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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평도 포격, 북한의 핵 억지력 자신감 반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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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평도 포격, 북한의 핵 억지력 자신감 반영"

[해외발언대]"유일한 해법은 대화 재개"

다음은 피터 헤이스 미국 노틸러스연구원 원장이 북한의 연평도 포격 사건과 관련해 쓴 '대화할 때:한반도의 핵 및 재래식 전쟁 위협(Time to Talk: The Threat of Nuclear and Conventional War in Korea)'의 전문 번역이다.

헤이스 원장은 이 글에서 "대규모 전쟁이 벌어질 확률은 모르지만, 가능성이 있다는 것은 사실"이라면서 "이번 연평도 사건처럼 명확하고 가시적인 갈등으로 리스크가 조금이라도 증가하면, 억제할 수 없고 통제할 수 없는 단계적 상승작용이 일어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전쟁이 일어날 위험을 줄이는 유일한 길은 한반도 분쟁의 당사자들 사이의 대화를 재개하는 것이며, 무엇보다 미국과 북한의 양자 대화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편집자>

▲ 지난 23일 북한의 포격으로 불타고 있는 연평도. ⓒ연합뉴스

공격하고도 보복당하지 않을 것이라는 자신감

북한이 남한의 연평도에 있는 포병 부대와 민간 시설에 포격을 가해 수십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이것은 60년간 지속된 한반도 위기에 상승작용을 일으킬 새롭고 위험한 사건이다.

이번 공격은 북한이 미국 학자를 초청해 우라늄 농축시설을 공개한 지 불과 이틀만에 일어났다. 가동 중인 우라늄 농축시설을 세상에 공개한 것 자체가 북한의 핵무기 프로그램을 둘러싼 20년간의 대립을 심화시킬 중대한 사건이었다.

일련의 두 사건은 각각 재래식 무기와 핵무기와 연결된 것이다. 북한이 우라늄 농축시설을 세계, 특히 미국과 중국에 공개한 것은 핵무기 제조를 위해 더 이상 플루토늄에만 의존하지 않는다는 것을 선언한 것이다.

북한은 늦어도 몇 년내에 고농축 우라늄을 만들어낼 능력을 갖출 것이며, 김정일이 아들 김정은에게 '대대로 이어갈 핵무기 국가'를 건설해 물려줄 수 있다는 자신감에 차있다. 미국과 중국이 이런 사실을 인정하라는 것이 북한이 농축시설 공개를 통해 전하려는 메시지다.

연평도 포격은 지난 2006년과 2009년 핵실험을 통해 보여준 억지력을 과시한 것이다. 지난 3월 천안함 사건은 김정일이 현재 김정은의 나이 때인 1960년대 이후 처음으로 재래식 무기를 동원한 공격을 감행한 것이다.

천안함 사건은 분쟁 수역에서 남한의 군함을 잠수정으로 격침한 은밀한 공격이었다. 지난 2008년 이명박 대통령이 취임 이후 앞서 10년에 걸쳐 만들어진 남북간의 합의들을 일방적으로 폐기하면서 적대적이고 공격적인 대북 노선을 취하자, 김정일이 그렇다고 겁을 내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천안함 공격을 지시했을 가능성이 크다.

북한이 천안함 사건처럼 위험한 공격을 감행하고도 보복을 받지 않을 것이라고 믿었던 근거에 대해 두 가지 설명이 있다. 둘 다 지난 2006년과 2009년 두 번에 걸쳐 실험한 핵무기, 최소한 핵장치들을 획득한 것과 연결돼 있다.

한 가지 설명은 김정일과 측근들은 핵무기 확보로 비무장지대의 군사적 충돌로 확전될 가능성을 억제할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으며, 따라서 핵무기를 확보하지 못했던 지난 40년간 생각할 수 없었던 재래식 군사 공격을 감행해도 보복 당하지 않을 것이라고 믿었다는 것이다.

예전에는 미국이 북한에게 핵무기를 사용할 수 있었으며, 북한은 대응 능력이 없었다. 오늘날 북한은 한반도에서 이런 독점 체제를 무너뜨렸다. 따라서 북한은 남한의 대북정책을 변경시킬 것을 압박하기 위해 재래식 군사력을 안심하고 사용할 수 있다고 생각하게 됐고, 중국에게도 한반도에서 전쟁이 날 위험을 수단 삼아 북한을 지지할 것을 강요할 수 있다고 믿고 있다는 것이다.

