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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뒷북 혁신…알맹이 없이 논란만 되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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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뒷북 혁신…알맹이 없이 논란만 되풀이

정해구 혁신위원장 "내부 동력도 없고 혁신 주체도 없다"

무소속 안철수 전 교수가 '새정치'를 선언하며 정계 복귀한 가운데, 민주통합당도 13일 당 혁신안을 발표했다. 당 정치혁신위원회는 50여 일의 긴 논의를 거치며 '민주통합당표 혁신안'을 제시하겠다는 포부이지만, 정작 최대 과제인 계파정치, 당 의사결정구조 등 방안에 구체성이 부족해 애매하다는 지적이 따랐다.

혁신안의 골자는 당 대표의 강력하고 안정적인 리더십을 보장하기 위해 현재의 집단 지도체제에서 단일성 집단지도체제로 지도체제를 변환하기로 한 대목이다.

또한 당원이 아닌 당 지지자들을 관리하기 위해 '민주서포터즈' 제도를 도입키로 하고, 이들에게 당내 경선에 참여할 기회를 주기로 했다. '민주서포터즈'는 당의 온라인 공간에서 일정한 활동을 통해 정회원 자격을 획득할 경우, 당대표 및 대통령후보 경선에 참여할 수 있는 자격을 부여하는 제도다.

당대표·최고위원 경선에서는 선거인단을 당원(대의원, 권리당원, 일반당원)과 민주서포터즈(정회원)로 구성하되, 민주서포터즈 선거인단의 비중은 전체 선거인단 비중의 최대 20%를 넘지 않도록 했다.

대선 후보자와 광역단체장 후보자 경선의 경우는 당원 선거인단과 국민 선거인단(민주 서포터즈(정회원·일반시민)으로 선거인단을 구성하되, 국민 선거인단의 비중은 전체 선거인단의 최대 50%를 넘지 않도록 했다.

정치혁신위는 아울러 권리 당원의 기준을 강화하는 한편 권리 당원의 권리를 대폭 강화하는 규정도 담았다. 기존에는 당비를 3개월 이상 납부하겠다고 약정하면 권리 당원이 될 수 있었으나 이제는 권리행사 직전 1년 동안 6개월 이상 당비를 납부한 이들만 권리당원으로 인정하기로 했다.

정치혁신위는 이날 마련한 초안을 바탕으로 의견 수렴 기간을 1주일 정도 거치며, 향후 국회와 정치 일반에 대한 혁신 방안도 발표할 계획이다.

"단일성 집단지도체제보다 단일지도체제"

혁신안 발표 이후 토론회에서는 계파청산 방안과 이날 정치혁신위가 새롭게 제안한 '민주서포터즈'가 핵심 쟁점으로 떠올랐다.

계파청산과 관련해, 토론자들은 그 필요성은 공감하면서도 정치혁신위가 해결방안으로 내세운 '단일성 집단지도체제'가 근본적인 해결방법인지 의문을 제기했다.

진성준 의원은 단일성 집단지도체제가 아닌 단일지도체제를 주장했다. 진 의원은 "당 리더십이 강력해질뿐 아니라 최고위를 구성하면서 이러저러하게 계파가 참여하는 담합구조도 해체시킬 수 있다"며 "계파 정치 해체를 위해 단일지도체제를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문성근 상임고문은 진 의원의 의견에 동의하는 뜻을 밝혔고, 신학용 의원 역시 "전 대통령들도 막강한 권한을 갖었지만, 집단지도체제 하에서 사사건건 서로 물어뜯고, 그러다보니 중요한 결정도 빨리 날 수가 없다"고 단일성 집단체제를 비판했다.

문용식 정치혁신위원은 이에 대해 "계파 나눠먹기가 횡행하는 이유는 계파가 행사할 수 있는 권한이 너무 크고 자의적으로 행사되기 때문"이라며 "공직 및 당직 인사추천권에서 외부인사를 다수로 공심위를 구성하고 배심원제로 운영하는 등 인사권을 보장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만들도록 설계됐다"고 밝혔다.

