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함 실종자들의 생존 가능 한계 시각인 29일 오후 6시 30분이 지났다. 침몰 후 '마의 69시간'이 속절없이 흘러간 것이다.
합동참모본부는 이날 실종자들이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함미를 잠수요원들이 두드렸지만 아무런 반응이 없었다고 밝혔다. 가족들은 절망 속에 지쳐가고 있다.
이기식 합참 정보작전처장(준장)은 이날 오후 5시 브리핑에서 "해난구조대(SSU) 잠수사들이 오늘 오후 1시 20분 경 외부에서 망치로 두드렸으나 아무런 반응이 없었다"면서 이제는 선체 진입을 위한 준비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준장은 "해군 잠수사들은 실종자의 생존 가능성을 확인해서 생존자가 있으면 빨리 구출하는 것이 가장 큰 임무이기 때문에 정조(조류가 약해지는 때)와 관계없이 조금이라도 물살이 줄어들면 계속 들어가고 있다"면서 "구조작업은 오후 8시까지 계속하려고 준비중"이라고 전했다.
한편 천안함이 급속히 침몰한 이유에 대해 군은 최초 설명을 수정했다. 이 준장은 "처음에 파공(선제 구멍) 때문에 침몰했다고 발표했었는데 절단에 의해 침몰됐다"며 "파공이라는 것은 지금은 유효성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또 "해저의 선체 형태가 함수는 완전히 거꾸로 누워져 있고 함미는 왼쪽으로 90도가 눕혀져 있는 상태"라며 "잠수사들이 인도색(보트에서 함체까지 이어진 철근) 설치 작업을 끝내면 선박의 실내로 들어가 정밀 탐색을 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평택 2함대 사령부에서 이 소식을 접한 실종자의 가족들은 울먹이다 실신해 인근 병원으로 옮겨가는 등 패닉 상태에 빠졌다.
가족들은 2함대 내에 있는 임시 숙소와 인근 강당 등을 오가며 안절부절 못하는 모습이었다. 군 관계자는 가족들이 언론과의 접촉을 원하지 않고 있다고 전하기도 했다.
가족들은 실종자의 생사 여부도 확인되지 않았는데 2함대가 분향소 용도로 보이는 천막 50개를 설치한 것을 보고 격렬히 반발하기도 했다.
또한 가족들은 오후 5시 30분 무렵 실종자 가족으로 위장해 가족들 주변에서 정보 수집 활동을 하던 평택경찰서 소속 형사 3명을 적발해 신분증을 빼앗고 몸싸움을 벌이기도 했다. 형사들은 군부대 내라 어쩔 수 없이 신분을 속였다고 해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2함대 사령부 부대 바깥에 마련된 보도본부에서는 이날 오후 브리핑을 생략했다. 구조에 성과를 거두지 못함에 따라 "더 이상 발표할 것이 없다"는 이유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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