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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창ㆍ지ㆍ투(長吉圖) 계획과 김정일의 방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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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창ㆍ지ㆍ투(長吉圖) 계획과 김정일의 방중

[中國探究]<82>

최근 북·중관계가 긴밀하게 전개되고 있다. 중국의 단동과 북한의 신의주를 잇는 신압록강대교 건설 소식에 이어, 중국기업에 대한 북한의 나선항(1호 부두) 개방과 중국 대풍기업의 대북 투자설이 뒤따르고 있다. 게다가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방중설도 제기되고 있다.

이러한 북·중간의 협력 동향은 환율문제 등 중·미간 갈등이 노정되고 북한의 6자회담 복귀와 대북제재 해제의 선후 문제를 놓고 미국과 북한이 평행선을 달리고 있는 가운데 이루어지고 있다는 점에서, 더욱 주목된다. 특히, 남북관계의 경색 국면 속에서 '천안함' 침몰사고가 발생한 것도 관심을 증폭시키는 데 일조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렇다면, 최근의 북·중관계 강화 배경은 무엇일까?, 북·중간의 협력 강화 움직임이 통상적이고 일시적인 것일까, 아니면 질적인 변화를 동반하는 것일까?, 더 나아가 북·중간의 긴밀한 협력은 6자회담을 비롯한 남북관계에 어떠한 영향을 줄 수 있을까? 이를 파악하기 위해서는 먼저 중국이 적극 추진하고 있는 '창·지·투(長吉圖) 개발개방 선도구 계획(이하 창·지·투 계획)'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창·지·투 계획'은 중국 길림성의 장춘에서 지린, 두만강유역으로 이어지는 경제벨트를 구축하는 것으로서, 1단계(2012년)와 2단계(2020년)를 거치면서 길림성 현 GDP를 4배 수준으로 확대하려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 이는 인근 랴오닝(遼寧)성과 헤이롱장(黑龍江)성 및 내몽골 지역까지 개방을 선도해 중국의 국가발전을 가속화하려는 야심찬 계획이다. 2009년 8월 중앙정부인 국무원의 비준도 받았다.

물론 이 계획의 주요 목적 및 방향은 중국의 경제발전 특히, 낙후지역인 동북지역의 경제성장이다. 그러나 우리가 주목해야 할 부분은 두만강개발계획과 북한 나선지역과 연계개발전략, 연길, 용정, 도문을 연변시로 확대하려는 계획 등이 이 내용에 포함되어 있다는 점과 몽골, 러시아, 북한 등 인근지역을 포괄해냄으로써 동북지역을 동북아지역의 허브(hub)화 하려는 중국의 구상도 엿보인다는 점이다. 이는 나선항이란 '동해출해권'을 확보한 후 '창춘은 용의 머리, 나선은 용의 꼬리'라는 길림성 정부 관계자의 발언에서도 나타난다.

이처럼, 중국은 자국의 경제발전 계획을 위해 주요 인접국인 북한의 안정과 적극적인 협력 및 동참을 필요로 하고 있다. 또한 북한과의 경제협력을 확대·강화하기 위해서는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 국면보다는 국제협력 분위기가 필요하며, 남북관계의 안정도 기대하고 있다. 한국과 일본의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서이다.

이를 위해 작년부터 중국은 경협카드를 북한에 대한 설득 수단으로 사용했을 가능성이 크다. 작년 7월 랴오닝 연해경제벨트 개발계획과 8월 '창·지·투 계획'의 국무원 비준 이후 10월 원자바오(溫家寶) 총리의 방북 시 이와 관련된 논의가 있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물론 당시 계획 초기단계라 구체적인 합의를 도출할 수는 없었을 것이다. 그러나 국제제제 국면과 지속적인 경제난을 겪고 있는 북한 입장에서는 매우 큰 유인책이 아닐 수 없다.

바로 이점에서 김정일의 방중 가능성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화폐개혁 이후 경제체제를 성공적으로 운용하고 2012년 강성대국을 건설하려는 북한의 입장에서 외부의 지원과 협력이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최근 북한이 경제회생을 위해 대외개방 확대와 투자여건 개선을 통해 대규모 외자를 도입하려는 조치(국가개발은행 설립, 경제특구 건설 등)를 시도하고 있는 것도 이의 연장선상에 있다.

중국은 대북경협을 대가로 북미간의 접촉을 거쳐 6자회담이 재개될 수 있도록 북한을 유도·중재할 것으로 예측된다. 이 과정에서 북·중 우호협력관계의 발전과 한반도 및 동북아 지역의 안정에도 양국이 공감대를 형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러한 점에서 김정일의 방중은 현 교착국면을 타개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으로 평가된다.

이처럼 최근 북·중관계의 긴밀화 추세는 북한문제 전반의 안정적 관리와 영향력 확대 및 과시라는 중국의 전략적 이익과, 체제유지에 필수적인 경제·외교적 지원 획득이란 북한의 전략적 이익이 일치된 결과이다. 이는 2차 북핵 위기 이후 이미 북·중 양국관계의 특성으로 자리매김된 것으로 평가할 수 있을 것이다.

다만, 향후 북·중 경제협력 관계는 점진적이면서도 불균등한 발전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왜냐하면, 중국은 정치논리보다 경제논리 우선으로 '창·지·투 계획'을 입안하고 대북경협을 추진하고 있으나, 북한은 체제유지, 자본주의 오염 방지, 대미관계 개선 등 전략적 관점에서 접근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2020년까지 예정되어 있는 중국의 '창·지·투 계획'은 두만강개발 및 북·중 경협의 가속화를 촉진시킬 가능성이 있다. 이는 우리에게 기회와 도전으로 다가올 것이다. 즉, 북·중 경협의 강화는 북한의 개방을 유도함으로써 북한의 정상국가화를 촉진시킬 수 있는 기회로 작용할 수 있을 것이다. 반면에 북·중 경협의 강화는 북한의 생존유지에 기여하고 대중 경제의존도를 높임으로써 남북관계에 부정적 영향을 끼칠 수도 있을 것이다. 따라서 기회와 도전 요인을 면밀히 분석해 북·중관계의 변화에 한중, 남북관계가 상호 조응할 수 있는 접근이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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