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노조 '총파업 중단' 여부 '밤샘 토론' 후 다시 결정하기로

11일 총회 다시 열기로…이근행 "국민 있어야 MBC 지킬 수 있다"

전국언론노조 문화방송(MBC) 본부(본부장 이근행)가 총파업 중단 여부를 두고 10일 조합원 총회와 부문별 간담회 등을 열어 7시간 반 가량 열띤 토론을 벌였으나 결국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MBC 노조는 11일 오후 2시 조합원 총회를 다시 열어 논의하기로 했다.

MBC 노동조합은 이날 비상대책위원회에서 '총파업 중단 및 현업 복귀 · 현장 투쟁'을 결의하고 전체 조합원 총회에서 이를 제안했으나 조합원 다수의 반대에 부딪혔다. 노조는 6시 30분께 총회를 잠시 중단하고 부문별 간담회를 거친 후 9시께 다시 총회를 재개했으나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조합원들은 부문별 간담회를 통해 "조합원들 믿고 다시 한번 결정해달라", "우리가 지난 5주동안 최선을 다했는지, 더 이상 할 게 없었는지 의문이다" 등의 의견을 냈고 "노조 집행부가 사전에 조합원들과 논의를 함께 공유해왔으면 좋았을 것"이라며 아쉬움을 표했다.

이들은 동시에 "집행부를 신뢰한다", "집행부를 지키는데 힘을 모으겠다"는 의견도 다수 제시하면서 "총파업 중단 여부나 앞으로 투쟁의 방향을 어떻게 할지 결정하는 시간의 장이 있으면 한다"고 제안했다. 노조 집행부는 이를 수용해 11일 총회를 재개하기로 했다.

"과연 우리 힘만으로 MBC를 지킬 수 있는가"

총파업 중단을 제안한 이근행 위원장은 "집행부의 판단과 조합원의 판단이 이렇게 다를 수 있는지 괴롭다"면서 "지금부터 집행부는 밤샘 토론을 하겠으니 조합원들도 좀더 논의를 해달라"고 말했다.

그는 "그간 '과연 MBC를 우리 힘으로 지킬 수 있는가, 많이 부족하다'는 생각을 많이 했고 결국 MBC를 지키고자 하는 국민의 여론이 있을 때에만 MBC를 지키고 싸울 수 있다고 생각했다"면서 "그 여론은 파업을 길게 한다고 해서 지켜지는 것이 아니라 얼마전 <PD수첩>이 보여준 것처럼 현장 투쟁을 통해서 얻어야 하는 성과"라고 말했다.

그는 "지금과 같은 선거 국면에서 보도 투쟁의 중요성은 매우 크다. 단순한 복귀의 명분이 아니라 실제적인 투쟁이 될 것"이라며 "MBC가 국민으로부터의 사랑, 신뢰를 얻을 때 MBC는 내외부의 위협을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총회에 참석한 최상재 전국언론노조 위원장도 이근행 위원장의 판단을 지지했다. 최 위원장은 "사실 가장 두려웠던 것은 이근행 위원장이 열심히 싸우고 붙잡혀가서 투쟁이 끝나는 것이었다"며 "그러나 MBC는 멈추지 않고 싸운다고 했다. <PD수첩>과 단체협약을 사수해주고 현장에서 열심히 해줄 것을 부탁한다"고 말했다.

그는 "시민사회단체 간부 대표들이 열흘 쯤 전부터 조심스럽게 '파업 중단했으면 좋겠다'는 이야기를 해왔다"면서 "지금 지자체 선거보다 교육감 선거 중요하다고 하나 정책 보도는 전무하다. 이들의 조심스러운 이야기의 진심은 여기에 담겨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