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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북한 개입' 몰아가기…"전시에 준하는 위기 각오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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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북한 개입' 몰아가기…"전시에 준하는 위기 각오해야"

<중앙> 문창극, 청와대 북한 연계설 축소 발언 질타

천안함 침몰 사고가 닷새째로 접어든 가운데 <조선일보>와 <중앙일보> 등 보수 신문들은 '북한 개입설'에 비중을 두는 추측성 보도를 내놓고 있다. 공공연히 "전쟁" 가능성을 언급하는 등 이번 사태를 북한 탓으로 몰아가는 분위기도 엿보인다.

아직 침몰 원인 규명을 위한 인양은커녕 파손된 지점도 찾지 못한 상황에서 보수 언론들이 이같은 행태는 정치권에까지 영향을 미치는 양상이다.

<조선> "북한이 공격했다면"…'가정법 사설'

<조선일보>는 30일 1면 머리기사와 사설에서 북한의 개입 가능성에 무게를 뒀다. <조선일보>는 이날 1면에 "'북한 개입 가능성 없다고 한 적 없다'"라는 기사에서 김태영 국방장관의 발언을 보도하면서 "북에서 떠내려온 기뢰보단 의도적으로 설치된 기뢰 쪽에 무게를 두는 듯한 발언이었다"고 해석했다. 5면에선 "한 고위 탈북자"의 말을 따 "북 해상저격부대 소행 가능성"도 제기했다.

▲ 30일자 <조선일보> 1면. ⓒ조선일보

<조선일보>는 이날 "국가적 위기에 대한민국 저력 보여주자"라는 사설에선 북한의 공격을 전제로 강경한 어조의 경고를 내놨다. 이 신문은 "천안함 침몰 원인이 어뢰나 기뢰를 이용한 의도적 공격으로 드러날 경우 맨 먼저 떠오르는 것은 그간 서해 북방한계선(NLL)을 인정할 수 없다며 무력 도발을 공공연히 외쳐왔고, 과거부터 경비정과 반잠수정 등을 동원한 파괴 활동을 계속해온 북한"이라고 지목했다.

이 신문은 "아직까지 천안함 침몰과 북한을 직접 연결지을 수 있는 증거가 나오지 않았다"면서도 "천안함이 북한의 기뢰 또는 어뢰 공격을 받고 침몰한 것이 사실로 입증되는 순간 대한민국은 국가적 차원의 대응을 결정해야 할 고비를 맞게 된다. 상황에 따라서는 전시에 준하는 국가적 위기도 각오해야 한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 30일 <조선일보> 사설. <조선일보>는 이날 천안함 사고를 북한의 공격으로 전제한 가운데 대응을 촉구하는 사설을 내놨다. ⓒ조선일보

<조선일보>는 29일에도 '기뢰 폭발 가능성'에 비중을 두면서 북한 공격에 비중을 뒀다. 이 신문은 이날 1면 "'기뢰 폭발 가능성' 집중 조사" 기사부터 시작해 4면 "'기뢰에 맞으면 충격파로 붕 떠…50cm쯤 떠올랐다는 증언 뒷받침'" 5면 "사고 해역은 수삼 24~30m 얕은 바다 어뢰였다면 소형 잠수정서 발사한듯" 등에서 기뢰나 어뢰에 의한 공격 가능성을 강조했다.

<조선>이 이같은 보도 태도를 보이자 이날 김태영 국방부 장관이 출석한 국회 국방위원회에서는 북한 연관성에 대한 의원들의 추궁이 쏟아졌고, 결국 "북한 개입 가능성 없다고 한 적 없다"는 김태영 장관의 말을 '짜 냈다.' 그리고 <조선>은 30일 그 발언을 톱기사로 실었다.

그러나 필립 크롤리 미 국무부 공보 담당 차관보는 김 장관의 말에 대해 "그 판단은 한국 정부 당국에 맡겨야 할 것"이라면서도 "우리가 선체 자체 외의 다른 요인이 있었다는 사실을 파악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중앙> 문창극 "실종자 희생 헛되지 않게 북한 통일 시켜야"

<조선일보>의 '북한 공격 가능성 몰아가기'에 다른 신문들도 동조하는 분위기다. 30일 <중앙일보>는 <조선일보>와 같이 김태영 국방장관의 "북 개입 가능성 없다 한 적 없다"는 발언을 1면에 다루면서 "북한의 짓이라고 가정해보자"라는 문창극 대기자의 칼럼 "백령도의 분노"를 실었다.

그는 "북한의 짓이라고 가정해 보자. 정규전투가 아니고 일종의 테러이기 때문에 은밀하게 했을 것"이라며 "조사 결과가 그렇게 나와도 북한은 부인을 할 것이다. 상대가 부인하는데 우리가 보복할 수 있을까? 만약 보복한다면 전쟁이 시작되는 것이다. 이런 사태가 겁이 나 청와대가 앞장서 북한 연계성을 축소하는 발언을 하는가? 사실이 그럴 때 북한은 이 정권을 어떻게 볼 것인가?"라며 북한 개입 가능성을 배제한 정부를 비판했다.

그는 실종자 수색 작업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바다의 사나이'들은 조국을 위해 사랑하던 천안함과 함께 그렇게 파도 속에 묻혔다. 이들의 희생이 헛되지 않아야 한다"며 "그 길은 우리가 원인을 둘러싸고 분열해서도, 꽁무니를 빼서도 안 된다. 단합해야 한다. 한 걸음 더 나아가 북한을 빨리 통일시키는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같은 보수언론의 여론몰이를 의식한듯 이명박 대통령은 30일 "최전방에서 벌어진 일인 만큼 북한의 움직임에도 철저하게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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