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자신의 블로그에 올린 '우리가 중국에게 배워야 할 진짜 경제 교훈(The Real Economic Lesson China Could Teach Us)'(☞원문보기)에서 이 거래로 중국이 미국에서 수입하는 것은 주로 글로벌 기업들이 만드는 제품이기 때문에, 그리고 이 제품들의 부품 상당수가 미국이 아닌 중국 등 다른 나라에서 생산되기 때문에 미국의 일자리 창출은 미미한 반면 오히려 중국 등 전세계의 일자리 창출에 기여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나아가 라이시는 중국은 미국과의 거래를 통해 미국을 능가하기 위한 기술과 노하우를 최대한 배우고, 자국의 일자리 창출을 위해 국가경제에 관한 일관된 전략을 갖고 있는 반면, 미국에는 국가경제에는 아무 관심이 없고 오로지 주주 수익 확대만을 추구하는 글로벌 기업만 있을 뿐이라고 꼬집었다.
다음은 이 글의 주요 내용이다. <편집자>
▲ 19일 정상회담을 마친 중국의 후진타오 국가주석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중국이 미국에게 '450억 달러짜리 구매 선물'을 안겨줬지만, 진짜 최대 수혜자는 누구인지 따져봐야 한다. ⓒAP=연합뉴스 |
중국의 후진타오 국가주석과 미국의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오늘 정상회담에서 합의한 내용 중 하이라이트는 중국이 미국 수출품을 450억 달러 상당 구매하기로 한 것이다.
오바마는 이 합의로 미국의 일자리가 더 많이 창출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보다 정확하게 말할 필요가 있다. 이 합의는 미국의 기업들에게 더 많은 이익을 창출하는 반면 상대적으로 적은 새로운 일자리 창출을 한다.
구매액의 거의 절반 정도는 보잉사의 항공기 200대가 차지한다. 그런데 이 항공기의 구성품들은 전세계에서 생산된다. 구매액의 나머지에는 농산품이 포함돼 있는데, 미국의 농산품 생산은 미국의 노동력을 많이 요구하지 않는다. 미국의 농업은 고도로 자동화됐기 때문이다. 또한 화학 및 첨단 제품들은 더욱 노동력이 적게 들어간다.
제너럴일렉트릭(GE) 등 미국의 여러 기업들이 중국과 에너지와 항공 관련 제조 계약을 맺게 되지만, 상당부분이 중국에서 생산될 것이다. GE와 중국이 합작한 업체가 상하이에 설립될 예정인데, 여기서 만드는 새로운 항법시스템 장치들이 보잉 항공기에 들어갈 것이다.
미국에게는 국가경제전략이 아니라 글로벌 기업만 있다
바로 이런 측면을 봐야 한다. 중국의 국가 경제전략은 중국을 미래의 경제 동력으로 만드는 것이다. 중국은 가능한 한 미국으로도 많은 것을 배워 미국을 넘어서려고 하고 있다.
중국은 이미 태양전지와 전기배터리 기술에서 미국을 넘어서고 있다. 중국은 기초 연구와 교육에 막대한 투자를 하고 있다. 지난 12년 동안 중국은 하나하나가 MIT에 맞먹는 20개의 대학을 건립했다.
중국의 목표는 힘과 위상, 고임금 일자리에서 중국을 최고의 위치에 올려놓는 것이다. 반면 미국은 국가 경제전략이 없다. 미국에는 그저 어쩌다 미국에 본사를 둔 글로벌 기업들이 있을 뿐이다.
이런 글로벌 기업들의 목표는 이윤을 극대화하는 것이다. 그럴 수 있으면 어디든지 간다. 그들이 미국에서 뭔가를 만든다면, 그렇게 했을 때 가장 수익성이 좋을 경우다. 중국에서 만들고, 중국에 기술을 전수하는 것이 수익을 극대화하는 경우라면 그렇게 한다. 연구개발도 수익성이 가장 좋은 곳이면 세계 어디에서든 한다.
위안화 평가절상한다고 근본적 불균형 안 바뀐다
미국이 중국과 아무리 큰 수출계약을 맺는다고 해도 이런 구조에서 발생하는 근본적인 불균형은 바뀌지 않을 것이다. 일각에서는 중국의 위안화와 달러의 환율을 미국에게 보다 유리하게 조정하면 모든 문제가 해결될 것처럼 말한다.
하지만 중국이 위안화 가치를 올리고, 미국은 달러 가치를 낮춘다고 해도(미국의 입장에서 중국에 수출하는 제품은 싸지고, 중국에서 수입하는 제품은 비싸진다), 중국이 유리하다.
세계 시장에서 미국산 제품의 가격 경쟁력이 개선돼 일자리가 늘어나겠지만, 이렇게 해서 늘어난 일자리보다 수입품 구매력이 더 크게 줄어들 것이다. 미국인들이 더 가난해진다는 것이다.
이미 대부분의 미국인들은 가난해졌다. 지난해 12월 미국의 실업률이 9.8%에서 9.4%로 감소했지만 일자리가 충분히 늘어나서가 아니라, 26만명이 고용시장에서 빠져나갔기 때문이다.
얼마전 오바마 대통령은 "미국의 기업들이 성공하지 못하면 미국이 성공할 수 없다"면서 "미국의 기업이 성장하고 번영할 능력을 촉진하기 위해 모든 것을 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미국 대기업의 번영은 대부분의 미국인들의 번영과 단절되었다.
공화당은 정부의 크기와 범위를 줄이는 것이 미국을 살리는 길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보다 많은, 보다 양질의 일자리 창출에 집중하는 정부가 없다면, 미국에게 신경도 안쓰는 글로벌 기업들만 남을 것이다.
중국은 더 많은, 더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하기 위한 국가 경제적 전략을 갖고 있는 반면, 미국은 주주 이익에 봉사하기 위한 글로벌 기업들을 갖고 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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