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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중수 총재 "美 양적완화 규모, 초미의 관심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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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중수 총재 "美 양적완화 규모, 초미의 관심사"

1조 달러 이상이면 환율 전쟁 재개, 규모 축소 가능성 대두

미국의 중간선거 이후 미국의 중앙은행(연방준비제도)이 결정할 이른바 '추가 양적완화(QE2)'의 규모가 어느 정도가 될지 관측이 엇갈리면서 전세계 금융시장과 환율시장, 원자재 시장이 혼조세를 보이고 있다.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도 29일 서울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호텔에서 열린 한국무역협회 초청 최고경영자 조찬회에서 "미국이 단행할 양적완화 조치의 향배를 예의주시하고 있다"면서 "일반적으로 생각하듯 강력한 것이 될지, 변화가 있을지가 초미의 관심사"라고 말했다.

최근 경주에서 열린 G20 재무장관 회의 때 국제환율전쟁을 진정시키는 합의가 이뤄졌다고 하지만, 시장에서는 미국의 대대적인 양적완화 조치가 나오면 이런 합의는 곧바로 무력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팽배한 상태다.

경주 회의 때 환율문제와 관련해 합의된 3가지 원칙은 ▲'시장결정적' 환율제도 이행 ▲화폐 가치의 경쟁적 절하 자제 ▲선진국의 자국 환율 변동성과 무질서한 움직임 경계 등이다. 하지만 미국의 QE2가 1조 달러만 되도 달러 가치가 4% 하락하는 요인이 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가 29일 한국무역협회 초정 강연에서 환율 문제와 관련, 미국의 추가 양적완화애 대해 언급하고 있다. ⓒ연합뉴스

양적완화 규모 예상 제각각최대 2조 달러에서 분기별 2500억 달러

문제는 QE2의 규모가 어느 정도 될지, 그리고 QE2의 규모와 상관없이 이런 조치가 효과가 있을지 없을지, 그리고 QE2 규모가 충격적으로 클 경우 어떤 부작용이 있을지에 대해 갈수록 논란이 증폭되고 있다는 점이다.

우선 규모에 대한 전망도 제각각이다. 골드만삭스는 11월3일 미국 중앙은행이 단행할 QE2의 규모를 종전 1조 달러에서 지난주에 2조 달러로 높여 잡았다.

이와 정반대로 28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은 미국의 QE2는 2009년 3월부터 1년 동안 1조7500억달러를 쏟아낸 1차 양적완화 때와는 달리, 이번에는 분기별 2500억 달러의 규모로 3분기에 걸쳐 천천히 국채를 매입하는 방식을 취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이런 엇갈린 전망이 나오는 배경은 QE2를 결정할 연준의 통화정책기구 FOMC(공개시장위원회) 17명의 이사들이 매파와 비둘기파로 나뉘어 팽팽히 맞서고 있기 떄문이다. <파이낸셜타임스>에 따르면 대표적인 매파인 토마스 호니그 캔자스시티 연은 총재는 양적완화 정책이 '위험한 도박'이라고 표현하며 연준의 자산매입으로 자산 버블이 생기고 4~5년 안에 위기를 초래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찰스 에반스 시카고 연은 총재는 "더 많은 조치들이 나와야 한다"며 경제 회복을 위해 단기적인 인플레이션 상승을 유도할 수 있는 당근을 제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디플레 위협 극복 묘약이냐, 인플레만 초래하는 도박이냐

한쪽은 미국이 처한 디플레이션 위협에 추가 양적완화 조치가 효과는 없이 장기적으로 인플레이션을 초래할 것이라고 보고 있고, 다른 한쪽은 인위적으라도 양적완화 조치로 인플레이션 기대치를 높여야 디플레이션 위협을 극복할 수 있다고 보는 것이다.

연준이 채권 딜러와 헤지펀드 매니저 등을 상대로 양적완화에 대한 의견을 조사한 결과도 마찬가지로 제각각이다. 세계 최대 사모펀드 블랙스톤의 스티브 슈와츠먼 최고경영자(CEO)는 "자본조달 비용은 이미 매우 낮다"면서 추가 양적완화의 효과를 부정적으로 보았다. 기업의 투자가 이뤄지지 않는 근본적인 이유는 불확실성 때문이지, 자금이 없기 때문이 아니라는 것이다.

반면 골드만삭스의 로빈 브룩스는 "연준이 바라는 수준으로 인플레를 끌어올리려면 달러가치는 더 내려가야 한다"면서 대규모의 추가 양적완화 조치를 옹호했다.

흥미로운 것은 FOMC 회의 일정이 임박하면서 금융시장의 거물로 불리는 일부 인물들이 추가 양적완화 조치와 관련해 맹비난하고 나섰다는 점이다.

그로스 "미국 정치인과 유권자 공모 사기극" 맹비난

세계 최대 채권 투자사인 핌코를 운용하는 '채권왕' 빌 그로스는 이날 11월 시장전망보고서에서 "추가 양적완화는 인플레이션을 부추기는 것"이라면서 "진실을 말하자면 이것은 '폰지 게임'에 해당한다"고 경고했다.

운용자산 규모만 940억 달러에 달하는 보스턴 GMO그룹의 최고투자책임자(CIO) 제레미 그랜섬도 이날 투자자들에게 보낸 분기 보고서에서 "추가 양적완화조치는 '좀비쇼'가 될 것"이라면서 이 좀비쇼의 주연은 벤 버냉키 Fed 의장과 재닛 옐런 부의장, 특별출연은 앨런 그린스펀 전 의장이라고 비꼬았다.

이들은 현재 미국 경제는 심각한 유동성 함정에 빠져있기에 달러를 마구 찍어낸다고 해서 실물경제에 돈이 도는 것이 아니라, 이 돈이 증시에 흘러들어가 또다시 비생산적인 거품을 일으키고, 통제불가능한 인플레이션을 초래할 뿐이라고 관점을 고수하고 있다.

특히 그로스는 이번 추가 양적완화 조치로 30년간 지속된 미국 국채 호황은 종식될 것이라면서 인플레이션으로 현재의 위기를 넘겨보려는 이번 조치는 갚지 못할 돈을 빌려 마지막 채권자가 덤터기를 쓰게 만드는 '피라미드 사기'에 빗대 "미국의 정치인과 이들을 뽑은 유권자들이 모두 가담한 사기극"이라고 조롱했다.

현재 시장 일각에서는 신중한 처방을 시사해온 버냉키 연준 의장의 태도와 그로스와 그랜섬, 호니그 등 매파적 공세가 거세다는 점을 들어, FOMC의 QE2 규모가 예상보다 축소될지 모른다는 관측이 우세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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