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여자 둘과 남자 하나가 찾아왔다.
*3인조 거시기냐구?
아니다.
태국인이 무슨 해코지를 하겠는가? 해코지를 당하면 몰라도!
세 사람은 모두 합쳐 530만 원을 송금해 달라고 환치기상에게 맡겼다. 같은 인물에게 근 2년 동안이나 송금을 맡겨왔기 때문에 의심은 전혀 하지 않았다. 그러나 그 한국인은 돈을 가지고 잠적했다.
왜 은행을 통해 송금하지 않을까? 이유는 대개 두 가지다.
1. 은행 통장이 아예 없거나
2. 은행 송금수수료가 너무 비싸기 때문이다.
옛날에 우리도 계(契)를 많이 했다. 은행보다 수익이 나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계가 깨져 패가망신하는 일이 잦았다. 그래서 이제는 거의 계를 안 한다. 차라리 은행 적금을 붓고 말지! 한국인은 이제 돈을 맡길 때 수익성보다는 안전성을 더 따지게 된 것이다.
태국인은 우리와 달리 아직도 수익성을 더 따지며 사금융(私金融)에 많이 의존한다.
하지만 사고가 자주 난다.
"쟤들 틀림없이 사고 나지!"
걱정하던 사장님이 태국인들에게 은행 통장을 만들어 주었다. 그들은 사장님의 권고를 받아들여 한 달은 은행을 통해 송금했다. 하지만 다시는 은행에 가려 하지 않았다. 수수료가 무지하게 비싸니까. 그래 다시 환치기상을 이용하다가 피해를 본 것이다.
사장님과 통화했다.
"우선 사장님이 경찰서에 데리고 가서 고소를 해줘야 할 것 같은데요."
사장님이 애로사항을 털어놓았다.
"문제는 쟤들이 나를 안 믿는다는 거예요. 내가 경찰서 데려가겠다고 해도 말을 안 들어요."
일단 전화를 끊고 3인조를 나무랐다.
"직원이 사장님 말을 안 믿고 누굴 믿어? 환치기상?"
그들은 무춤하니 말이 없었다.
나는 3인조가 왜 사장님을 안 믿는지 잘 알고 있었다. 몇 번 임금 체불이 반복되어 상호 신뢰가 깨졌기 때문이다.
나는 잔소리를 늘어놓았다. 그래도 당신들이 한국에서 믿을 사람은 사장님 밖에 없다. 경찰서 가는 것만 해도 그렇다. 목사님이 데리고 가는 것보다 사장님이 데리고 가는 게 훨씬 낫다. 목사님이 데려가면 저 목사 또 왔는가보다 하고 보통으로 처리하지만. 사장님이 데려가면 오죽 급한 사건이면 사장님이 직접 오셨을까 하고 빨리 처리해준다.
"사장님이 훨씬 빨라. 알았어요?"
"알았어요."
회사로 다시 전화를 걸었다.
"아무래도 사장님이 데리고 가셔서 고소를 해주셔야겠는데요."
사장님은 만족한 듯 되물었다.
"걔들이 원해요?"
"그럼요!"
그는 유쾌하게 웃었다.
"으하하. 알겠습니다."
웃음소리가 좋았다.
*3인조 거시기 : 3인조 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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