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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비아 '안개속'…카다피, 친위세력 결집 '항전' 채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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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비아 '안개속'…카다피, 친위세력 결집 '항전' 채비

카다피 가족 외국 망명설…친위세력 수도에 집결

리비아의 민주화 시위대가 동부 지역을 장악한 가운데 무아마르 카다피 국가원수가 24일 친위세력을 수도 트리폴리에 집결시키면서 사태의 향방은 한치 앞도 짐작하기 어려운 양상을 맞고 있다. 일각에서는 카다피 가족의 망명설이 나돌고 있고, '내전 이후'에 대비하는 듯한 모습도 관측됐다.

동부를 장악한 시위대는 점차 서쪽으로 세력을 넓혀 가고 있고 카다피의 지배 하에 있는 트리폴리에서도 25일 대규모 시위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비정규 병력과 아프리카 용병 등 카다피 친위세력이 수도에 집결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 인터넷판이24일자로 보도했다.

카다피는 정규군을 신뢰하지 않아 자신의 아들들이 이끄는 비정규 특수 병력을 강화해 왔으며, 수단 등지에서 전투를 벌여 온 아프리카 용병 '이슬람 범아프리카 여단'도 그의 부름을 받고 트리폴리로 돌아왔다고 신문은 전했다.

목격자들은 수천 명에 이르는 이런 비정규 병력들이 트리폴리 시내의 도로에 집결했으며 마치 내전 상태의 소말리아를 방불케 했다고 전했다. 리비아 정규군과 경찰, 전투기 조종사들은 같은 리비아인들을 살해하라는 명령을 거부하고 있는 가운데 카다피의 지시를 충실히 이행하고 있는 비정규 병력에 대해 신문은 '충성스럽고 무자비한 군대'라고 표현했다.

▲ '가자! 트리폴리로.' 23일 (현지시간) 리비아 동부의 도시 토브룩을 장악한 시위대가 무기를 치켜들며 카다피 반대 구호를 최치고 있다. 무아마르 카다피 국가원수는 24일 비정규 병력과 용병 등 친위세력을 수도 트리폴리에 집결시키고 있다. ⓒAP=연합

카다피 가족 도피설…붕괴 조짐?

이런 가운데 카다피의 가족들이 해외 도피를 시도하고 있다는 소식도 전해졌다. 아랍권 위성방송 <알자지라>는 23일 카다피의 딸 아이샤가 탑승한 것으로 알려진 리비아 비행기가 지중해의 섬나라 몰타에 착륙하려 했으나 몰타 당국에 의해 거부당했다고 전했다.

승무원들은 이 비행기에 최초 14명이 탑승했으며, 연료가 부족하다면서 공항 위를 선회했다고 방송에 전했다. 이때 몰타 주재 리비아 대사가 착륙 허가를 받기 위해 몰타 당국과 협상을 벌였는데, 이 협상에서 카다피의 딸이 탑승하고 있다고 조종사가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몰타 당국은 누가 타고 있든 이는 예정되지 않은 비행이라며 결국 착륙 허가를 내주지 않았고 비행기는 리비아로 회항했다. 몰타 정부는 그러나 비행기에 아이샤가 탑승하고 있었는지, 리비아 대사가 협상에 참여했는지에 대해서는 확인을 거부했다.

이 보도가 나간 후 아이샤는 이날 국영 TV에 출연해 "나는 계속 이곳에 있었다"면서 보도 내용을 전면 부인했다. 한편에서는 카다피의 아내와 딸, 사위, 손자 등이 이미 리비아를 떠났으며, 이들이 어디로 향했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는 소식도 전해졌다.

앞서 22일에는 카다피의 며느리를 태운 개인용 제트 항공기가 레바논의 수도 베이루트 공항에 착륙하려 했으나 역시 착륙 허가를 얻지 못했다고 레바논 라디오 방송이 보도했다. 레바논 당국이 착륙 허가를 내주지 않은 이유는 리비아 측이 항공기에 탑승한 승객 중 10명의 신원을 밝히기를 거부했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카다피 삼남 "새로운 체제에서도 카다피는 대부로 남을 것"

한편 카다피의 셋째 아들 사디는 리비아에 새로운 정권이 수립된다 해도 카다피가 조언을 해주는 역할을 맡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는 24일 사디가 현재 리비아의 시위 사태는 "긍정적인 지각변동"이라며 "이로 인해 많은 국민들이 바라는 개혁이 실행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고 보도했다.

사디는 어떤 새로운 체제가 들어오든 상관없이 반드시 자신의 아버지는 그 속에 포함될 것이며, 조언자로서 '대부'(big father)의 위치를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카다피의 차남인 사이프 알-이슬람이 새로운 헌법을 제정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며 조만간 이를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디는 벵가지 지역에 전투기가 출격해 폭격 임무를 수행한 것은 사실이지만 이것은 시위 진압을 위해서가 아니라, 단지 무기가 반군에게 넘어가는 것을 막기 위해 무기고를 폭파하기 위해서였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같은 행동을 정당화하며, 동부 지역의 혼란으로 가장 이득을 보고 있는 것은 알카에다이며 '어쩌면 수백 명'의 훈련받은 요원들을 포함해 수천 명의 알카에다 무장 세력이 리비아 국내에 있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리비아의 85% 지역이 '매우 평온하고 안전한' 상태라며 "오후 2시 현재 트리폴리는 매우 조용하며 50~60%의 국민들은 정상적으로 일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군대는 여전히 매우 강력하다"며 "만약 군이 파견된다면 사람들(시위대들)은 겁에 질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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