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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세계 경제 흐름을 읽는 키워드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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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세계 경제 흐름을 읽는 키워드 5

[분석] 불확실성 키운 올해의 거시적 사건들

연말을 맞아 올해 최대의 뉴스는 무엇인가 돌이켜보는 보도들이 쏟아지고 있다. 그중에서도 경제분야는 올해도 한치앞을 내다보기 힘들 정도로 요동을 쳤다. 특히 세계 경제에 대한 전망은 빗나가기 일쑤여서 "불확실성이 커졌다"는 말이 오히려 신중한 진단으로 받아들여질 정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계 경제 분야에서 일어난 거시적 사건들은 앞으로 세계 경제의 흐름을 읽는 데 도움을 주는 키워드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몇 가지를 추려 정리해 보는 것도 의미가 있을 것이다.

관점에 따라 달라질 수는 있지만, 대체로 올해 세계 경제의 흐름을 보여주는 거시적 사건으로는 국제환율전쟁, 세계 각국 정부들의 긴축 기조로의 전환, 유럽 재정위기, 차이나리스크가 공통적으로 거론된다. 이와 함께 국제금값 폭등은 수요공급이 지배하는 시장, 즉 미시적 사건이기는 하지만 거시적 흐름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주목할 만한 사건으로 꼽힌다.

▲ G20 서울 정상회의에서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이 악수를 나누고 있다. 하지만 국제 환율전쟁에서 보듯 미. 중의 갈등은 2001년에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로이터=뉴시스

국제환율전쟁

지난 11월 서울에서 열린 G20 정상회의에서도 환율 문제는 가장 뜨거운 이슈였다. 환율을 둘러싼 갈등이 어제오늘 일이 아니지만 '전쟁'이라는 표현까지 등장하게 된 배경에는 미국과 유럽 등 선진국의 경제위기가 있다.

세계 최대 경제국인 미국은 높은 실업률과 지지부진한 성장세를 면치 못하자, 중국의 위안화 평가절상을 노골적으로 요구하며 환율 문제를 국제적인 이슈로 부각시켰다.

중국이 수출산업을 위해 인위적으로 위안화 가치를 낮게 유지하는 바람에 미국의 대중국 무역적자가 심각하고 미국의 수출에 타격을 주고 있다는 것이다. 미국과 비슷한 처지인 유럽도 중국을 걸고 넘어지는데 동참했다.

그 와중에 일본과 브라질과 우리나라를 비롯한 일부 신흥국들은 환율이 급락하는 등 환율이 요동치는 상황에 시달렸다. 넘쳐나는 달러 자금과 위안화 자금이 이들 나라의 국채시장 등에 몰렸던 것이다

미국이 이처럼 볼썽사납게 중국을 상대로 싸움을 걸고 나선 이유는 단순히 경제적 이유만이 아니라 국내 정치적인 문제도 있다. 경제가 취약해진 책임을 묻는 비난이 정치권에 쏟아지는 것을 피하기 위해 중국을 희생양으로 거론하는 측면도 적지 않은 것이다.

G20 회의를 거치면서 '환율전쟁'이라는 자극적인 표현은 줄어들었지만, 구속력 있는 합의가 나와서 환율 문제가 해소됐기 때문은 아니다. 오히려 G20 회의는 잠시 휴전하기로 합의한 것일 뿐 내년에 세계 경제가 불안한 상황을 맞으면 언제든지 다시 환율전쟁이 재발할 가능성이 크다.

긴축 기조로의 전환

2008년 글로벌 경제위기가 터진 직후 세계 주요 경제국들은 동시에 대대적인 재정지출에 나서야 효과가 있다면서 함께 협력했다. 이런 공조된 노력이 어느 정도로 효과를 발휘해 대공황급 위기를 막았다는 평가가 많다. 그런데 아직 위기가 완전히 해소된 것은 아닌데, 각국 정부들이 허리띠 졸라매기에 나섰다.

독일을 비롯한 유럽은 물론 미국과 영국 등 주로 선진국들에서 더 이상의 정부지출은 용납할 수 없다는 보수적 견해가 힘을 얻으면서 긴축 노선이 뚜렷해지고 있다. 문제는 이런 긴축노선은 재정지출을 할때처럼 세계 여러 나라들이 공조해 적절한 속도와 규모로 이뤄지는 것이 아니라, '나부터 살고보자'는 식으로 앞다퉈 이뤄지고 있다는 점이다. 이처럼 동시다발적인 세계 각국 정부들의 긴축노선은 글로벌 수요 부족을 초래해 더 큰 위기를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유럽의 재정위기

지난 5월 그리스가 재정위기에 빠졌을 때만 해도 일각에서는 그리스의 구제금융 정도로 마무리될 수 있다는 기대를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그리스에 이에 하반기 들어 아일랜드까지 구제금융을 받게 됐다. 포르투갈도 구제금융을 받게 되는 것은 시간문제로 여겨지고 있다.

