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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붕 없는 거대한 감옥' Gaza에서 온 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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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붕 없는 거대한 감옥' Gaza에서 온 편지

"국제사회, 팔레스타인 옥죄는 이스라엘의 전쟁범죄를 응징해달라"

다음은 2년 전 이스라엘 점령군에 의해 봉쇄돼 사실상 '지붕 없는 감옥'에 갖혀 사는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주민들이 국제사회에 호소하는 공개서한을 전문번역(☞원문보기)한 것이다.

'정의를 찾는 가자주민들(Gazans Seeking Justice)'의 명의로 쓰인 '가자로부터의 공개편지: 학살 이후 2년, 정의에 대한 요구(An Open Letter from Gaza: Two Years After the Massacre, a Demand for Justice)'라는 제목의 이 서한은. 지난 2년간 150만명이 넘는 가자지구 주민들이 어떤 고통을 당해왔는지, 그리고 일부 국제사회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별로 달라진 것이 없는 현실을 전해주고 있다.

이때문에 가자지구 주민들은 이 편지를 통해 가자지구에 대한 불법적인 봉쇄가 즉각 종식되는 것은 물론, 이스라엘의 전쟁범죄에 대한 응징과 보상을 위해 뜻있는 국제사회의 시민들이 총궐기해줄 것을 간절하게 호소하고 있다.


지난 1년을 돌아보고 주변의 불우이웃을 돌보는 연말, 지구촌 최대의 불우이웃이라고 할 수 있는 150만 가자 시민들의 피맺힌 외침에 귀를 기울여보자. <편집자>

▲ 독일의 시민단체 회원들이 이스라엘의 살인적인 악행을 중단할 것을 촉구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로이터=뉴시스
이스라엘의 인종청소적인 학살

2년전 오늘(12월 27일)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 가자지구를 봉쇄하고 이곳에 사는 팔레스타인 주민들의 가정, 주택, 도로, 공장, 학교들에 대해 인종학살을 위한 공격을 퍼부었다. 이후 2년간 '봉쇄된 가자지구'에 갇혀 사는 우리 팔레스타인 주민들은 충분히 참고, 토론하고, 기다렸다. 이제는 이스라엘이 우리에게 저지르고 있는 범죄들에 책임을 물을 때다.

2008년 12월 27일 이스라엘은 가자지구에 무차별 포격을 시작했다. 이 공격은 22일간 지속돼 1417명의 팔레스타인 주민을 죽였다. 사망자 중 352명은 어린이였다.

자그마치 528시간 동안 이스라엘 점령군은 미국에서 들여온 F15, F16 전투기들, 메르카바 탱크, 국제적으로 금지된 백린탄을 동원해 팔레스타인 해안가에 고립된 조그만 지역(Gaza)에 폭격을 가하고 침공했다. 이 곳은 150만 명이 거주하는 곳으로 그중 80만 명은 어린이며, 80% 이상이 유엔에 등록된 난민이다. 또한 5300명의 주민은 평생 장애로 살아야할 부상을 당했다.

이번처럼 철저한 파괴는 잔인함에 있어서 가자에서 벌어진 이전의 모든 학살(2008년 3월 자발리아에서 21명 살해, 2006년 베이트 하눈에서 집으로 대피해 있던 19명의 주민 살해 등)보다 심한 것이다.

이번 학살은 심지어 1956년 11월 이스라엘군이 한유니스의 남쪽 마을에서 275명의 팔레스타인 주민과 라파에서 111명 이상을 살해한 무차별적인 공격을 능가하는 것이다.

2009년 가자에서 벌어진 학살 이후 세계의 시민들은 이스라엘이 국제법을 준수하도록 압력을 가할 책임을 행동에 옮겼다. 불매운동(boycott), 투자 회수(divestment), 제재(sanction) 등(이 셋을 합쳐 BDS) 여러 가지 검증된 전략을 동원했다.

