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콩고 주둔 유엔 평화유지군 기지 인근서 200명 강간당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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콩고 주둔 유엔 평화유지군 기지 인근서 200명 강간당해

정부는 평화유지군 철수 요구하지만 여전히 혼란 커

정부군과 반군이 싸움이 계속되고 있는 아프리카 콩고민주공화국(콩고)에서 민간인 여성 200여 명이 르완다 및 콩고의 반군들에 의해 성폭행을 당한 사실이 밝혀졌다. 사건은 콩고에 주둔하고 있는 유엔 평화유지군 기지에서 가까운 지역에서 발생해 더욱 충격을 주고 있다.

<AP> 통신에 따르면 콩고에서 활동하는 국제의료봉사단(IMC)은 지난달 30일(현지시간) 공세에 나선 반군세력이 다음날 콩고 동부의 광산지대 루분기와 주변 지역을 장악한 뒤 나흘 동안 이런 만행을 저질렀다고 23일 밝혔다.

국제 의료봉사단의 윌 크레긴은 "우리들은 반군들이 모두 철수한 뒤인 지난 4일 현지에 접근할 수 있었다"며 "교전이나 인명 피해는 없었다. 단지 수많은 약탈과 조직적인 성폭력이 자행됐을 뿐이다"라고 설명했다.

현지의 유엔 인도주의 업무조정국(OCHA) 관계자에 따르면 마을을 습격한 반군은 르완다 민주해방전선(FDLR) 세력으로 그들이 마을에 머문 나흘 동안 총 179건의 성폭행이 벌어졌다.

이 관계자는 "거의 모든 사례에서 여성들은 2~6명의 무장한 남성들에게 변을 당했으며, 더러는 그들의 자녀나 남편 앞에서 당했다"고 전했다. 피해자 대부분은 여성이었으나 4명의 소년도 포함돼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국제 의료봉사단 관계자는 현재 피해 여성들이 치료를 받고 있지만 겁을 먹고 아직까지 피해를 당한 사실을 밝히지도 못한 이들도 있어 치료 대상은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유엔 평화유지군도 손 못써

한편 유엔은 사건이 발생한 지 3주 이상 지나도록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는 이유로 공식적인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유엔은 피해 지역에서 불과 16km 떨어진 곳에서 평화유지군을 주둔시키고 있었기 때문에 '참변을 막지 못했다'는 책임론이 제기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 지역 시민사회 지도자인 찰스 마수디 키사는 루분기 근처에 주둔하는 평화유지군이 단 25명 정도였다면서, 이들이 인구 2200명인 루분기와 근처 5개 마을을 점령한 200~400명의 반군에 맞서 '할 수 있는 일'을 했다고 변호했다.

그는 "평화유지군이 마을에 접근하면 반군들은 숲으로 도망친다. 그러나 평화유지군은 또 다른 지역으로 이동해야만 하기 때문에, 반군들은 마을로 다시 돌아올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 콩고에서 임무 중인 유엔 평화유지군의 모습. 지난 7월 초 콩고 동부의 상게 마을에서 유조차량이 폭발해 주민 235명이 한꺼번에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던 당시의 사진. ⓒ로이터=뉴시스

유엔은 2011년까지 콩고 내 평화유지 임무를 끝내달라는 콩고 정부의 요청에 따라 최근 수개월 동안 1700명의 평화유지군을 철수시켰다. 그러나 콩고 동부에서는 여전히 무장 반군들의 공격과 약탈이 끊임없이 벌어지고 있어 평화유지군이 유지되어야 할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유엔 콩고 안정화임무단(MONUSCO)의 로저 미스 단장은 반군 세력이 여전히 콩고인들에게 커다란 위협이라며 계속 반군 소탕에 힘을 쓸 것이라는 입장을 지난 주 밝힌 바 있다.

또한 마고 월스트롬 유엔 성범죄 특별 임무단 대표는 지난 4월 평화유지군이 이 지역에서 철수하면 성범죄와의 전쟁이 훨씬 더 어려워질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콩고는 1998년부터 2002년까지 격렬한 내전을 치르고 최근 국가 재건에 힘쓰고 있지만 여전히 동부 지역을 중심으로 광물 자원을 둘러싼 싸움이 계속되고 있다.

이 과정에서 반군들의 민간인 약탈 및 성폭행 범죄가 횡행해 지난해에만 적어도 8300건의 강간 사건이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엔에 따르면 보고되지 않은 사건까지 합하면 숫자는 훨씬 더 늘어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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