, 불순 소책자, 1달러 지페 등을 대형 풍선들에 매달아 우리측 지역으로 날려 보내면서 극도의 대결광기를 부리고 있다"고 비난했다.
또 "특히 지난 시기 민간 보수단체들의 반공화국 삐라 살포행위가 당국과는 무관하다고 하던 역적패당은 한나라당의 악질 국회의원들까지 반공화국 심리모략행위에 내몰아 북남대결이 국책이라는 것을 거리낌 없이 드러내놓고 있다"며 한나라당 의원들의 전단 발송 행위를 정면으로 겨냥했다.
지난 16일 한나라당 소속 신지호, 차명진, 조전혁 의원 등은 10만 장의 대북 전단을 자신들의 실명 명의로 날려 보낸 바 있으며, 이에 대해 야당은 물론 홍정욱 의원 등 한나라당 일부 의원들과 보수 인사들도 '일탈행위' 등의 표현을 써 가며 비판 입장을 밝힌 바 있다.
한편 이날 북한군 판문점대표부도 성명을 내고 "키 리졸브, 독수리 합동군사연습이 그 누구의 '급변사태'를 노리고 체제 붕괴를 목적으로 한다는 것을 거리낌 없이 공개한 이상 우리 군대와 인민은 남조선에 대한 미제의 군사적 강점과 역적패당의 반민족적인 통치체제를 전면 붕괴시키기 위한 총공세에 진입할 것"이라고 밝혔다.
북한은 "침략자들의 무모한 도발에 언제든지 정의의 전면전으로 대응할 것"이라며 "침략자들의 핵공갈에는 우리 식의 핵억제력으로, 미사일 위협에는 우리 식의 미사일 타격전으로 맞서 나갈 것"이라고 위협했다.
남한 당국은 북측 장성급 회담 단장과 판문점대표부의 성명이 키 리졸브 연습 기간 중 북한의 추가 도발행위를 예고하는 것인지 촉각을 세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군 소식통은 "현재 북한군의 특이동향은 포착되지 않고 있지만 동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북측이 불법적인 도발을 가해오면 즉각 단호하게 응징할 것"이라고 <연합뉴스>에 전했다.
통일부도 28일부터 시작되는 키 리졸브 연습을 앞두고 군사적 긴장이 고조될 가능성에 대비해 개성공단 체류 인원의 신변 안전에 각별히 주의해 달라고 입주 기업들에게 당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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