세계적인 BDS 운동이 남아공 아파르트헤이트 정권을 종식시키는 데 효과를 발휘했던 것처럼, 우리는 지난 2005년 170개가 넘는 팔레스타인 조직들이 요청한 BDS 운동에 양식이 있는 사람들이 동참할 것을 촉구한다.

남아공에서처럼 권력과 대표성이 불균형한 싸움은 BDS를 전면에 내세운 강력한 국제적 연대운동으로 이스라엘 정책당국의 책임을 물음으로써 대등해질 수 있다. 국제기구는 이스라엘 정부에게 책임을 지우는 데 번번히 실패했다.

다섯번이나 봉쇄망을 돌파한 '자유 가자 보트', '가자 자유 행진', '가자 자유 함대', 그리고 차량을 이용한 시위 등 창의적인 시민 운동 역시 봉쇄망을 뚫는 시도를 멈추지 말아야 한다. 이들의 행위는 150만명의 가자 주민들을 지붕 없는 감옥에 가둔 반인류적인 행위에 세계가 주목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주민들에 대해 얼마나 잔인한 계획을 갖고 있는지 명확하게 알게 해줬을, 가장 심각한 인종학살 행위가 자행된 지 2년이 지났다.

지중해상에서 '가자자유함대'에 승선한 국제운동가들에 대해 이스라엘 해군이 살인적인 공격을 퍼부어,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주민들의 목숨을 얼마나 하찮게 여기는지 만천에 보여줬다.

팔레스타인 주민 상황, 달라진 게 없다

하지만 이제 세계는 지난 2년동안 팔레스타인 주민에게 상황이 달라진 것은 아무것도 없다는 것을 알고 있다.

'골드스톤 보고서'는 흐지부지됐다(유대인이자 남아프리카공화국 판사인 리처드 골드스톤이 유엔인권이사회 조사단장으로 작성한 보고서. 이스라엘군의 전범 혐의와 반인륜적 범죄 혐의가 담긴 이 보고서는 지난해 11월 유엔 총회에서 공식 승인됐다.편집자)

이 보고서에는 수많은 국제법 위반 사례와 이스라엘이 저지른 '전쟁 범죄'들, 그리고 '범죄에 해당하는 반인륜적 행위들'이 기록돼 있다. 또한 유럽연합, 유엔, 국제적십자, 그리고 모든 주요 인권단체들이 불법적, 시대착오적 봉쇄를 중단하라고 촉구했지만, 상황은 나아지지 않고 있다.

2010년 11월 11일 유엔난민구제사업국(UNRWA) 존 징 소장은 "가자 지구 주민들의 지위, 외부 지원에 대한 의존, 회복이나 재건 부재, 경제파탄 등 상황이 실질적으로 달라진 것은 없다. 완화된 게 있다면 이스라엘과 이집트에 대한 정치적 압력이 느슨해진 것뿐"이라고 개탄했다.

지난 12월 2일 앰네스티, 옥스팜, 세이브더칠드런, 크리스천에이드, 팔레스타인 의료지원 등 22개 국제단체들은 '꺾여진 희망, 지속되는 가자 봉쇄'라는 보고서를 통해 "가자 주민들이 여전히 극도로 열악한 상황에서 살고 있다"면서 국제사회가 이스라엘이 무조건 봉쇄를 철회하도록 행동해줄 것을 촉구했다.

불과 1주일 전 휴먼라이츠워치는 이스라엘의 정책을 아파르트헤이트라고 비판한 '격리와 불평등'이라는 종합보고서를 발표했다. 남아프리카의 운동가들도 이 단체의 비판에 공감을 표시했다.

가자에 사는 우리 팔레스타인 주민들은 툴카렘, 예루살렘, 나자렛 등에 사는 팔레스타인 친구와 가족들을 만나는 자유를 누리고 싶다. 자유롭게 여행하고 이주할 수 있는 권리를 누리고 싶다. 수백 명의 어린이들을 죽게 하고 수많은 사람들을 다치게 한 폭격과 이스라엘의 백린탄과 화학전에 의해 죽거나, 다치거나 암에 걸리는 일이 또 일어날까 공포에 떨지 않고 살고 싶다.

