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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兩會'가 던진 메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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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兩會'가 던진 메시지

[中國探究]<80> 중국 정책변화에 주목하라

2010년 양회(兩會)가 3월 14일 폐막했다. 올해 양회는 그 어느 해보다 큰 관심이 집중됐다. 대내적으로 중국경제가 글로벌 금융위기의 영향에서 벗어난 시점이다. 대외적으로는 위앤화 평가절상 요구, 무역불균형 시정 등 미국의 대중국 압박이 갈수록 거세지고 있다.

원자바오 총리의 정부공작보고와 내외신 기자회견은 두 가지 뚜렷한 메시지를 던져주고 있다. 안으로는 성장유지와 구조조정의 동시추진 전략이며 밖으로는 외부압력에 절대 굴복할 수 없다는 선언적 방침이다. 2010년 양회가 우리 경제와 기업에 주는 시사점은 무엇인가? 대응전략은 어떻게 세워야하나?

2010년 정책 청사진

정부공작보고에서 제시된 올해 거시경제정책의 핵심 방향은 지난해 시행한 적극적인 재정정책과 적절히 완화된 통화정책을 지속한다는 것이다. 중국이 현 경제상황에 대해, 회복은 되고 있지만 근본적으로 호전된 것은 아니라고 판단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그러면서도 상황 변화에 따라 정책의 목적성과 유연성, 강도를 조절하며 경제구조 조정과 내수 위주로의 성장방식의 전환, 물가관리에 노력하겠다는 점을 분명히 하고 있다.

중국정부의 이 같은 방침은 부문별 경제 목표치에서 확인할 수 있다. 8%로 제시된 경제성장률과 도시 일자리 900만 개 이상 창출, 도시 등록실업률 4.6% 이내 억제 등은 2009년 목표치와 동일하다. 재정적자액이 지난해 보다 많은 1조 500억 위앤으로 편성한 가운데 소비자물가 상승률 목표치의 경우 2009년 4%에서 올해 3%로 오히려 낮아진 것은 물가 안정 속에 지속성장을 하겠다는 정책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

금융자본 부문에서도 기조유지 방침을 보였다. 광의통화(M2) 증가율 목표치가 17%('09년 실적 27.7%), 위앤화 신규대출 증가 상한선이 7.5조 위앤('09년 9.6조 위앤)으로 발표됐다. 환율은 중국이 적합하다고 판단하는 선에서 유지하겠다는 점을 재천명했다. 다른 한편으로 국제자본이동과 금융리스크에 대한 관리감독은 강화하면서 주식과 채권 등 기업 직접융자 규모를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전반적으로 통화 공급을 지난해보다는 줄여가되 실물경제에 충격을 줄 정도로 위축시키지는 않겠다는 뜻이다. 다시 말하면 정책의 연속성은 유지하면서 인플레이션을 억제하고 출구전략에 대해 매우 신중하게 접근하겠다는 입장 표명으로 보인다.

지난해 마이너스 실적을 보인 수출입은 올해 8% 내외 증가를 목표로 하고 있다. 그러면서 소비확대에 정책역량을 집중한다는 방침이 정부공작보고에 담겼다. 가전하향과 자동차하향, 소배기차량 등록세 경감 등을 지속 추진하고 '三農'(농촌, 농업, 농민)에 지난해보다 13% 늘어나 8,183억 위앤, 사회보장부문에 3,185억 위앤을 투입하는 등 소비기반 활성화 조치도 내놓았다. 이번 양회에서는 결정되지 않았지만 앞으로 필요할 경우 감세정책도 나올 것으로 보인다.

중국의 현실 인식

중국정부가 이 같은 정책 목표를 제시하게 된 배경은 원자바오 총리의 양회 폐막 기자회견에서 확인할 수 있다.

미국과 첨예한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위앤화 환율 문제에 대한 중국의 기본 인식은 위앤화는 저평가되어 있지 않으며 실제유효환율은 오히려 평가 절상되었다고 보는 것이다. 글로벌 금융위기 과정에 위앤화 환율을 유지해 세계경제 회복에 기여했으며 환율문제는 국제압력이 아닌 자국의 경제상황에 따라 결정할 사항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당장 환율 수준을 조정하기 보다는 환율시스템을 개선해나갈 방침임을 덧붙였다.

원자바오 총리는 "중국의 제2차 위기방지 대책이 무엇인가"를 묻는 외신기자에 대해 "세계경제와 중국경제가 회복세에 있지만 불안정과 모순이 해결되지 않고 있다"며 높은 실업률, 금융 및 재정 위험도 지속, 원자재가격 불안 등을 근거로 들었다. 그러면서 원 총리는 "경제구조 조정, 성장방식의 전환, 불균형 해소 등을 추진해야만 제2차 위기를 막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는 중국이 출구전략에 관한한 서방과는 다른 고려와 판단을 하고 있음을 시사한 것이다.

