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조선중앙TV는 14일 저녁, 이틀 전 포트엘리자베스의 넬슨만델라베이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0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B조 조별리그 1차전 한국과 그리스의 경기를 녹화중계했다.
해설로 나선 북한 축구해설의 간판인 리동규 체육과학연구소 교수는 전반 초반에 터진 이정수의 골에 대해 "(그리스) 방어수들이 키가 186, 185㎝로 다 높은 키들인데 정확히 맞추지를 못하고 14번 방어수 리정수 선수가 잘 들어가면서 받았다"고 높이 평가했다.
중계를 맡은 아나운서도 "방어수가 공격선까지 나와서 벌차기에 대한 반응을 했는데 비교적 잘했다"고 지적했다.
후반 7분 터진 박지성의 골 장면에서 아나운서는 "남조선 팀에서 7번 주장 박지성 선수가 자기의 특기인 높은 공몰기(드리블)와 빠른 속도에 의한 돌파로서 득점을 했다"고 말하자 리 교수는 "박지성 선수가 공을 가로챘다. 이렇게 빠른 속도로 몰고가서 문지기까지 빼돌리고 넣었는데.."라며 박지성의 빠른 돌파에 놀라움을 표시했다.
리 교수는 경기 시작 직후 "현재 국제축구연맹 국제순위를 보면 그리스팀은 13등권 내에 있고, 32개 팀에 있어서도 10번째에 있다"며 "남조선팀을 보면 국제축구연맹 순위에서는 47위 그리고 32개팀에서는 29번째로 지금 평가하고 있지만 실제적인 경기에서는 약간 차이가 있으리라고 본다"고 한국 대표팀의 승리를 전망하기도 했다.
북한의 대표적인 축구해설가인 리 교수는 남한 축구에 대한 해박함을 보여주기도 했다.
리동규 교수는 "남조선팀에도 10번 리영표 선수라든가 주장 7번 박지성 선수, 방어수 22번 차두리 이 선수들이 2002년 월드컵에 출전했던 노장선수들인데 그러나 그때는 20대초의 선수들이었기 때문에 박지성 선수는 나이가 29살이고 리영표 선수는 나이가 33살이 됐다"며 "그러나 축구선수로는 한창 나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그리스전 골키퍼로 나선 정성룡에 대해 "감독은 차두리와 함께 문지기를 젊은 정성룡 선수를 출전시켰다"며 "원래는 첫문지기로는 리운재 선수가 있는데 정성룡 선수는 키가 190㎝"라고 말했다.
그는 그리스 대표팀에 대해 "월드컵에 출전한 것이 1994년에 이어서 이번에 두 번째로 출전한 것"이라며 "국제경기에서 큰 성과를 거두었다면 2004년 유럽축구선수권대회에서 전문가들의 예상을 뒤엎고 1등을 했다"고 소개했다.
중계 아나운서는 "남조선팀은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경기에서 조에서 가장 높은 성적으로 1등을 하고 본선경기 진출자격을 획득했다"며 우리 대표팀의 성적을 소개하기도 했다.
중앙TV는 14일 밤 9시10분부터 한국의 그리스전 전후반 90분간의 경기를 1시간 정도로 줄여서 녹화중계했다.
북한은 12일밤 이번 월드컵 개최국인 남아공과 멕시코의 개막전을 시작으로 매일 밤 월드컵 경기를 TV를 통해 전하고 있어 44년만에 본선에 진출한 이번 월드컵 대회에 큰 관심을 가지고 분위기를 띄우고 있음을 보여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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