또다른 설명은 북한은 미국과 남한이 핵무기를 포함한 무기로 자기들을 공격할 계획이 있으며, NLL 같은 분쟁 수역에서 한미 해상훈련 같은 압력에 대해 뭔가 보여주지 않으면 끊임없이 항복을 강요받을지 모른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천안함을 격침시켰다는 것이다.

핵전쟁 위험을 이용해 저강도일지라도 재래식 군사 공격을 감행하는 것은 미국과 한국에 대한 억지력을 발휘하는 방법이며, 간단히 말해서 결코 약한 모습을 보이지 않고 당하면 그 몇 배로 갚아준다는 지극히 한민족식 발상이라는 것이다.

이런 설명에 따르면, 최근 NLL 부근에서 행해진 남한의 해상 훈련은 핵무기 국가는 비록 조그만 나라라고 해도 쉽게 휘둘리지 않는다는 점을 보여줄 좋은 기회였다. 북한은 이미 연평도 포격 같은 일이 일어날 수 있다는 경고도 했기 때문에, 실제 일어난 사건이 충격적이기는 해도 놀라운 것은 아니다.

그런데 이번만큼은 북한의 공격이 은밀하게 행해지지도 않았으며, 분쟁수역이 아니라 남한의 영토를 직접 겨냥했다. 이런 점들은 북한은 핵 억지력이 지난 3월 때보다 더 강해졌다고 믿고 있고, 그래서 우라늄 농축시설도 공개한 자신감을 반영하는 것으로 보인다.

어떤 해석이 맞든 현재의 상황은 위험으로 가득차 있다. 연평도 포격 같은 공격에 직면한 남한은 북한의 추가적인 정치적, 군사적 도발을 피하는 것이 급선무이다. 북한은 이번 사건이 중국이 자신들에 대한 위협이라고 강하게 반대하는 서해 한미 합동 해상훈련이 진행되는 와중에 일어났다는 점을 이용하고 있다.

중국, 북한에 대한 실질적인 개입 능력 있어

남한의 유일한 대응 방안은 중국과 러시아에게 북한의 행위가 용인될 수 없다는 점을 일깨우도록 압력을 가하는 것이다. 두 나라는 상징적이고 공개적인 구체적인 방식으로 북한 정권에 타격을 줄 능력이 있다.

중국은 남한과 미국이 피해자라거나 북한을 모욕주거나 자극할 수 있는 발언을 공개적으로 할 가능성은 없다. 그러나 중국은 여러가지 실질적인 방식으로 개입할 수 있다. 북한 군부에게 만일 그들이 전쟁을 일으킨다면 독자적으로 하라(또한 북한 군부에 제공되는 석유를 전달하는 파이프라인에 기술적인 문제가 있는데, 분쟁으로 인한 긴장이 감소되면 해결해주겠다)는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다.

이번 사건은 크게 우려되는 사태지만, 단기간에 한반도에서 전쟁이 일어날 것처럼 과장해서는 안된다. 한반도에서 그런 위험이 상승작용으로 커질 가능성은 항상 있다. 전쟁이 일어날 경우 대비할 시간은 매우 짧다. 남북 양측은 비무장지대를 따라 대규모의 군사력을 높은 경계 태세 수준으로 배치하고 있다.

전쟁은 북한에게 모든 것이 걸린 문제(그들이 시작한 전쟁에서 진다면, 전쟁을 벌인다는 것은 자살행위가 될 것이기 때문에)다. 그리고 남한에게도 막대한 손실을 초래하는 문제(한반도의 대규모 전쟁은 사회적, 경제적, 그리고 인도주의적인 충격을 초래하기 때문에)다.

대규모 전쟁이 벌어질 확률은 모르지만, 가능성이 있다는 것은 사실"이라면서 "이번 연평도 사건처럼 명확하고 가시적인 갈등으로 리스크가 조금이라도 증가하면, 억제할 수 없고 통제할 수 없는 단계적 상승작용이 일어날 수 있다

전쟁이 일어날 위험을 줄이는 유일한 길은 한반도 분쟁의 당사자들 사이의 대화를 재개하는 것이며, 무엇보다 미국과 북한의 양자 대화가 중요하다. (번역=이승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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