"문호개방, 창당 당시 약속" vs "당 정체성 흔드는 일"

민주서포터즈와 관련해선 강한 정당을 이루기 위해서는 당원의 권한을 높여야 한다는 입장과 일반 국들에게도 문호를 개방해야 한다는 입장이 팽팽하게 맞붙었다.

당원 중심 정당을 주장하는 쪽이나 지지자 중심을 주장하는 쪽 모두 정치혁신위 방안에 대해 "애매하다", "후퇴했다"며 질타했다. 정치혁신위는 이를 해명하는 과정에서 당 내부 혁신 동력이 없다고 토로해 주목을 받기도 했다.

토론자로 나선 안병진 경희대 사이버대학교 교수는 "당원의 권리를 존중하는 것은 좋지만 지지자들의 참여를 역동적으로 높일 방법이 있어야 하는데 아직 협소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이철희 두문정치연구소장은 반대 입장을 폈다. 이 소장은 "(민주통합당과 같은) 비보수 진영은 권력자원이 없기 때문에 정당이 가장 강력한 수단이 될 수밖에 없다"며 "그러나 역설적이게도, 정당 기반을 허무는 개혁을 민주당이 주도해왔다"며 당원 중심의 정당을 주장했다.

또 "오늘 혁신안을 보니 2002년 국민경선제 이후 당 울타리를 허무는 정당모델을 추구하다가 약간 스톱한 것 같다"면서도 "이제는 (당원과 지지자 중심) 둘 중 선택을 해야 하는데 절충했다는 생각이 있다"며 혁신안의 애매함을 비판했다.

최원식 의원은 민주서포터즈 제도를 통해 정회원 자격을 획득한 이들에게 당 대표 경선과 대선 후보 경선에 참여할 수 있는 자격을 주자는 제안에 대해 "그럼 누가 당원이 되려고 하느냐, 당 정체성이 흔들릴 수 있는 문제"라며 강하게 반박했다.

최 의원은 또 "팬덤정치와 결합하면 결정적인 결과에 영향을 끼쳐 당원 의사와 국민 여론과 동떨어진 결과가 나올 수 있다"며 "정당의 힘 약화시키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문 위원은 "등록만 하면 권한을 부여하는 게 아니라, 등록 후 일정 규약에 따라 활동 결과가 있어야만 정회원으로서의 자격 얻는다"며 "동원과 팬덤 등을 방지할 수 있는 수단을 충분히 보장한다"고 설명했다.

문성근 고문은 "이미 민주통합당 창당 합당선언에서 온오프정당 약속과 함께 국민에게 공천권을 돌려드리겠다는 약속을 했다"며 "다시 당원이냐, 지지자냐 하는 논란은 퇴행적"이라고 밝혔다. 문 고문은 "창당 이래 일관된 방향을 지금 혁신안도 어마어마하게 후퇴해서 발표했다"고 거듭 강조했다.

정해구 정치혁신위원장은 양측으로부터 비판을 받은 데 대해 "국민참여제도로 40~60만 명씩 모일 땐 너무 많아서 문제고, 대의원, 당원만 갖고 하면 4만 명으로 줄어드는 면이 있어 절충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정치혁신위 "'집 허물어져간다'면서 비켜주는 사람은 없어"

정 위원장은 이 자리에서 정치혁신위원회 운영 과정에서 느낀 소회도 밝혔다. 그는 "저도 밖에서 온 사람이다. 그런데 논의를 진행하면서 내부로부터 혁신을 만들어가자는 동력이 나올 줄 알았는데 그런 동력이 안 나와 혁신 주체가 없다"고 민주통합당 내부의 혁신 의지 부족을 지적했다.

그러면서 "당에서 원로분이 그동안 오랫동안의 문화 있어서 벗어나면 안 된다고 하는 얘기를 들었는데 이번엔 길을 좀 터주셔야 한다"고 생각을 털어놓았다.

문 위원 또한 "이 자리에 계신 분 누구나, 비대위원장도 마이크만 잡으면 다 바꾸자고 한다"며 "재건축하려면 허물어야 하는데 집 층층마다 세 들어 사는 사람들이 '허물어져간다'고 말하면서도 비켜주지를 않는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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