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일부 의원들과 반북단체들이 각각 대북 전단(삐라)을 살포하겠다고 밝혔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생일인 16일에 맞춰 전단을 발송하겠다는 계획이다. 이에 따라 남북 군사실무회담 결렬 후 다시 단절된 남북관계가 군사적 긴장 고조로 나아가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나온다.
14일 자유북한운동연합(대표 박상학)은 "2월 16일은 세습 선군 독재자 김정일의 생신 70주년이 되는 날"이라며 "이날 반민족적인 3대 세습과 북한 주민들에 대한 참혹한 인권 유린에 항의하고 부모 형제들에게 사실과 진실을 알리기 위해 2011년 대북전단 보내기를 시작한다"고 밝혔다.
이 단체는 "김일성, 정일, 정은을 돼지로 묘사해 비판하는 컬러 사진과 USB, DVD, 대북 전단 20만 장에 달러(총 1000달러)를 넣어 뿌릴 것"이라며 16일 정오에 파주 임진각에서 전단을 살포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한나라당 소속 신지호, 차명진, 조전혁 의원 등도 같은날 10만 장의 대북 전단을 자신들의 실명 명의로 날려 보내기로 했다고 <조선일보>가 보도했다. 이 신문은 권경석, 강석호, 나성린, 박상은, 이두아, 이은재 의원도 참여한다고 보도했지만 <프레시안> 취재 결과 최종 명단에는 심재철 의원이 추가됐다.
<조선일보>는 신지호 의원이 그간 풍향이 맞지 않아 보내지 못하고 있던 전단을 이제야 보낼 수 있게 됐다면서 기뻐했다고 전했다. 신 의원 측은 매일 날씨와 풍향을 점검하면서 전단을 보낼 날만 찾아왔다고 알려졌다. 이들의 전단은 '3대 세습'의 부당함과 김 위원장 일가의 호화 생활 실상 등을 사진과 함께 담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이들이 전단 살포를 계획하고 있는 김 위원장의 생일은 북한에서는 고(故) 김일성 주석의 생일과 함께 '민족 최대의 명절'로 선포됐으며 2일간 휴무일로 지정돼 있다.
이로 인해 남북관계가 더욱 악화될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북한은 대북전단 살포에 상당히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기 때문. 실제로 지난 9일 성과 없이 결렬된 남북 간의 대령급 군사 실무회담에서도 북측은 남측 민간단체의 대북 전단 살포 중단을 요구했다.
아울러 2월 말부터 3월 초까지 한미 연합훈련인 '키 리졸브 연습 및 독수리훈련'이 예정돼 있는 상황도 남북관계를 더욱 냉각시킬 요인으로 꼽힌다. 북한은 이 훈련이 '침략적'이라며 비난해 왔다. 군 당국은 북한이 훈련기간 중 추가 도발을 벌일 가능성도 있다고 판단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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