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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 이어 알제리 · 바레인 정부도 유화책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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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 이어 알제리 · 바레인 정부도 유화책 발표

반정부 세력 "더 많은 민주적 개혁 이뤄져야"

북아프리카의 독재정권들이 민중봉기로 잇따라 붕괴되거나(튀지니와 이집트) 붕괴될 위기(리비아)에 몰리자, 화들짝 놀란 이 지역 주변 독재정권들도 유화책을 내놓기 시작했다.

중동 수니파 이슬람의 맹주국 사우디아라비아에서는 23일 압둘라 국왕이 왕실의 비자금 40조원을 서민 지원을 위해 내놓겠다고 발표한데 이어, 이미 반정부 시위가 지속된 알제리와 바레인에서도 민심을 달래려는 대책이 발표됐다.

리비아와 인접한 알제리에서는 지난 19년간 국가비상사태 체제로 권력을 유지해온 부테플리카(73) 대통령이 24일 비상사태 해제를 전격 선언했다. 또한 사우디 인접국가인 바레인에서는 개혁파인 셰이크 칼레드 빈 아흐메드 알-칼리파 외무장관이 야권 지도자를 포함한 각계 각층이 참여하는 대화를 제의하고 나섰다.

문제는 이런 유화책 정도로는 사태가 진정될 국면이 아니라는 점이다. 25일 영국의 <로이터> 통신은 "알제리의 시위대 관계자는 비상사태 해제는 충분하지 않다면서, 알제리 정부가 민주적인 자유를 더 많이 허용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사실 이번에 비상조치는 해제되도 군대가 치안유지에 동원되는 상태는 유지된다는 점에서 형식적 의미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의 버락 오바마 대통령도 알제리 정부가 더 많은 민주적 개혁 요구에 응할 것을 촉구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성명을 통해 "알제리 정부가 비상조치를 해제한 것은 국민의 열망에 귀를 기울이고 있다는 긍정적 신호"라면서도 "알제리 국민이 보편적 인권을 완전히 누릴 수 있도록 추가적인 조치가 이뤄질 것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서구권에서는 리비아보다 더 많은 원유 생산량을 유지해온 알제리마저 내부 혼란에 빠지는 사태를 크게 우려하고 있다. 리비아의 일일 생산량은 160만 배럴이지만, 알제리는 이보다 많은 200만 배럴이다.

바레인 야권 "입헌군주제부터 약속하라"

한편, 바레인 사태도 정부의 대화 제스처로 무마되기는 힘들 전망이다. 바레인의 반정부 시위는 그동안 집권 수니파의 차별대우에 불만이 쌓인 시아파 주민들이 주축이 된 것으로 알려졌으며 바레인과 이웃 사우디 정부는 그 배후에 시아파 종주국 이란이 있다고 의심하고 있다.

정부의 대화 제의에 대해 시아파 최대 야당인 웨파크는 "진전된 것은 아무것도 없다"고 일축했다. 웨파크 의원을 지낸 이브라힘 마타르는 <로이터>와의 인터뷰에서 "우리 당은 대화에 앞서 입헌군주제에 대한 명확한 약속을 원한다"고 말했다.

지난 200년가 바레인을 통치해온 알-칼리파 왕정이 자신들의 실권을 내놓아야 할 입헌군주제를 받아들이는 것으로 시대의 변화를 받아들이지 않는 한 이번 사태가 진정되기는 힘들 것으로 많은 전문가들이 전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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