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화면으로
북한 트위터에 '멘션' 보내면 처벌 대상일까?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 밴드 공유하기
  • 인쇄하기
  • 본문 글씨 크게
  • 본문 글씨 작게
정기후원

북한 트위터에 '멘션' 보내면 처벌 대상일까?

통일부 대책 마련 나서…美 "北을 환영한다" '쿨한' 반응

북한 당국이 쓴 체제 선전성 글에 '멘션'(트위터 상의 메시지)을 보내거나 그 글을 'RT'(트위터한 글을 돌려보는 것)한다면 처벌 대상일까 아닐까.

통일부가 북한이 개설한 것으로 보이는 트위터 계정이 등장하자 접촉 승인 없는 대북 접촉이 발생할 수 있다고 보고 대응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지난 12일 트위터에는 'uriminzok'(우리민족)이라는 닉네임의 사용자가 계정을 신설하고 "웹싸이트 '우리민족끼리' 트위터 계정입니다"라는 첫 메시지를 남겼다.

계정에는 북한 대남기구인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가 운영하는 것으로 알려진 웹사이트 '우리민족끼리'가 링크되어 있으며 '무모한 군사적 행동에는 대가가 따를 것이다' 등 북한이 낸 대남논평의 문구와 6.15 공동선언, 10.4 선언이 게재된 웹페이지 주소 등이 올라와 있다.

통일부는 이러한 정황상 실제 북측 우리민족끼리의 계정일 가능성이 농후한 것으로 보고 있지만 사실 확인을 위해 방송통신위원회에 진위 조사를 요청했다. 개인정보 확인 없이 닉네임으로만 개설 가능한 트위터의 특성상 허위 계정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아울러 통일부는 남측 네티즌이 이 계정을 통해 북측과 접촉을 할 경우에 대비해 남북교류협력법상 보완해야 할 점이 없는지 검토 작업에 들어갔다.

현행 남북교류협력법상 남북한 주민 사이에 접촉 신고 없이 '의미 있는 의사교환'이 이루어질 경우 법에 저촉돼 처벌 대상이 되는데, 트위터와 같은 새로운 형태의 미디어에 대한 규제 기준은 아직 없기 때문이다.

통일부는 트위터를 포함해 인터넷에서 북측이 올린 글을 보는 것은 문제가 없어도 접촉 승인 없이 댓글을 달거나 글을 전파할 경우 남북교류협력법에 저촉된다는 입장이지만 이미 수십 명의 남측 네티즌들이 'uriminzok'에 멘션을 보내고 그 글을 RT한 상황이다.

통일부 이종주 부대변인은 18일 <프레시안>과의 통화에서 "남북교류협력법이 뉴미디어의 탄생을 예상하지 못했던 1990년에 만들어졌기 때문에 새로운 매체가 나올 때마다 유관 부처와 검토를 거쳐 대응 방식을 마련해 왔다"면서 "현재 북한의 홈페이지나 블로그에 대해서는 대응 방식이 있지만 트위터의 매체 성격상 이와 같은 방식을 그대로 적용하기 애매한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uriminzok' 계정의 활동을 보면 현재까지 '의미 있는 의사교환'이 이뤄졌다고 보긴 어렵다. 계정 사용자가 팔로워(follower)들의 멘션에 대답도 하고 있지 않고, 링크된 게시물의 출처는 모두 이미 방통위가 불법정보 사이트로 판단해 접속 차단조치를 내린 우리민족끼리 사이트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남측 네티즌들이 정상적인 경로를 통해 링크된 게시물을 여는 것은 불가능하다.

이종주 부대변인은 "현재 상태로 (북한 트위터에서) 의미 있는 의사교환이 이뤄지지는 않고 있지만 (남북교류협력법에 저촉되는 일이 벌이질) 개연성은 있다고 보고 그걸 전제로 유관부서와 대응책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北, 트위터 세계에 온 것을 환영한다"

한편 'uriminzok'은 계정 개설 이래 18일 오후 3시 현재까지 아무도 팔로잉(following)하고 있지 않지만, 이 계정을 팔로우(follow)하는 이는 5800여 명으로 이날 아침까지 4000명대였던 것에서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

각국의 네티즌들은 북한에 대한 단순 호기심으로 이 계정을 팔로우한 것으로 보인다. 내용은 한글로 쓰여 있지만 자동번역을 통해 뜻을 알 수 있고, 외국에서는 우리민족끼리 사이트의 접속도 가능하기 때문이다. 일부 남측 네티즌들은 북한체제를 비꼬는 멘션을 보내기도 했지만 대부분 '북한도 트위터를 한다니 놀랍다', '폐쇄된 국가의 트위터라 오히려 재밌다' 등 가벼운 반응이다.

미국 국무부의 필립 크롤리 공보담당 차관보도 트위터를 통해 북한의 트위터에 대한 '쿨한' 반응을 보였다. 그는 17일(현지시간) 자신의 트위터 계정에 "우리는 트위터를 서로 연결하고, 정보를 전달하고 토론하는 공간으로 활용한다. 북한이 트위터와 네트워킹된 세계에 들어온 것을 환영한다"는 메시지를 남겼다.

크롤리 차관보는 또 "은둔의 왕국이 하룻밤에 변화하지는 않겠지만 일단 한번 테크놀로지가 도입되면 폐쇄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조언(?)을 했으며, "북한 당국이 트위터에 가입했지만 북한 주민들의 트위터 가입도 허용할 준비가 돼 있느냐"는 뼈 있는 질문을 던지기도 했다.

▲ 지난 12일 개설된 '우리민족끼리'의 트위터 화면

이 기사의 구독료를 내고 싶습니다.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매번 결제가 번거롭다면 CMS 정기후원하기
10,000
결제하기
일부 인터넷 환경에서는 결제가 원활히 진행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kb국민은행343601-04-082252 [예금주 프레시안협동조합(후원금)]으로 계좌이체도 가능합니다.
프레시안에 제보하기제보하기
프레시안에 CMS 정기후원하기정기후원하기

전체댓글 0

등록
  • 최신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