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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환율전쟁, 대공황 부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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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환율전쟁, 대공황 부르나

[해외발언대] "중국의 성장, 3가지 특성 지닌 슈퍼거품"

오는 4월15일 미국 재무부가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하는 보고서를 의회에 제출하고, 폴 크루그먼 프린스턴대 교수의 주장대로 중국산 제품에 대해 무려 25%라는 고율의 수입 과징금이 부과된다. 이에 대해 중국은 미국산 제품에 대한 보복관세 부과, 8000억 달러에 달하는 미국 국채에 대한 대량매각에 나선다. 이런 대립은 양국을 중심으로 교역과 투자 실종을 초래해 국제경제를 제2 대공황 사태로 몰고간다.

이것이 최근 국제경제 최대의 현안으로 떠오른 '미 ·중 환율전쟁 시나리오'다. 아직 많은 사람들이 글로벌 경제위기 극복의 쌍두마차로 기대를 모았던 세계 최대 수출국 중국과 세계 최대 수입국 미국이 '뻔한 비극적 결말'을 알면서도 시나리오처럼 극단적인 행동에 돌입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관련 기사: '미· 중 환율전쟁' 카운트다운)
▲ 미국과 중국의 환율 분쟁이 중국 경제 거품 논란과 맞물려 비상한 현안이 되고 있다. ⓒ연합뉴스=EPA
무시할 수 없는 '미 ·중 환율전쟁' 시나리오

하지만 정치인으로서는 평판이 떨어졌지만 저명한 경제학자 출신인 정운찬 총리는 지난 19일 국가정책조정회의에서 "지난 1920년대 말과 1930년대 초 대공황을 겪은 후 각 국이 환율전쟁을 벌였는데 그 결과 1930년대 내내, 그리고 1940년대 초까지 세계경제가 큰 어려움을 겪었다"면서 "최근 미국과 중국의 갈등이 당시 상황을 예고하는 것은 아닌지 걱정된다"고 우려했다.

정 총리는 특히 "중국과 미국은 우리의 가장 중요한 교역상대국으로 양국 갈등이 한국에 미치는 직간접적인 영향은 매우 클 것"이라면서 "갈등 전개방향과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과 위험요인을 예의주시하면서 철저한 대비책을 강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환율을 둘러싼 미국과 중국의 갈등은 양국의 국내 정치상황까지 고려하면 격화될 가능성이 적지 않다. 특히 미국과 중국은 국내 정치에 매우 민감한 체제로 종종 '경제적으로 합리적인 선택'을 외면하는 경향이 짙기 때문이다.

'10% 실업률'에 시달리는 미국의 민주당 정부는 오는 11월 중간선거를 의식하고 있고, 중국은 원자바오 총리 등 정부 고위관계자들이 환율은 주권 문제라면서 외부의 압력에 의한 위안화 평가절상은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

중국 "미국이 제재하면 좌시하지 않을 것"

나아가 지난 21일 천더밍(陳德明) 중국 상무부장은 "미국이 위안화 환율 문제로 무역 제재 등의 조치를 취할 경우 중국도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공개적으로 경고하고 나섰다.

이처럼 미국과 중국의 '환율전쟁'이 격화되고 있는 가운데, 미국 언론들도 중국의 경직된 환율정책이 거대한 거품을 초래해 세계 경제를 위협하고 있는 악재라는 시각을 부각시키고 있다. 여기에는 정론지로 평가받는 <크리스천사이언스모니터(CSM)> 같은 신문도 포함돼 있어 주목된다.

최근 이 신문에 게재된 'China: the coming costs of a superbubble'이라는 칼럼은 중국의 경제발전이 왜 '국제경제를 위협하는 초대형 거품'이라고 하는지 그 이유를 간결하게 지적했다.

