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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천안함 '북 관련설'은 날조"…첫 공식 입장 표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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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北 "천안함 '북 관련설'은 날조"…첫 공식 입장 표명

"남측 군함이지만 유감스러운 불상사로 간주"

북한이 17일 천안함 침몰에 대한 공식 입장을 사고 발생 22일 만에 처음으로 발표했다. 천안함 침몰에 자신들이 관련되어 있다는 주장은 "날조"라는 것이었다.

북한 군사논평원은 이날 오후 발표한 글에서 "남조선의 괴뢰 군부 호전광들과 우익 보수정객을 비롯한 역적패당"을 비난의 대상으로 규정한 뒤, "역적패당은 침몰 원인을 규명할 수 없게 되자 불상사를 우리와 연계시켜 보려고 어리석게 획책하고 있다"고 말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전했다.

논평원은 또 "역적패당은 최근 외부 폭발이 어뢰에 의해 일어났고 그 어뢰는 우리 잠수정이나 반잠수정에 의해 발사됐을 가능성이 크다는 '북 관련설'을 날조하여 유포시키고 있다"고 비난했다.

그간 천안함 사고에 대해 단순 사실 보도조차 하지 않았던 북한이 이처럼 입장을 밝힌 것은 16일 민·군 합동조사단이 "외부 폭발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발표한 후 북한 연루설이 강하게 제기되고 있는데 대한 대응으로 풀이된다.

군사논평원은 이날 "군부 호전광들은 제놈들의 잘못으로 벌어진 사고를 우리와 연계시켜보려고 더 노골적으로 놀아대고 있다"고 말함으로써 침몰 사고는 남측의 잘못에 의한 것이라고 규정했다.

그러나 논평원은 '북 관련설'만을 적극 반박했을 뿐, 구체적으로 남쪽의 어떤 잘못 때문에 사고가 난 것인지에 대해서는 추정하지 않았다.

또한 사고 당시 서해에서 있었던 한미 연합 독수리훈련에 대해 침몰 사고 후 몇 차례 비난했던 북한이 이날 논평원의 글에서는 독수리훈련 문제를 거론하지 않았고, 천안함 사고와도 연계시키지 않은 점도 눈길을 끌었다. 이날 논평원은 미국에 대해서는 아무런 언급을 하지 않았다.

"노구교사건, 통킹만사건 역사의 전철 밟으려는 책동"

논평원은 "제 입으로 함선 침몰 원인에 대해 해명할 수 있는 이렇다 할 근거를 아직도 찾지 못한 상태라고 공언하면서도 의도적으로 `북 관련설'을 내돌리는 가소로운 처사를 두고 일일이 대응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 우리의 입장이었다"며 그동안 천안함 사고에 대해 침묵을 지킨 배경을 설명했다.

또한 논평원은 "비록 침몰한 함선이 남측 군함이지만 숱한 실종자와 구조된 인원들의 대부분이 고달픈 괴뢰군살이를 강요당해 온 동족의 구성원이라는 점에서 지금까지 우리는 있어서는 안 될 유감스러운 불상사로 간주해 왔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논평원은 "(역적패당은) 사건 발생 초기에는 잠수정 침투 징후가 감지된 것이 없고 3월과 4월은 서해 조류가 남에서 북으로 흐르는 조건에서 북의 어뢰가 남으로 내려올 수 없을 뿐 아니라 수심이 얕고 나쁜 봄철기 상수문 상태가 지속되는 서해 수역에서는 잠수정이나 반잠수정의 행동이 있을 수 없다고 단정했다"며 "(그러다가) 예단해서는 절대로 안 된다던 초기 입장에서 갑자기 돌변하여 '북 관련설'에 대해 떠들기 시작했다"고 비난했다.

논평원은 이어 "사건 초기 북이 관련되어 있다고 섣불리 말해서는 안 된다고 하던 이명박 역도까지 얼마 전부터는 '북 관련 가능성을 열어놓고 한 점의 의혹도 없이 해명하라'느니, '북의 움직임에도 철저히 대비하라'느니, 사고 발생 원인이 최종 확인되면 '단호히 대응하겠다'느 하고 있다"며 이명박 대통령을 직접 비난했다.

그러면서 논평원은 "우리(북)와 연계된 '외부타격설'로 사건 발생 원인을 단정하면서 '북한에 의한 어뢰 공격 가능성'이 더 실질적인 원인으로 될 수 있다고 떠들어 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논평원은 "역정패당"이 "북 관련설"을 통해 추구하는 목적에 대한 나름대로의 분석도 내놨다.

논평원은 우선 "최악의 통치 위기에서 벗어나려는 속내와 관련되어 있다"며 "이번 사건을 우리(북)와 연계시켜 안보 문제를 가장 중요한 현안 문제로 부각시킨 다음 그것을 명분으로 당면한 6.2 지방선거에 큰 악재로 되고 있는 여러 문제를 덮"으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논평원은 △"고약한 시대착오적인 대북정책을 정당화하고 북남관계를 최악의 상태로 몰아온 책임에서 벗어나려는 기도"이며 △"국제적인 대북 제재 분위기를 지속시켜 우리를 여러모로 압박해 보려는 속심"과도 관련되어 있다고 해석했다.

아울러 논평원은 1933년 나치 정권 수립의 계기가 됐던 독일 국회의사당 방화사건, 1937년 중일전쟁의 발단이 된 노구교사건, 1964년 베트남전 확전의 계기가 됐던 바크보만('통킹만'의 북한식 호칭) 사건 등을 거론하며 "지금 남조선의 한줌도 못 되는 역적패당이 이러한 역사의 전철을 밟으려고 어리석게 책동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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