중-미 무역마찰과 관련해서는 그 어떤 부문보다 단호한 입장을 보였다. 중국은 자유무역을 지지한다고 전제하며 미국이 자국의 수출 확대를 위해 미 달러를 평가절하하고 상대국에 대해 평가절상 압력을 행사하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고 못 박았다. 원 총리는 또 "중국은 국제수지 개선을 위해 수입을 확대해나갈 방침이나 이를 위해서는 미국과 EU가 중국의 시장경제지위를 인정해야 하며 기술유출을 의식해 대중국 수출을 제한하고 있는 하이테크 제품의 수출을 개방하라고 요구했다.

한편, 최근 구글 사태로 논란을 빚고 있는 중국의 외국인투자기업 정책과 관련, 원 총리는 법률적으로 외국기업에 대해 내국민 대우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례로 가전하향, 자동차 하향 등을 공개입찰 방식으로 하고 있어 외국기업도 참여할 수 있다는 점을 들었으나 논란의 여지가 많다.

평가와 분석

돌발변수가 발생하지 않는 한 2010년 중국경제 정책 방향은 2009년의 연장선상에서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경제성장률 유지 속에 대외 의존도 축소 및 내수소비 확대를 위한 구조조정이 함께 추진될 것이다.

하지만 개별 정책목표의 의도와 시사점을 세밀하게 관찰할 필요가 있다. 우선 8% 성장 목표다. 2009년 8.7% 성장 실적을 감안하면 지나치게 보수적이다. 이는 대내외 환경의 불확실성을 염두에 둔 것이며 양(量)보다는 질(質) 위주의 구조조정에 박차를 가하기 위한 여유 공간을 두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중국경제를 관찰하고 판단할 때 성장률에 얽매이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음을 의미한다.

다음은 일자리 900만개 목표다. 중국은 실업률이 떨어지지 않고 있어 올해 일자리 창출에 총력을 다하고 글로벌 금융위기 기간에 억제했던 근로자 임금수준도 상향 조정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과정에서 외국기업에 대한 중국인 근로자 고용확대, 근무조건 개선 등의 요구가 커질 수 있어 불안요인이다.

수출입증가율 8% 목표치는 우리 기업들이 각별히 눈여겨 볼 부분이다. 2009년 기저효과를 고려하면 올해 실제 수출입은 적어도 10% 이상 증가가 확실시된다. 그럼에도 경제성장률과 마찬가지로 보수적인 목표치를 제시한 것은 수출산업도 '양보다 질' 위주로 전환해나가겠다는 의도로 보인다. 중국의 수출입 상품구조가 보다 빠른 속도로 변화할 수 있으며 이 경우 우리나라의 대중국 수출도 일정한 영향을 받을 수 있다.

우리 경제와 기업들이 보다 주목해야 할 부분은 정책 분야다. 내수확대 정책은 기회요인이지만 산업구조조정 정책은 불안요인이다.

2010년 중국의 내수 확대 정책은 업종별로 가전, 통신, 의료, 관광, 주택, 자동차, 도소매 등에 집중되고 이 분야에서 새로운 시장기회가 커질 것으로 기대된다. 마침 우리 기업들이 일정한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는 분야이기도 하다.

그러나 중국경제가 위기국면을 벗어남에 따라 올해 산업구조조정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예상되며 특히 공급과잉 해소에 정책역량을 집중할 전망이다. 당장 양적인 성장에서 질적인 성장으로 전환하면서 외국인투자를 무조건 받아들이던 데서 탈피해 선별적으로 유치하고 있다. 최근 중국정부가 LCD패널공장 설립 신청을 낸 5개사 가운데 2개사에 대해서만 허가 방침을 정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는 것도 향후 공급과잉을 우려한 때문으로 분석된다. 중국정부가 이미 공급과잉 상태에 있거나 공급과잉을 사전 방지하기 위해 내놓은 정책 수단은 '진입문턱 상향', '토지공급 제한', '환경규제 강화', '프로젝트 심사관리 강화', '선별적 금융정책', '인수합병 추진' 등이다. 이런 정책의 강도가 높아진다면 경영압박 요인이 될 수 있다.

우리 기업들은 중국 내 시장 점유율 확대도 중요하지만 그에 못지않게 중국내 시장수요와 정책변화 동향을 면밀히 관찰해야 한다. 중국은 철강, 시멘트, 알루미늄 등 다수 업종의 공급과잉 정도가 심하고 풍력발전 등 신흥 산업에서도 과잉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2010년 및 12.5규획(2011~2015) 기간 중국 정부의 최대 정책 목표는 과잉 해소 및 수요 확대를 통한 경제구조 조정이다. 현재 중국시장은 지속적인 비용 상승 속에 업계경쟁 격화로 박리구조가 심화되고 있다. 중국정부의 정책이 수시 조정될 수도 있는 만큼 기업들은 매출확대 보다는 순익위주의 경영전략을 구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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