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천안함 성금 모금' 방송 대대적으로 또 추진

3일간 총 7개 프로그램 방영 예정…"사장 의중 없이 불가능"

한국방송(KBS)이 천안함 침몰 사건과 관련해 또 대대적인 성금 모금 방송을 할 예정이다. KBS는 16일부터 18일까지 3일간 7개의 프로그램을 통해 천안함 침몰 사건 추모 프로그램을 할 예정이다. 3일간 방송 시간을 합하면 12시간을 넘는다.

KBS에서는 15일 이들 프로그램 제작을 위해 기획제작국, 교양제작국, 예능국 등에서 각각 책임프로듀서(CP)와 PD 등을 차출해 대규모 팀을 꾸렸다. KBS 내부에서는 "1983년 이산 가족 찾기 방송 이후 가장 대규모"라는 말까지 나온다.

대대적인 추모 방송…일요일에 또 성금 모금 방송

KBS는 16일 오후 7시 30분부터 1시간 30분 동안 <천안함의 영웅들 바다에 잠들다>를 생방송으로 방영한다. 17일에는 <특별 생방송 천안함의 영웅들 당신을 기억합니다>를 1, 2부로 나눠 오후 12시 10분부터 2시간 동안 기획제작국이 제작한 1부를, 오후 5시 10분부터 예능국에서 제작한 2부를 방영할 예정이다. 밤 11시 10분에는 보도제작국이 제작한 <긴급 진단 천안함 침몰 무엇이 문제였나> 프로그램도 방영한다.

일요일인 18일에는 성금 모금 방송이 진행된다. 이날 오후 12시 10분 <천안함 인양 국민의 마음을 모읍시다> 1부를, 오후 5시 10분 2부를 각각 2시간 가량 진행한다. 이날 오전 8시 10분에는 <일요 진단 : 드러나는 침몰 원인 사후 대책은?>이 방송되고, 밤 11시 10분에는 전날 방송한 <천안함의 영웅들 당신을 기억합니다> 2부를 재방송한다.

16일~17일 방송은 화면 상단에 '성금 모금 ARS'를 붙이는 등 성금 모금 방송과 함께 진행될지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강선규 홍보팀장은 "현재로서는 계획이 없으나 확정된 것은 아니라서 한다 안 한다 말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산 가족 찾기 방송 이후 가장 대규모인듯…사장 의중 없이 불가능"

KBS에서 천안함 추모 프로그램을 내보내는 것은 벌쎄 세 번째다. KBS는 고 한주호 준위의 영결식이 있던 지난 3일 <국민의 마음을 모읍시다> 프로그램을 내보냈고, 지난 11일에는 성금 모금 방송인 <천안함의 영웅들 당신을 기억합니다>를 1, 2부에 걸쳐 내보냈다.

이미 지난 모금 방송을 하고 나서 KBS 안팎에서 "적절하지 않다"는 비판이 많이 제기됐으나 다시 추진되는 것이다. KBS의 한 PD는 "그 프로그램을 만든 제작진도 지금 시기에 성금을 모으는 것이 적절한지 의문이라고 하더라"며 "일선 PD의 문제제기는 말할 것 없다"고 말했다.

그는 "1983년 이산 가족 찾기 방송 이후 이렇게 대규모 방송은 기억이 없다"며 "지금 진행되는 내용으로만 보면 지난 방송보다 양도 내용도 더 몰상식으로 진행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사장의 직접 지시에 따라 이뤄지는지는 알 수 없으나 이같은 대규모 프로젝트가 사장의 의중이 반영되지 않고 진행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덧붙였다.

이에 민주언론시민연합의 김유진 사무처장은 "이미 지난주 성금 모금 방송을 두고 시청자들과 시민사회에서 많은 비판의 목소리를 냈음에도 KBS는 그러한 비판에는 아랑곳하지 않고 가겠다는 것으로밖에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그는 "진상 규명도 되지 않고 사태가 수습되지도 않은 상황에서 모금 방송부터 하는 것은 정부가 져야할 1차적인 책임을 사실상 물타기하는 것"이라며 "KBS는 진상 규명과 책임 문책, 정부의 위기 관리 시스템 점검 등을 먼저 지적하는 것이 맞지 않느냐"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