내년에도 유럽의 재정위기가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 이미 경제규모로 볼 때 그리스와 아일랜드, 포르투갈을 합한 것보다 큰 스페인도 독자생존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여 시장의 큰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게다가 G7에 속하는 이탈리아마저 재정위기 잠재국으로 꼽히는 등 '재정위기 도미노' 후보들이 즐비한 상황이다.

많은 전문가들은 스페인이 구제금융을 받는 사태가 실제로 일어난다면 유로존은 통화동맹을 유지하기가 힘들어질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차이나 리스크

중국 정부가 지난 25일 전격 단행한 '크리스마스 금리 인상'은 중국 정부가 그동안 꺼려오던 금리 인상을 두 달만에 다시 한 것이다. 그만큼 중국의 인플레이션 문제가 심각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중국 정부는 물가상승이 심상치 않자 은행의 대출여력을 제한하는 '지급준비율 인상'을 올해만 무려 6차례나 단행하는 등 여러 조치를 위하기는 했다. 하지만 이런 대책은 소비자물가지수가 지난 11월 기준 5.1%로 치솟는 등 실질적인 효과가 없는 것으로 드러나자, 중국 정부는 잇따라 금리를 인상하는 강수로 전환했다.

하지만 중국의 인플레이션은 이제 금리 인상으로 해결하기 쉽지 않은 문제로 보인다. 저임금 노동력에 의존한 고성장이 한계에 도달한 징후에도 불구하고 중국 정부는 고성장과 물가안정의 두 마리 토끼를 잡겠다는 목표를 세워두고 있다.

그러나 금리를 계속 인상해 물가를 잡으려고 할 경우 중국 경제는 급냉할 가능성이 커진다. 따라서 중국 정부가 금리를 계속 추가 인상하면서도 물가상승 억제와 고성장이라는 상충된 목표를 동시에 달성할 수 있을지, 아니면 무리한 욕심이었던 것으로 드러날지 주목된다.

국제금값 폭등

올해 국제금값이 급상승세를 타며 사상 최고치 경신을 거듭한 것은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을 상징적이라고 보여주는 사건이다. 어떤 사건이 일어날지 불확실하다는 것은, 그 확률을 수치로 표현할 때 매우 높거나 낮을 때가 아니다.

예를 들어 벼락 맞을 확률처럼 맞출 가능성이 거의 없다는 로또 1등에 당첨될 사건은 전망하기에 불확실한 것이 아니라, 오히려 확실한 편이다. '당첨될 확률이 확실히 희박한 사건'이다. 오히려 동전 던지기처럼 2분의 1 확률을 가진 사건에서 동전 앞면이 나올 사건이 매우 불확실한 것이다.

미국의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Fed)의 벤 버냉키 의장은 지난 7월 "미국의 경제 전망이 이례적으로 불확실하다"고 말한 것도 경제가 회복되는 방향으로 계속 갈 수 있을지 모르겠다는 의미다.

금값 폭등의 원인은 이런 불확실성이 높은 경제 흐름이다. 어떤 사람들은 글로벌 경제 위기 이후 미국의 방만한 통화팽창 정책이 거듭되면서 달러가치가 폭락하는 인플레이션을 우려해 가치보존 수단으로 금을 사들이고, 어떤 이들은 모든 자산이 폭락하는 디플레이션이 올 것이라며 금을 안전자산으로 사들인다.

지금도 향후 세계 경제가 인플레이션이 닥칠지 디플레이션에 빠질지 전망을 둘러싼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 어느 쪽이 맞다고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런 상황이 지속되는 한 금값은 '거품 경고'를 비웃듯 고공행진을 멈추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올해초만 해도 온스당 1100달러선이었던 국제 금값은 지난 7일 1431.25달러로 사상 최고 기록을 세운 뒤, 지난 16일 1361.39달러까지 내려갔다. 하지만 바클레이캐피탈은 최근 금값의 하락세는 '일시적인 건강한 조정'일 뿐이라며 "여전히 1350달러 선 이상에 머물고 있고 앞으로 1460~1480달러까지 상승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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