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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조평통 "진정성 없는 건 남한…통지문 보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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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조평통 "진정성 없는 건 남한…통지문 보내라"

"남측 당국으로부터 아직 어떠한 정식 제안을 받은 바 없다"

북한이 남한 당국을 '진정성'이 없다고 비난하고 통지문 등을 통해 공식적으로 대화를 제의하라는 입장을 밝혔다. 그간 남한 정부는 북한의 대화 제의가 진정성이 의심된다는 입장이었는데 북한에서도 똑같이 맞대응을 하고 있는 셈이다.

북한의 대남 기구 조국통일평화위원회(조평통) 대변인은 "우리의 이번 대화제의는 아무런 조건부도 없으며 대화 날자와 장소 등이 구체적으로 밝혀져 있을 뿐 아니라 제의의 형식과 절차도 충분히 갖추었으므로 남측이 받아들이지 못할 하등의 이유도 없다"며 "남측의 태도야말로 진정성이 있는 것이라고 볼 수 없다"고 주장했다고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이 14일 보도했다.

또 조평통 대변인은 "남조선 당국은 그 무슨 '역제의'에 대해 말하고 있는데 우리는 남측 당국으로부터 아직 어떠한 정식 제안을 받은 것이 없거니와 알지도 못하고 있다"며 "우리의 입장은 뒤에서 딴전을 부리지 말고 일단 대화에 나와서 모든 문제를 다 탁상 위에 올려놓고 논의해 보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지난 10일의 '통일부 대변인 논평'을 남한 정부의 공식 대화 제의로 인정하지 않는다는 입장으로 풀이된다.

北, '진정성 없는 것은 우리가 아니라 남한'

조평통은 "남조선 당국은 처음부터 우리의 제안에 대해 이 구실 저 구실 대면서 선뜻 응하지 않았을 뿐 아니라 무턱대고 '진정성이 보이지 않는다'는 말만 되풀이하면서 부정해 나서고 있다"며 정부가 북한에 '진정성'을 요구한 것을 공격했다.

개성공단의 남북경제협력협의사무소에 통일부가 직원들을 보내지 않기로 한 결정에 대해 서는 "부당한 구실을 내세우면서 아직 남측 인원들을 내보내지 않고 건물까지 사용하지 못하게 하는 등으로 랭담한(냉담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며 "우리는 그처럼 선의적인 제의를 하고도 도리어 욕을 보는 격이 됐다"고 정부를 비난하기도 했다. 또 북한은 남한에 대해 비방을 중지했는데 남한은 그렇지 않다고 주장하며 "도대체 진정성이 있는 것은 누구이고 진정성이 없는 것은 누구인가"라고 묻기도 했다.

북한은 "진정성으로 말하면 아무 전제조건 없이 언제 어디서 누구와도 만날 수 있다는 우리의 제안처럼 진정이 담긴 것은 없을 것"이라며 "반면에 대화마당에 나오지도 않고 의심과 조건부터 앞세우면서 '진정성'이니, '위장평화공세'니 하는 남측의 태도야말로 진정성이 있는 것이라고 볼 수 없음은 두말할 것도 없다"고 정부를 거듭 비난했다.

북한은 "마음을 열고 허심탄회하게 마주앉으면 풀지 못할 문제가 없을 것"이라며 "남측은 공연한 의구심으로 일을 그르치지 않는 것이 좋을 것이다"라고 말하고 "대화의 문은 활짝 열려있다"고 덧붙였다.
  
이번 보도는 이 통신사 기자가 제기한 질문에 조평통 대변인이 답변하는 형식으로 되어 있다. 통신은 지난 5일 북한이 발표한 '정부, 정당, 단체 연합성명'과 8일의 '조평통 대변인 담화'를 통해 남한에 대화를 제의했다는 사실을 강조하고 특히 10일 통지문을 보내 국장급 실무접촉과 적십자회담, 금강산관광 재개 회담을 열자고 제안했다고 설명했다.

南 "북한, 태도변화‧진정성 없어"

이같은 북한의 입장에 대해 통일부는 기존 입장을 고수한다는 방침이다. 남북대화를 위해서는 천안함 침몰과 연평도 포격 도발에 대한 북한의 책임 있는 조치와 추가 도발 방지 확약, 비핵화에 대한 진정성 확인이 필요하다는 것.

통일부 관계자는 15일 "조평통 대변인과 북측 통신사 기자와 문답 내용에 대해 정부가 일일이 입장을 밝힐 필요는 없다고 본다"고 <연합뉴스>에 말했다. 이는 이번 <조선중앙통신>보도는 내용이나 방식 면에서 대응할 가치가 없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 관계자는 "북한은 여전히 천안함ㆍ연평도, 비핵화 문제와 관련한 우리의 요구에 대해 아무런 태도 변화가 없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도 "천안함ㆍ연평도와 비핵화 문제는 국가안보에 직결된 사안인 만큼 다른 어떤 현안보다 우선해서 다뤄져야 한다는 게 정부의 확고한 입장"이라며 "현재로서는 이에 대한 북한의 진정성을 확인하는 게 우선"이라고 말했다.

또 정부는 북한이 이른바 '역제안'과 관련해 "남측 당국으로부터 어떠한 정식 제안을 받은 바 없다"고 말한 것에 대해서도 대응하지 않겠다는 방침이다. '통일부 대변인 논평'은 정부의 정리된 입장을 대외적으로 공식 발표한 것인 만큼 추가로 통지문 등을 보낼 필요가 없으며, 이에 대해 북한이 답을 내놓아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정부가 '북한의 대화 제의는 형식상으로 봐도 진정성이 없다'고 말해온 만큼 통지문을 보내지 않는 것은 정부의 기존 입장과 상충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정부는 그간 북한의 '정부, 정당, 단체 연합성명', '조평통 대변인 담화' 등이 진정성 있는 대화 제의라고 볼 수 없다는 입장이었다.

천해성 통일부 대변인은 지난 10일 "조평통 대변인 담화라는 형식, 그리고 담화의 전반적인 내용을 종합적으로 고려했을 때 진정성 있는 대화 제의로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통일부는 북한이 통지문을 보내 오자 "형식적 요건은 나름대로 갖췄다"고 평가한 바 있다. 그런 만큼 남한 정부가 '통일부 대변인 논평' 발표만으로 통지문 발송 등을 갈음하려 하면서 북한이 이에 대해 답을 보내야 한다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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