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화면으로
"한반도 위기, 남쪽이 풀자고 결정하면 풀리는 국면"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 밴드 공유하기
  • 인쇄하기
  • 본문 글씨 크게
  • 본문 글씨 작게
정기후원

"한반도 위기, 남쪽이 풀자고 결정하면 풀리는 국면"

전문가들 "대화 가능한 대내외 분위기…진정성은 만나서 확인해야"

한반도 현재 정세에서 평화를 정착시키기 위해서는 이명박 정부의 결정이 매우 중요한 국면에 이르렀는 한반도 문제 전문가들의 견해가 나왔다.

문정인 연세대 교수와 김연철 인제대 교수는 12일 시민평화포럼, 한겨레통일문화재단, 한반도평화포럼이 공동주최한 토론회에서 이같이 입을 모으며 북한에 '진정성'만을 요구하는 남한 정부의 태도를 비판했다.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이날 토론회에서 김연철 교수는 "2011년 남북 간의 만남은 이뤄질 수 있으나 실질적인 '대화'는 어려울 것"이라며 "북한의 제안에 대해 이명박 정부는 가능하면 대화의 급을 낮추고, 이른바 진정성이라는 조건을 내세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 교수는 남북대화가 열린다 해도 "(이명박 정부는) 이미 국내외적으로 효과가 없을 것이라고 평가받았던 '비핵·개방·3000' 구상을 남북관계에서 논의해야 한다고 주장하든가, 아니면 대화에 앞서 천안함 사건과 연평도 포격에 대한 사과와 재발 방지를 요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같은 내용을 담은 김 교수의 발표문은 지난 10일 정확히 이같은 내용을 담은 '통일부 대변인 성명'이 발표되기 전에 작성된 것이다.

그는 남한 정부가 북한에 '진정성'을 요구하고 있는 상황을 언급하며 "상대가 받아들일 수 없는 조건을 내세운다면 그것은 진정성 있는 대화 자세로 보기 어렵다"고 남쪽의 진정성을 꼬집었다.

▲ '2011년 신년대토론-평화를 향한 소통과 연대'가 12일 오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시민평화포럼, 한겨례통일문화재단, 한반도평화포럼 주최로 열렸다. ⓒ뉴시스

김연철 "남북대화 열려도 성과 내기는 힘들어"

김연철 교수는 이어 "남측이 대화에 앞서 조건이 걸린 역제안을 하더라도 북한은 만남 자체는 수용할 것이고, 그래서 남북대화가 열릴 것이지만 성과는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 교수는 북한의 대화 제의 목적에 대해 '6자회담보다 남북관계 개선이 우선'이라는 미국의 요구를 충족시킬 필요가 있고, 대외 환경 차원에서는 군사적 긴장 완화 필요성도 있으며, 남북관계를 통해 경제적 실익을 확보할 필요성도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김 교수는 "북한은 협상과 핵 억지력 강화의 기로에 서 있으며 현재 어떤 경로로 갈 것인지를 미국에 묻고 있다"며 "협상이 이루어지면 (북한은) 그것을 후계 체제의 외적 환경과 물적 기초를 조성하는 데 활용할 것이며, 그렇지 않을 경우 핵 보유국이라는 후계체제의 정당성 이데올로기로 전환할 것"이라고 보았다.

그는 또한 이명박 정부가 4년차에 접어들어 실적이 필요한 상황이고, 오바마 미 행정부의 경우 재정 부담 때문에라도 한반도의 긴장 완화를 바라고 있으며, 오바마 대통령 역시 재선을 앞두고 있어 외교적 성과를 내야 할 시점이라는 점도 남북대화가 열릴 수 있는 환경으로 제시했다.

그러나 그는 "진정성 없는 남북대화는 오히려 남북관계를 악화시킬 가능성이 있다"면서 지난 1994년 '남북정상회담을 위한 특사회담'에서도 남북 양측이 '진정성'이 없었기 때문에 결국 북측의 '서울 불바다 발언'으로 회담이 끝난 사례를 소개했다.

그는 "당시 김영삼 정부는 북측의 협박성 발언을 적극적으로 홍보해 남북대화를 깨고, 이를 통해 북한과 대화하려는 미국의 발목을 잡으려 했다"며 "현재 이명박 정부도 유사한 상황"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이명박 정부는 남북관계 악화를 북미관계 개선을 막는 계기로 만들려는 전략을 쓰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정부가 한미관계에서는 남북대화 우선론을 유지하면서 실제로는 남북대화를 회피하고 있다며 "이러한 전략이 성공한다면 한국이 주도하는 '남북관계와 북미관계의 악순환'이 지속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문정인 "진정성 단서 달지 말고 만나서 따져라"

문정인 연세대 교수는 "정부가 일방적으로 (북한에) 진정성이란 단서를 달지 말고, 만나서 따지면서 하나씩 풀어 가면 될 것 아닌가"라고 따져 물었다.

문 교수는 "(정부가) 북한과의 대화에 응하지 않는 가운데 수용이 어려운 조건을 북측에 제시하고, 북이 수용할 때까지 대화 재개를 거부하면서 한미일 3국 공조를 통한 대북 압박을 가할 경우 판이 깨질 공산이 크다"고 우려했다. 반면 정부가 북한과의 대화를 재개하고 6자회담을 주도해 나간다면 2011년 한반도와 동북아 정세에 청신호를 줄 수 있다며 "여기서 한국 정부의 대응은 결정적 변수"라고 문 교수는 강조했다.

그는 "미중관계가 남북관계를 결정한다는 게 통념이었지만 지금 상황에서는 이명박 정부가 미중관계의 운명을 결정한다"며 "최근 상황을 봐서는 이명박 대통령이 결단만 내리면 오히려 한국이 미중관계를 선순환 관계로 가져가면서 동북아에 평화 기폭제를 제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 정부가 강경책을 펴면서 상황이 이렇게 꼬이게 된 것"이라며 "이명박 정부의 외교력이 상당히 세다"고 칭찬(?)했다. 그는 또 "이명박 정부가 악순환의 주도권을 잡고 있는데, 대통령이 생각을 조금만 달리하면 평화를 가져오는 선순환으로 물꼬를 틀 수 있을 것"이라며 "그러면 북중 간의 밀착을 막을 수 있고 미중관계도 좋아질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남한은 균형 있는 실용외교를 전개할 필요가 있다"며 "한미동맹이 중요하나 만병통치약이 될 수 없으며 중국, 러시아와 보다 적극적 외교를 전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정부가 △남북 기본합의서, 6.15 공동선언, 10.4 정상선언 및 45개 후속 조치를 존중하고 실행해야 하고 △6자회담의 재개와 활성화에 역점을 두어야 하며 △미국, 유럽과의 자유무역협정(FTA)에 합의한 이상 중국, 일본과도 양자 또는 다자 FTA를 적극 모색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 기사의 구독료를 내고 싶습니다.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매번 결제가 번거롭다면 CMS 정기후원하기
10,000
결제하기
일부 인터넷 환경에서는 결제가 원활히 진행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kb국민은행343601-04-082252 [예금주 프레시안협동조합(후원금)]으로 계좌이체도 가능합니다.
프레시안에 제보하기제보하기
프레시안에 CMS 정기후원하기정기후원하기

전체댓글 0

등록
  • 최신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