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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함' 안보리 회부…러시아 "중·러, 한반도 충돌 막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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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함' 안보리 회부…러시아 "중·러, 한반도 충돌 막을 것"

러 외무 "천안함 조사 증거, 세계에 설명할 수 있어야"

천안함 사건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공식 회부됐다. 그러나 안보리 결의에 대한 거부권을 가지고 있는 중국과 러시아가 "관련 당사국들의 자제"를 강조하고 나섬으로써 정부의 목표 달성은 불투명하다. 또한 이란에 대한 안보리 차원의 추가 제재 논의가 막바지로 치닫는 상황에서 미국이 중국을 설득하기 위해 북한 문제를 양보할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정부는 4일 오전 11시(한국시간 5일 0시) 주(駐) 유엔대표부 박인국 대사 명의로 천안함 사건을 유엔 안보리에서 다뤄줄 것을 요청하는 내용의 서한을 안보리 의장국(멕시코)에 제출했다.

정부는 서한에서 "천안함 침몰이 북한의 어뢰 공격에 의한 것임이 민군 합동조사단 조사결과 명백히 드러났다"며 "북한의 무력 공격이 국제평화와 안전에 위협이 되고 있는 만큼 유엔 안보리가 이번 사안을 논의해 북한의 군사적 도발에 엄중하게 대응해줄 것을 요청한다"고 밝혔다.

정부는 북한이 1953년 정전협정 2조12.15항과 유엔헌장 7장을 위배했다고 규정하고, 민군 합동조사단의 조사 결과 영문요약본을 첨부해 제출했다. 서한 제출의 근거는 '유엔 회원국은 국제평화와 안전 유지를 위태롭게 할 수 있는 어떠한 사태에 관해서도 안보리의 주의를 환기할 수 있다'는 유엔헌장 35조다.

안보리 의장은 조만간 이사국들에게 서한을 회람하고 협의 절차를 거쳐 천안함 사건의 의제 채택과 추후 의사일정을 확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안보리 회부 이후 2주 안팎으로 사건이 처리됐던 관례에 따라 6월 안으로 절차를 종료시키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안보리 대응수위와 관련해 정부는 새로운 추가 제재조치를 담는 대북 제재 결의안(resolution) 보다는 북한의 이번 공격행위를 규탄(condemn)하고 사과와 재발방지를 촉구(urge, call upon)하는 내용의 일반 결의안을 추진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중국과 러시아가 부정적인 입장을 고수할 경우 의장성명(presidential statement)로 대응수위를 조절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북한 소행' 전제로 한 의장성명 가능할까?

문제는 역시 중국과 러시아다. <로이터> 통신은 지난 2일 중국이 안보리 회부 자체를 원치 않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같은 태도가 계속된다면 일반 결의안 채택은 불가능하고, 의장성명 역시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해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4일 중국을 방문해 고위급 외교안보라인과 잇따라 회동한 뒤 "러시아와 중국은 한반도 상황이 남북한 간에 대규모 충돌로 이어지도록 (내버려) 두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천안함 침몰과 관련된 증거들은 세계가 필요하고 적절하다고 생각할 정도까지 설명할 수 있는 것이어야 한다"며 "관련 당사국들이 자제력과 책임 있는 행동을 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라브로프 장관의 말은 러시아와 중국이 한국의 천안함 조사 결과를 여전히 인정하고 있지 않음을 보여준다. 따라서 천안함 사건이 북한의 소행이라는 결론을 전제로 추진되는 안보리 결의에 반대한다는 의미가 포함되어 있다. 북한이 2일 안보리가 천안함 조사 결과 인정하면 초강경으로 대응하겠다고 경고한 상황에서 나온 이같은 입장은 정부가 두 나라를 설득하기 쉽지 않음을 시사한다.

이런 상황이라면 표결이 아닌 사전 '컨센서스'를 기반으로 채택되는 의장성명이 추진되더라도 중국과 러시아는 표현의 수위를 낮추는 '물타기'를 시도할 가능성이 있다. 이 경우, 미국이 이란 제재 결의안에 대한 두 나라의 협조를 얻기 위해 북한 문제에 대한 '물타기'를 묵인할 가능성도 있다. 의장성명이 나오더라도 알맹이가 빠질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다 보니 미국의 태도가 시원치 않다. 필립 크롤리 국무부 공보담당차관보는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현재 누구도 어떤 대응이 취해져야 하는지에 대한 구체적 입장을 갖고 있지 않은 상태이며, 한국 정부도 구체적 대응방안을 요청하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국무부 고위당국자는 "(안보리 논의 시기는) 안보리에서 결정할 문제이며, 이란 제재 문제 등 다른 현안과 천안함 문제를 다루는 순서도 안보리에서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연합뉴스>가 전했다.

로버트 게이츠 미 국방장관도 이날 싱가포르에서 "내 생각에 결의안을 추진하지 않는 것이 이번 북한 도발의 성격을 명확하게 인식하지 못했음을 드러내는 것은 아니며, 다만 추가적인 불안과 도발을 야기할지 모른다는 우려를 더 반영한 것일 수 있다"고 말했다. 결의안은 북한의 추가 도발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에 의장성명 같은 낮은 목표치가 나을 것이라는 우회적인 메시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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