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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수신료 인상 '속도전'…여당 이사끼리 '작전회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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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수신료 인상 '속도전'…여당 이사끼리 '작전회의'?

야당 이사들 "일정 협의 않고 일방통보, 군사작전 하나"

한국방송(KBS)이 수신료 인상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KBS 여당 측 이사는 28일부터 이틀 간 경기도 수원 인재개발원에서 '수신료 인상 논의 워크숍'을 열고 수신료 인상에 필요한 방안을 논의할 예정인데, 야당 측 이사들이 "우리를 배제한 채 진행하고 있다"며 반발하고 있다.

KBS 이사회가 밝힌 워크숍 일정을 보면 △수신료 인상액 및 사용처△공적책무 확대 방안 △국민 설득 방안 등 분야별 토론과 종합 토론으로 이뤄져 있다. 사실상 KBS 이사회가 수신료 인상을 위해 공개적으로 진행해야 할 심사과정을 이틀 간 몰아 진행하는 것.

특히 이번 워크숍은 고영신, 김영호, 진홍순, 이창현 등 KBS 야당 측 이사들을 사실상 배제한 채 진행해 더욱 논란이 되고 있다. KBS 여당 이사들은 지난 23일 수신료 인상안을 일방 상정한 다음날 수신료 워크숍 일정을 잡아 사무국을 통해 야당 이사들에게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당 이사들끼리 수신료 인상 논의 마치려"

KBS 야당 측 이사들은 28일 서울 여의도 KBS 본관 1층 시청자 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손병두 이사장 등 여당 측 이사들은 일정 협의도 없이 일방적으로 워크숍을 통보했다"며 "사실상 야당 이사들의 참석을 배제한 것"이라고 성토했다.

KBS 야당 이사들은 "단독으로 연 워크숍은 합의제로 운영되는 KBS 이사회의 기본 정신을 훼손하는 것이며 여당측 이사들 만으로 수신료 인상안을 처리하려는 의도를 드러낸 것"이라며 손병두 이사장의 사과를 요구했다.

진홍순 이사는 "이번 워크숍에서 계획한 토론 등 일정을 거치고 나면 사실상 수신료 인상안을 확정하는 절차만이 남는다"라며 "KBS 경영진은 수신료 인상은 절대 밀실에서 진행하지 않겠다고 하고는 기습 공청회, 기습 안건 상정에 기습워크숍까지 군사작전처럼 진행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고영신 이사는 "손병두 이사장은 자신의 임무를 해태하고 있다"며 "지난 9일 임시이사회 때 수신료 인상안이 집행부에 제출될 때를 대비해 앞으로 수신료 인상문제를 어떻게 처리할 지 먼저 로드맵을 만들기로 여야간 합의해 놓고는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고 이사는 "야당 이사들도 수신료 현실화에 찬성하며 우리도 논의에 참여하고 싶다"며 "그러나 일정 합의도 없이 일방적인 수순에 따라 진행되는 것 아닌가 생각된다"고 말했다. 그는 "정책 질의와 공청회, 여론 수렴 등을 거치다보면 적어도 2개월은 필요하지 않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최시중 '6500원' 발언, KBS 이사회에 압력"

KBS 야당 측 이사들은 지난 25일 '6500원 인상, 광고 전면 폐지' 안을 지지한다고 밝힌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에 대해서도 강한 비판을 쏟아냈다.

이들은 "최시중 위원장은 개인적인 의견이라고 치부했지만 실질적으로는 KBS 이사회에 '광고없는 6500원 안을 연내에 처리'하라고 압박하는 것"이라며 "KBS 이사회의 고유권한에 정치적 압력을 행사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진홍순 이사는 "수신료 인상 심의 의결에 왜 방통위원장이 간섭하고, 그럼에도 KBS 이사회는 아무런 반응을 하지 않는 것이냐"며 "최 위원장의 발언은 사실상 KBS 이사들에 대한 압력일 수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김영호 이사는 "지난 4월 28일 보스턴컨설팅그룹의 컨설팅에 관한 중간 보고를 받았을 때는 6500원 인상안이 없었다"면서 "중간 보고에 없던 안이 최종 보고서에는 가장 유력한 안으로 제기된 것은 '지시'에 따른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오는 30일 기습 통과? …"합의 없는 수신료 인상 역풍만 부를 것"

이날 KBS 야당 이사들은 "수신료 현실화에 반대하는 것이 아니다"라고 거듭 강조했다. 이창현 이사는 "우리는 KBS 수신료 현실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며 수신료의 사회적 의의를 부정하지 않는다"며 "KBS가 여당만의 일방적인 절차로 강행해서는 사회적 합의를 할 수 없다는 것을 지적하고 우려를 표명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이사는 "수신료 인상은 KBS 이사만의 합의도, 국회 여야간의 합의로도 완성되는 것이 아니다. 국민적 동의가 전제되어야 달성되는 것"이라며 "그 첫 단추부터 어긋낫다는 점에서 야당 이사들은 '어떻게 하려고 그러느냐'는 걱정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야당 이사들은 수신료 인상의 절차상, 내용상의 문제를 지적하기 위한 임시 이사회를 요청한다는 방침이다. 또 이들은 △오는 7월 3~4일 전문가 워크샵 △여론조사와 지역 공청회 등의 절차를 진행할 계획이다.

KBS 이사회는 오는 30일 정기이사회를 열 예정이다. 야당 추천 이사들이 통보 받은 바에 따르면 △난시청해소 재단 설립 △SBS 중계권 법적 대응 등의 안건 만이 상정됐을 뿐 수신료 인상안은 올라있지 않은 상태이나 긴급 상정 등을 통해 여당 이사들이 단독으로 수신료 인상안을 확정, 의결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창현 이사는 "만약 여야 이사 간 원만한 의사 진행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이러한 과정을 국민에게 보고하는 형식의 기자회견을 계속 갖고자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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