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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 중국 맞서 한국·일본 등 냉전시대 동맹국 규합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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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 중국 맞서 한국·일본 등 냉전시대 동맹국 규합중"

<뉴욕타임스> "아시아에서 美 영향력 지키려 애써"

오바마 미 행정부가 최근 환율, 무역, 안보 등의 이슈에서 중국에 강력히 대응하겠다는 입장을 정하고 한국, 일본과 같은 냉전시대의 동맹을 되살리고 있다고 <뉴욕타임스>가 25일 보도했다.

오바마 행정부는 중국과 이웃한 나라들은 물론 멀리 떨어져 있는 무역 파트너들까지도 자기네 편으로 끌어들이면서 환율과 남중국해 문제 등에서 '단일 전선'을 구축하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2008년 금융위기부터 중국 부상했다는 인식 가져"

오바마 정부가 이런 태도를 취하게 된 것은 미국과 중국 사이의 신뢰가 지난 2년간 엄청나게 추락했고, 그 결과 기후변화나 핵 비확산, 세계 경제를 규율할 새 제도 등 주요 현안에서 중국과 협력하기 힘들다는 인식을 가지게 됐기 때문이라고 신문은 전했다.

미 조지타운대학 중국정책프로그램 디렉터인 데이비드 섐보우는 "오바마 정부는 지구적인 차원의 도전 과제들을 해결하는데 있어 중국을 글로벌 파트너로 삼겠다는 분명한 생각을 가지고 출범했다"며 "(그러나) 중국은 그러한 역할을 하지 못했고, 미국은 중국이라는 점점 편협하고 이기적이며 공격적인 동시에 심하게 국가주의적이고 힘 센 나라와 상대해야 한다고 여기게 됐다"고 말했다.

제프리 베이더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아시아 담당 선임보좌관은 2008년 국제 금융위기 이후 중국의 '몸풀기'가 뚜렷해졌다면서, 중국이 그러한 움직임을 보이면서 '미국은 지고 있고 중국이 뜬다'는 인식이 확산됐다고 말했다. 베이더 선임보좌관은 미국이 앞으로 리더십을 새롭게 함으로써 미국이 저물고 있다는 인상(impression)에 적극 대응하기로 했다고 강조했다.

미국이 중국에 각을 세우는 것은 11월 초 중간선거를 앞뒀다는 국내정치적 이유도 있다는 게 신문의 분석이다. 미국의 경제가 불안하고 실업률이 늘면서 중국은 미국에서 '동네북'이 된 모양새인데, 중간선거에 나선 후보 중 최소 30여 명은 중국을 '미국인들의 일자리를 위협하는 나라'라는 악마화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선거 때문에 당파적인 태도를 취할 수밖에 없는 시기임에도 불구하고 중국의 환율 문제에 있어서만큼은 의회에서 의견을 일치를 보는 것도 국내정치적 이유 때문으로 보인다.

그러나 오바마 정부의 시각은 정반대다. 지금의 문제는 중국의 입장이 유연하지 않아서인데, 그 이유는 다름 아닌 중국의 국내정치 때문이라는 것이다. 시진핑(習近平) 국가부주석으로 대권이 넘어가는 권력 이양기에 접어든 상황에서 중국 지도부가 경제 성장을 어렵게 할 수 있는 변화(위안화 가치 절상)에 조심스럽다는 것이다. 또한 민간 지도부와 달리 미국에 공개적으로 적대감을 표시하는 인민해방군도 미국에 대한 태도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것이다.

중국 견제에 한계도 뚜렷

▲ 경주 G20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회의가 열린 22일 오후 경북 경주 힐튼호텔에서 열린 리셉션에서 미국 티머시 가이트너 장관과 중국 저우 샤오촨 총재가 악수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유야 어찌됐건 최근 미중간의 갈등은 다양한 분야에서 불거지고 있다.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은 지난 7월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에서 "미국은 이 바다에서 자유롭게 항해하고 아시아의 공동수역에 제한 없이 접근하는 데 국가적인 이해를 갖고 있다"며 남중국해 제해권 문제를 이슈화시켰다.

무역 마찰에 불이 붙었다. 오바마 정부는 중국이 클린 에너지 기술에 대한 국가적인 지원과 관련한 법을 어겼다고 미 철강노동자들이 고발해옴에 따라 그에 대한 조사를 하기 시작했다. 그러자 장궈바오(張國寶) 중국 국가에너지부장은 오바마 행정부가 노동자들의 표를 얻기 위해 애를 쓰고 있다고 즉각 반발했다.

한편 중국이 유도미사일 등 첨단 기기를 만드는데 사용되는 원료인 희토류의 대미 수출을 보류하고 있다는 보도도 긴장을 고조시켰다. 미 정부 당국자들은 중국의 그같은 움직임이 전략적인 것인지, 아니면 경제적인 의미에만 국한된 것인지 주시하고 있다.

이같은 상황에서 오바마 정부의 일부 당국자들은 중국의 우월주의(triumphalism)가 커지는 것에 대응하기 위해 일본, 한국과 같은 동맹국들을 다시 모으고, 아시아 어느 곳에서건 미국의 입지를 확대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클린턴 국무장관이 동아시아 정상회의 참석차 이번 주 4개월 만에 베트남을 다시 방문하는 것도 그같은 의미가 담겨 있다. 또 오바마 대통령은 내달 일본, 인도네시아, 한국, 인도를 방문한 예정인데, 중국을 들르지 않는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오바마 정부 관계자들은 설명한다. 조지타운대 섐보우는 "미국이 베이징에 보내는 시그널을 분명하다. 그 지역(아시아)에서 (중국 말고) 긴밀하고도 깊은 관계의 다른 우방국이 있다는 것이다"고 말했다.

그러나 중국에 대한 오바마 정부의 강경한 접근 방식은 소득도 있지만 한계도 있다는 사실이 지난 주 경주 G20 재무장관회의에서 드러났다. 미국은 이 회의 참가국들로부터 무역 불균형을 줄여야 한다는 점에 대해 광범위한 지지를 얻었고, 이는 결과적으로 중국으로 하여금 위안화 가치를 높여야 한다는 압력으로 작용했다.

하지만 무역 불균형을 해소하기 위한 제한 조치를 미국이 원하는 대로 모두 할 경우 피해를 입는 독일, 이탈리아, 러시아는 미국의 제안에 난색을 표명했다. 티머시 가이트너 미 재무장관이 회의가 끝나고 귀국하는 길에 중국의 경제 분야 책임자인 왕치산(王岐山) 국무원 부총리를 24일 중국에서 급히 만난 것은 바로 그 때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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