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11월 어느 날, 충남 00시의 가라오케.
토요일에서 일요일로 막 넘어가던 자정 무렵,
태국인들 간에 패싸움이 일어났다.
두 사람이 여러 명한테 돌림매를 맞았다.
폭행은 두 사람의 얼굴과 머리에서 피가 나는 것으로 그쳤다. 하지만 더 기막힌 건 기물 파괴였다.
한국인 종업원이 말했다.
"(때려부수는 게) 장난이 아녔어요."
기물파괴는 보복의 성격이 짙었다.
그 가라오케는 두들겨 맞은 태국인의 소유였으니까.
결국 가라오케는 그날로 문을 닫았다.
수사가 시작되자 3명이 용의선상에 떠올랐다. 그들은 한 불교행사에서 술 취한 태국인 하나를 폭행한 혐의도 받고 있었다.
원인 제공은 맞은 사람이 했다. 술에 취해서 여자 손목을 잡는 등 추태를 부렸으니까. 하지만 때린 자들이 너무 때려서 취한의 잘못은 잘못이 아닌 것처럼 되어버렸다.
조사를 하다 보니 또 하나의 단순 폭력 사건에도 연관된 혐의가 드러났다. 세 사람은 태국인 사이에서 악명이 자자한 소위 '무서운 놈들'로 알려져 있었다. 담당 형사는 말했다.
"화성에서 유명해요. 태국 애들은 걔들만 보면 피한다니까요."
이른바 '무서운 놈들'이 나를 찾아왔다. 하지만 나는 그들이 무섭다는 것을 믿을 수 없었다. 그 중 하나는 가끔 발안에 와서 내 상담도 받던 친구였으니까.
더구나 그날 센터에는 다른 태국인이 많이 있었는데 귓속말로,
"쟤들이 그 무서운 놈들이야?"
하고 묻자 하나같이
"글쎄요."
하고 고개를 저었으니까.
무섭다는 3인방 중 하나인 무피삭(가명)이 억울하다고 변명했다.
"저희는 그 가라오케가 어디 있는지도 몰라요."
"그래?"
"예."
"그 사고 있던 날 뭐 했어요? 혹시 알리바이가 있나?"
"예. 그날 회사에서 일했어요. 근무일지에도 일한 걸로 나와 있거든요."
"그럼 증인도 있겠네?"
"예, 태국인 반장하고 사장님이 저 일하는 거 봤어요."
나머지 하나는 무피삭과 똑같은 알리바이를 주장했다. 하지만 다른 하나는 일은 안했지만 기숙사에 있었다나?
하지만 경찰청에 전화해보니 담당 형사의 얘기는 달랐다.
아직 수사 중이라 아무것도 알려줄 수 없지만, 한 가지만은 얘기할 수 있다고 말했다. 용의자들이 복사해서 보내온 근무일지는 사고가 난 11월 00일 치가 아니라 12월 00일 치라는 것이다.
그 말대로라면 세 사람의 알리바이도 믿기 어렵다.
나는 섣부른 판단을 하지 않고, 과학적인 수사결과가 나올 때까지 판단을 정지하기로 했다. 누구나 납득할 수 있는 공정하고 객관적인 수사결과가 나올 때까지.
섣부른 예단이나 부화뇌동은 절대 금지다.
그래야 중심을 잡을 수 있으니까.
<판단을 정지>하고 내 할 일만 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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