다음은 이 글의 주요내용(☞원문보기)이다. <편집자>

"중국의 성장, 기적이 아니라 초대형 거품"

중국은 경기침체라는 것도 모르는듯 고속성장을 계속하는 '경제법칙'의 예외 사례로 보인다. 이때문에 세계는 중국을 부러운 눈길로 쳐다본다. 지난해 세계경제가 2.2% 마이너스 성장을 하는 상황에서도 중국 경제는 8.7% 성장했다. 하지만 중국의 내면을 살펴보면 겉보기와 다른 면들을 발견할 수 있다.

중국이 글로벌 경기침체에도 꿋꿋하게 성장을 지속한 것은 기적이 아니다. 초대형 거품이다. 중국의 거품이 붕괴하면 세계경제는 심각한 타격을 받을 것이다.

중국의 '슈퍼거품 경제'는 세 가지 특성을 보여준다.

첫번째는 '말기 비만증 경제'다. 중국은 사회적 안전만이 결여돼 직장을 잃으면 곤란한 정도가 아니라 굶어죽는다. 따라서 굶주린 인민들은 불평하는 대신 곧바로 폭동을 일으킨다.

중국 경제는 1994년 할리우드 영화 <스피드>의 상황과 비슷하다. 많은 승객을 태운 버스에는 시속 50마일 밑으로 속도가 줄어들면 터지도록 폭탄이 설치돼 있다. 중국은 13억 명이 탑승한 이런 버스와 같다. 일단 경제발전의 궤도에 오른 중국은 빠른 속도로 계속 달리지 않으면 파국을 맞게 돼 있는 것이다.

이때문에 중국은 달러에 대해 인위적으로 위안화를 저평가하는 정책을 써왔다. 가뜩이나 싼 중국산 제품은 환율정책으로 더욱 쌀 수 있었다. 하지만 이런 식으로 기업이나 한 나라의 경제가 고속성장을 장기간 지속하면 '말기 비만증 경제'라는 문제가 생긴다.

2005년 중국은 세계 최대의 쇼핑몰을 건설했다. '뉴사우스 차이냐 몰'이라는 이 쇼핑몰은 현재 99%가 비어있다. 중국은 '오르도스'라는 도시에 호화지구를 건설하기도 했는데, 오늘날 이곳은 유령타운이 되었다.

통계로 뒷받침되지 않는 성장률

두번째 특성은 '거짓말 하기'다.

중국의 수출도 글로벌 경제위기 속에 25% 이상 감소했다. 철도 수송 물량도 두자릿수의 비율로 감소했다. 전력사용량도 급감했다. 그런데도 중국은 6~8%의 경제성장을 유지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중국 정부의 이런 주장은 거짓말이다.

세번째는 '스테로이드 투입'이다. 오늘날 글로벌 경제가 안정되고 있다고하지만, 여전히 어렵다. 중국도 성장세가 약화될 것으로 예상하는 게 정상이다. 하지만 중국은 경제위기가 일어나지 않았던 것처럼 다시 10% 가까운 성장을 하고 있다.

전력 소비량을 보면 중국의 이런 고도성장이 사실인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지속가능하지 않은 성장이다. 사상 유례없는 경기부양책과 대대적인 정부의 개입에 의한 것이기 때문이다.

빚더미 위에 세운 눈부신 성장

글로벌 경제위기가 한창이었던 2008년말 중국 정부는 5680억 달러에 달하는 경기부양자금을 쏟아부었다. GDP 대비로 보면 미국의 2조 달러에 해당하는 엄청난 규모였다. 지난해 미국 의회가 통과시킨 경기부양책의 3배나 된다. 거대한 경기부양책은 중국을 두바이처럼 부채더미에 오르는 나라로 악화시켰다.

중국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면 중국만의 문제가 아니다. 중국이 무너지거나, 아니 조금만 침체가 되어도 전세계가 심각한 영향을 받게 된다. 미국 경제도 중국이 미국 국채 매입 수요가 감소하면서 금리가 상승 압박을 받게 된다. 중국의 경제의 먼 미래는 밝을지 모른다. 하지만 중국의 거품 문제는 당면한 현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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