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팀은 올스타팀이 아닙니다. 실력으로 보여줘야 합니다"
사상 첫 원정 월드컵 16강 진출의 영광을 넘어 8강 고지를 향해 내달렸던 축구대표팀의 열정이 '남미의 강호' 우루과이의 벽에 막히고 말았다.
2010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에서 대표팀 '캡틴'을 맡아 23명 태극전사들의 구심점 역할을 했던 '산소탱크' 박지성(29.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역시 경기 종료를 알리는 휘슬 소리에 아쉬움과 허무함이 교차한 표정을 지으며 자신의 마지막 월드컵을 끝냈다.
박지성은 27일(한국시간) 새벽 포트엘리자베스 넬슨 만델라 베이 스타디움에서 끝난 우루과이와 대회 16강전을 끝내고 "패한 경기는 아쉬움이 남을 수밖에 없다. 졌다는 사실이 가장 아쉽다"며 "충분히 이길 수 있었고 선수들도 그런 모습을 보여줬다"고 경기 소감을 밝혔다.
박지성은 이날 4-2-3-1 전술의 왼쪽 날개로 선발출전해 90분 동안 10.852㎞를 뛰면서 공격을 이끌었지만 우루과이 수비수들의 밀착방어에 막혀 단 1개의 헤딩슛밖에 기록하지 못했다.
이 때문일까. 박지성은 다소 실망스런 표정 속에 "강팀으로 가려면 수비가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은 경기였다"며 "하지만 우리의 경기력을 보면서 세계 강호와 격차가 줄었다는 데 만족한다"고 설명했다.
월드컵 대표팀의 해체를 앞두고 주장 완장을 놓게 된 소감에 대해선 "아직 대표팀 자체를 은퇴한 것은 아닌 만큼 나의 뒤를 이어 누군가 주장을 맡게 될 것"이라며 "홀가분한 기분은 없다. 그냥 나의 월드컵이 끝났다는 생각에 아쉽기도 하고 후회도 된다"고 말했다.
박지성은 "주장이 아니었을 때는 내가 보여줄 것만 보여주면 됐는데 주장을 맡으면서 다른 선수들이 잘할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해왔다"며 "주장으로서 던진 나의 말에 모두 수긍해준 게 고맙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6월에 "대표팀 은퇴 시기를 생각하면 2011년 아시안컵 무대가 될 것 같다. 꼭 우승해보고 싶다"고 말했던 박지성은 "다음 월드컵은 생각 자체를 하지 않고 있다"며 "대표팀에서 내 기량을 얼마나 보여줄 수 있느냐가 가장 중요하다. 대표팀은 올스타팀이 아니다. 실력을 보여줘야만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수비뿐만 아니라 모든 포지션에서 좋은 선수가 나와야 한다"며 "수비수들의 해외 경험이 적은 게 아쉽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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