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이 2009년 7월 스웨덴에서 열린 프레데리크 라인펠트 총리와의 정상회담에서 '북한을 옥죄자'며 대북 제재 동참을 강력히 촉구한 정황이 위키리크스가 공개한 외교전문에서 드러났다.
이런 내용은 위키리크스가 지난달 공개한 2009년 7월14일 스톡홀름발(發) 미국 외교전문에 소개됐다.
스웨덴 외무부 아시아 담당 국장인 클라스 몰린이 한-스웨덴 정상회담 당일인 그해 7월13일 미국 외교관에게 정상회담 논의 사항을 브리핑한 내용을 담은 이 전문은 당시 이 대통령이 유엔 안보리 결의 1874호에 입각, "매우 폭넓고 매우 단호하게" 북한을 제재할 것을 강하게 촉구했다고 밝혔다.
안보리 결의 1874호는 2009년 5월25일 이뤄진 북한의 제2차 핵실험 이후 채택된 것으로, 북한의 무기 수출과 사치품 조달 등을 막는 강력한 제재를 담고 있다.
이와 함께 전문은 이 대통령이 라인펠트 총리에게 "대화 테이블로 북한을 데려올 수 있도록 북한을 옥죄자(strangle)"고 제안했다는 전언도 담고 있다.
이에 대해 라인펠트 총리는 스웨덴이 미국의 이익보호국 역할을 하고 있음을 거론한 것으로 전문에 나타나 있다.
북한에 자국 대사관을 두고 있는 몇 안 되는 나라의 하나인 스웨덴은 그 무렵 불법입국 등 혐의로 북한에 구금돼 있던 미국인 여기자 2명을 접견한 것을 포함, 미국의 북한 관련 영사업무를 종종 대행한 바 있다.
따라서 총리의 발언은 대북 제재에 적극적으로 동참했다가 북한으로부터 대사관 폐쇄나 대사 추방 등 보복조치를 당할 경우 자신들의 중요한 외교적 지렛대를 잃어버릴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자 이 대통령은 스웨덴이 평양에 주재하는 것이 중요하지만 안보리결의 1874호는 여전히 단호하게 적용돼야 한다며 적극적인 제재 동참을 재차 촉구한 것으로 전문에 소개됐다.
2009년 7월은 북한이 2차 핵실험을 단행한 데 대한 국제사회의 제재가 본격화되던 시점이자, 개성공단 근로자 유성진씨가 북한에 100일 이상 외부인 접견을 불허당한 채 억류돼 있던 때였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