이스라엘 검문소에서 받는 모욕, 경제적 통제와 불법적 봉쇄로 초래된 실업사태로 가족의 생계를 제공하지 못하는 참담함 없이 살고 싶다. 우리는 이 모든 억압을 떠받치는 인종주의를 종식할 것을 촉구한다.

훗날 당신은 역사의 올바른 편에 섰다고 할 수 있나

우리는 묻는다. 세계 각국들은 출신, 인종, 피부색과 관계없이 사람들이 평등하게 대우받아야 한다는 기본 명제에 따라, 언제 행동에 나설 것인가. 팔레스타인 어린이들이 다른 사람들처럼 동등한 인권을 누릴 자격이 있다는 요구가 지나친 것인가?

나중에 뒤돌아보고 당신은 역사의 올바른 편에 섰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인가, 아니면 압제자의 편에 서있을 것인가?

그러므로 우리는 국제사회가 팔레스타인 사람들을 이스라엘의 가증스러운 공격으로부터 보호하고, 명백한 집단적 징벌 정책으로 우리의 삶과 기반시설을 파괴한 것에 대해 충분한 보상과 함께 봉쇄를 즉각 종식할 책임을 질 것을 촉구한다.

그 어떤 것도 150만명의 주민에게 식수와 전기 공급을 차단하는 등 국제적으로 야만적인 정책을 정당화하지 못한다. 가자의 150만명이 넘는 주민을 대상으로 벌어지는 인종학살적인 전쟁에 대해 국제사회가 침묵하는 것은 이런 전쟁 범죄에 공모하는 것이다.

또한 우리는 모든 팔레스타인의 연대조직과 국제시민사회단체들에게 다음과 같이 요구한다.

-중동지역에서 가장 민주적인 선거를 통해 하마스를 선택했다는 이유로 서안지구및 가자지구의 팔레스타인 주민들에게 가해지는 봉쇄의 종식

-인도주의적인 국제법과 제4차 제네바협약 등 인권법에 명시된 것처럼 시민의 생명과 재산 보호.

-모든 정치범들의 즉각 석방.

-가자지구의 팔레스타인 난민들은 그들이 겪고 있는 엄청난 고난을 견딜 수 있도록 재정적, 물질적 지원이 즉각 제공되어야 한다.

-점령, 아파르트헤이트와 전쟁범죄들의 종식.

-가자지구에서 이스라엘 점령군이 저지른 모든 파괴에 대해 즉각적인 배상과 보상.


불매운동, 투자회수와 제재. 많은 국제 노동조합, 대학, 상점, 인종분리주의 이스라엘에 영합하기를 거부하는 예술가와 작가들과 힘을 합해달라. 팔레스타인, 가자 그리고 ACT를 위해 큰 목소리를 내달라. 지금이 행동할 때다.

봉쇄된 가자, 팔레스타인

2010년 12월 27일

서명자 명단

공공서비스 일반노조
건강서비스 일반노조
대학교사협회
팔레스타인변호사회
석유화학가스 일반노조
농업일반노조
여성노동위원연맹
시너지여성연맹
단일민주국가그룹
아랍문화포럼
이스라엘을 거부하는 팔레스타인 학생운동
알쿠즈은행문화정보협회
팔레스타인선박협회
팔레스타인어업해양협회
팔레스타인비정부기구네트워크
팔레스타인여성위원회
진보학생연맹
의료구호회
일반재건회
아파크 자디다 여성아동문화센터
데이르 알-발라 여성아동문화센터
마가지 아동문화센터
알-사헬 여성청년센터
가산 칸파니 유치원
라헬 코리 센터(라파)
라파 올림피아시 자매회
알 아루다 센터(라파)
알 아우다 병원(자발리야 캠프)
아이얄 협회(가자)
팔레스타인 신디케이트 일반노조
알 카르멜 센터(누세이라트)
로칼 이니셔티브(베이트 하눈)
건강노동위원연맹
가자지구 적신월회
베이트 라히야 문화센터
알 아우다 센터(라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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