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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의 '스페셜 PD'는 김인규 사장…PD는 편집요원"

김인규식 '기자·PD 협업'에 반발…"프로그램 지시, 제발 그만!"

한국방송(KBS)에서 'PD 저널리즘'이 송두리째 흔들리고 있다는 우려가 많다. 김인규 사장이 "기자와 PD의 칸막이를 허물어 저널리즘과 PD 저널리즘의 장점을 함께 살리겠다"며 '기자·PD 협업'을 추진하고 있지만 사실상 'PD 저널리즘 죽이기'로 진행되고 있다는 반발이다.

"<추적 60분> 죽이기 그만두라"

KBS 경영진은 <추적 60분> 등 시사 프로그램을 보도본부로 이전하는 조직 개편을 추진하고 있다. TV제작본부와 라디오제작본부를 '콘텐츠제작본부'로 통합하고 보도본부는 TV 제작본부 내 시사 프로그램을 이관받아 확대 개편하는 방식이다. 프로그램 이전에 따라 PD 30명 가량이 보도본부로 이전한다는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KBS PD들의 반발이 적지 않다. 25일 <추적60분> PD들은 실명으로 성명을 내 "<추적60분>의 보도본부 이관에 반대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추적60분>의 보도본부 이관은 협업의 효율성만 강조해 공영 방송의 핵심 가치인 '다양성'을 부정하고 있다"며 "특히 게이트키핑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추진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추적60분>의 이관은 KBS 내에서 사장의 생각과 다른 목소리를 용납하지 않겠다는 것이며 결국 <추적60분>을 없애고 장기적으로 PD들로 하여금 시사를 다루지 못하게 하려는 수순"이라며 "우리는 <추적60분>을 보도본부로 이관하는 어떠한 시도에 대해서도 거부한다"고 강조했다.

"<KBS 스페셜> PD는 사장 편집요원인가"

또 KBS에서는 개별 프로그램을 경영진이 하나하나 지시, 하달하는 등 사실상 '프로그램 독립성의 형해화'도 심각하다는 지적이 많다. 이명박 대통령의 특보 출신인 김인규 사장 아래에서 KBS의 프로그램이 사장의 '오더'에 따라 사실상 정권 홍보용으로 동원되고 있다는 비판이다.

그 가장 대표적인 사례가 <KBS 스페셜>이다. <KBS 스페셜> PD들은 25일 지난 2월부터 나온 '급조 오더성 아이템'을 정리해 공개했다. "개별 PD의 의지와는 무관하게 상부의 지시로 <KBS스페셜>로 방송됐거나 <KBS 스페셜> PD가 제작에 참여한 프로그램"이라는 설명이다.

<KBS 스페셜> 관련 급조된 오더성 아이템들

△ 2월 7일 <KBS 스페셜> "도시의 탄생" : 세종시 관련 구설수 오름.
△ 2월 28일 <김연아 스페셜> : 2일 만의 긴급 제작으로 인한 사실 오류로 스페셜의 신뢰도 실추.
△ 4월 3일 <천안함 침몰, 국민의 마음을 모읍시다> : 천안함 침몰과 관련해 원인 규명도 되지 않은 상태에서 추모 성격의 방송을 해서 논란 초래.
△ 4월 4일 <KBS 스페셜> "천안함 침몰, 9일간의 기록" : <다큐3일> 제작진이 해당 프로그램용으로 만든 것을 굳이 KBS 스페셜에 방송할 필요가 있었는지 사내 논란 초래.
△ 4월 17일~19일 <KBS 스페셜> "4·19세대의 증언" 다큐멘터리 2편+토론 1편 : 이미 작년에 기획을 논의한 후에도 손 놓고 있다가 이명박 대통령이 연설 등에서 4·19세대의 민주화 업적을 강조한 시점인, 4·19 한 달 전에야 경영진이 제작 지시.
△ 4월 24일 '천안함 모금 방송' : 방송의 적절성 논란. 생방송 당시 주로 경찰들만이 출연해 논란.
△ 4월 27일 특집 방송 <여성 세계 최초 히말라야 14좌 완등, 오은선의 꿈과 도전> : 스페셜 방송이 아닌데 스페셜 PD의 긴급 투입으로 정규 프로그램 제작 일정 혼선 초래.
△ 5월 2일 <히말라야 세계 최초 HD 생중계, 어떻게 이뤄졌나> : 이미 6회나 생중계하고 별도 다큐멘터리까지 방송한 상태에서 3일 만에 급조된 프로그램으로 스페셜의 완성도에 흠집.
△ 5월 22일 <특별기획 천안함 사건 이후, 앞으로의 과제는?>.
△ 5월 23일 <긴장의 서해, NLL을 생각한다> : 6·2 지방선거를 앞두고 북풍을 이용한다는 논란, 토론 프로그램을 굳이 스페셜 시간에 내 스페셜 브랜드 가치에 손상.

<KBS 스페셜> PD들은 "책임 프로듀서 2명을 포함한 PD 15명이 최근 2달간 13편의 오더성 프로그램을 만들었다"며 "도대체 우리가 스페셜 PD인가, 5분 대기조인가?"라고 반문했다. 이들은 "<KBS 스페셜>은 현재 KBS 내에서 가장 조롱의 대상이 되는 프로그램 중 하나일 것"이라며 "왜 우리는 조롱의 대상이 되었나"라고 개탄했다.

이들은 "'천안함'에 관련된 프로그램 5편을 포함해 13편 중 9편이 정치적 구설수에 올랐다"며 "특히 천안함 관련한 KBS의 방송 방향은 공안 정국 조성과 관련해 야권이나 시민단체의 큰 반발을 사고 있다. 공영방송에서 왜 우리가 이런 논란의 소지가 있는 방송을 만들어야 하나"라고 비판했다.

이들은 "간부들은 시의성 있는 소재를 다루는 것은 당연하다고 말한다. 그러나 스페셜 PD가 동원된 천안함 방송만 해도 5번이나 되는 현실이 시의성으로 설명이 될까"라며 "상황이 이렇다 보니 사장, 부사장, 제작본부장이 스페셜 PD이고 실제 PD는 편집요원에 불과하다는 자조가 나온다"고 말했다.

이들은 "경영진은 우리 PD들을 한 명의 언론인으로 보지 않는 것 같다. 그렇지 않고서야 대놓고 그 많은 오더성 아이템을 내려보낼 리가 없다"며 "더 이상 우리를 정권의 도구나 자신들 정치적 야욕의 수단으로 사용하려는 어떤 시도도 단호히 거부한다. 만약 또 다시 이런 일이 일어날 경우 우리는 더 이상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선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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