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촘스키ㆍ엘스버그 "어산지 공격은 언론자유 침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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촘스키ㆍ엘스버그 "어산지 공격은 언론자유 침해"

미국·호주 언론인들 공개서한 통해 "위키리크스 지지"

위키리크스 파동의 근원지 미국과 이 사이트의 설립자 줄리언 어산지의 모국인 호주의 언론인들이 공동으로 각국 정부의 위키리크스 탄압을 비판했다.

미국 시사주간지 <더 네이션>의 존 니콜스는 15일(현지시각) 진보적 웹사이트 '커먼 드림스'에 기고한 글을 통해 이 나라 언론 감시단체가 주도해 작성한 공개 서한에 지식인과 언론인 수십 명이 서명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르면 호주에서는 일찌감치 위키리크스를 지키기(defend) 위한 시도가 있었다. 호주 언론단체는 "위키리크스에 대한 공격은 이 사이트가 유출한 전문을 다룬 호주 언론에 대한 공격으로도 볼 수 있다"고 주장했다.

▲ 위키리크스를 지지하는 여성이 '왜 메신저를 쏴야 하는가'라고 적힌 팻말을 들고 시위를 벌이고 있다. ⓒEPA=연합

호주 언론단체 '미디어 엔터테인먼트 및 아트 동맹'의 크리스토퍼 워렌 사무총장은 어산지의 기소와 미 국무부 전문 공개를 막으려는 시도에 대해 비판하며 "위키리크스가 행한 일은 호주를 포함해 어떤 나라에서도 불법임이 입증된 적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 동맹과 국제기자연맹(IFJ) 아시아태평양 지부는 민주주의에 해악을 끼치는 편향적 태도를 중지할 것을 호주 정부에 요구한다"고 밝혔다.

워렌 총장은 "이것은 언론 자유에 대한 문제"라며 "사람들은 누구나 인터넷을 통해 제공되는 정보에 접근할 권리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언론인들은 '폭로 저널리즘'의 원칙을 지키기 위해 투쟁할 준비가 돼 있다"며 "대중의 알 권리를 억제하려는 정부의 시도에 맞서, 동맹의 회원들은 어산지와 그가 벌이는 캠페인을 보도할 것을 지지한다"고 말했다.

그는 "어산지는 누군가의 생명을 위협할 수도 있는 정보에 대해서는 언론들과 협의 하에 이를 공개하지 않음으로써 진지하게 발행의 윤리적 책임을 졌다"며 "위키리크스는 단지 정부가 숨기는 정보를 공개했을 뿐이며 우리는 그들이 그렇게 할 권리가 있음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호주의 주요 신문편집인과 방송인 등 언론인 수십 명은 위키리크스를 지지하는 편지에 서명했으며 호주에서 가장 존경받는 원로 언론인인 로리 오크스도 이에 동참했다. 오크스는 신문과 방송 모두에서 오랫동안 활동해 왔으며 이 나라의 가장 유명한 정치평론가 중 하나로 알려져 있다.

오크스는 줄리아 길러드 총리와 로버트 맥클랜드 법무장관 등 호주 정부 관계자들이 어산지가 위법을 저질렀다고 주장한 것은 "웃기는 소리"(ridiculous)라며 "위키리크스가 어떤 법률도 어기지 않았음에도 이 사이트의 활동을 위법이라고 낙인찍는 것은 스스로 품위를 손상시키는 일(demeaning)"이라고 말했다.

그는 "언론인으로서 나는 이것이 우리의 관점임을 명확히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우편함을 가득 채운 정부 비밀문서거나 디지털 형태로 된 25만 건의 전문이거나 간에 우리의 (보도한다는) 원칙은 동일하며 이것을 발행할 권리를 위해 싸워야 한다"고 주장했다.

니콜스는 "미국 언론인들이 위키리크스를 방어하기를 주저하는 동안, 심지어 몇몇 언론인들은 공개적으로 이 사이트의 활동을 비난하는 동안 그들의 호주 동료들은 언론과 정보의 자유를 제한하려는 시도에 맞서 싸우고 있다"며 미국 언론인들이 위키리크스에 대한 압력에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않는 것을 꼬집기도 했다.

그는 "몇몇 언론인들은 심지어 새러 페일린 등 이 사이트에 대한 공격을 제안하는 의회 유력자와 마찬가지로 위키리크스 공격에 합세했다"고 비판하며 미국 언론감시단체 'FAIR'(Fairness & Accuracy in Reporting)의 공개 서한에 대한 언론인들의 서명 동참을 촉구했다.

이 단체는 강도 높은 내용의 공개 서한을 작성했고 진보적 지식인과 언론인 등 많은 유명인사들이 이 서한에 서명했다고 니콜스는 덧붙였다. 지금까지 서명한 인사는 <펜타곤 페이퍼>를 공개한 내부고발자 대니얼 엘스버그를 비롯해 노엄 촘스키, 바바라 에렌라이히, 아룬다티 로이 등의 작가와 비판적 언론학자 로버트 맥체스니 등 지식인들과 , <더 네이션>, <살롱>, <인디즈타임스>, <프리스피치>TV 등에서 활동하는 언론인 등 49명이다.

다음은 이 공개 서한의 전문이다.

언론인으로서, 활동가로서, 예술가로서, 학자로서, 그리고 시민으로서 우리는 저널리스트 조직인 위키리크스에 대한 위협과 공격을 규탄한다. 이 사이트가 국제적인 언론사와 힘을 합쳐 미 국무부의 비밀 전문을 발행하기로 하자 많은 학자와 평론가 그리고 영향력 있는 미국 정치인들은 위키리크스의 활동을 중지시키기 위해 엄중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아마존닷컴, 페이팔, 마스터카드, 비자카드 등의 주요(major) 업체는 이 사이트의 활동에 장애를 일으키는 행동을 취했다. 미 사법 당국은 어떤 증거도 내놓지 않으면서 위키리크스의 활동이 범죄라거나, 또는 적어도 이 활동을 위법적인 것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반복해서 주장했다. 에릭 홀더 미 법무장관은 지난달 29일 "우리 법에는 어느 정도의 공백이 존재한다"며 "이 공백을 메우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사건을 겪으면서 주요 매체와 언론인들은 위키리크스를 방어하는 데 동참하는 일에 상당히 제한을 받았다. 이 사이트는 상당한 뉴스 가치를 가지고 있고 명백히 공익에 부합하는 자료를 내놓고 있는데도 말이다. 이 언론들은 위키리크스를 위해 떨치고 일어서는 것을 망설이는 것처럼 보인다. 그들은 위키리크스의 폭로 활동의 배경에는 부적절한 정치적 동기가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하지만 언론의 자유라는 원칙은 누군가가 보도하는 내용에 대해 동의하는가, 또는 어떤 방식으로 보도되는가에 따라 달라져서는 안 된다. 물론 위키리크스가 비판받을 점이 없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민주주의 사회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언론의 자유다.


언론의 자유는 정부가 비밀로 지키고 싶어 하는 내용을 발행하는 것을 포함한다. 만약 정부 관계자와 언론들이 특정 언론(위키리크스)에 대한 공격을 정당화한다면, 이는 권력이 달가워하지 않는 내용을 보도할 권리에 대한 으스스한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에 다름아니다.

우리는 이에 위키리크스에 대한 지지를 표명하며 이 사이트를 포함한 모든 언론의 자유에 대한 공격을 규탄한다.

2010년 12월 1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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