뜬금없이 왠 영어?
악명 높은 '어글리 코리안'에 반대하는 의미에서 나도 영어 한 번 써보았다. 같잖더라도 용서하기 바란다.
굿 코리안,
문자 그대로 좋은 한국인이다.
좌우지간,
어글리 코리안이 물을 흐려놓아도
굿 코리안이 있기에
한국의 명예가 산다.
그가 사장님이든 노동자든 공무원이든 간에!
태국인 타나팟은 9월 21일까지 일해야 퇴직금을 받는다.
그러나 회사는 추석 연휴를 맞아 9월 18일부터 26일까지 장장 아흐레의 휴업에 들어간다.
그는 딜레마에 빠졌다.
9월 17일까지 일하고 퇴사하면 퇴직금을 못 받고,
(연휴가 끝나는) 9월 27일에 퇴사하면 퇴직금을 받지만, 출입국에 막대한 벌금을 내야 한다.
이러지도 못하고,
저러지도 못한다.
"앞에는 절벽, 뒤에는 인디안"이다!
이때 사장님이 말했다.
"17일까지 일하고 그만 둬."
그럼 퇴직금 못 받잖아요? 하는 눈으로 타나팟이 쳐다보자 사장님이 달랬다.
"걱정 마. 퇴직금 줄 테니."
그는 사장님 말을 믿고 회사를 그만두었다.
며칠 후 그는 불안해서 나를 찾아왔다.
나는 그를 일단 안심시켰다.
"걱정 말고 기다려 봐요."
우선 삼성화재에 전화를 걸어보기로 했다.
삼성화재에서 퇴직보험을 누구한테 환급헤주느냐를 보면 감이 잡히니까.
만일에 보험료를 사장님한테 돌려주지 않고 타나팟에게 준다면, 퇴직금 타는 게 틀림없다.
내가 물었다.
"타나팟이 퇴직보험 탈 수 있는지 알아봐 주실래요?"
삼성 여직원이
"잠깐만요. 자료 좀 보고요."
하더니 이내 대답했다.
"네, 탈 수 있어요."
"근무기간이 어떻게 되어 있는데요?"
"2009년 9월 22일부터 2010년 9월 22일까지, 1년에서 하루 남는데요."
놀랍다.
사장님은 혹시라도 타나팟이 퇴직보험을 못 탈까봐 근무기간을 넉넉하게 신고해준 것이다.
그로부터 열흘 후
퇴직금 전액이 타나팟의 통장에 입급되었다.
굿 코리안이 보낸 것이었다.
▲ 태국인 타나팟 ⓒ한윤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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