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백악관이 버락 오마바 대통령과 티베트의 정신적 지도자 달라이 라마의 면담 계획을 밝히자 중국이 즉각 반발했다. 최근 고조된 미중 갈등이 정점으로 치닫는 양상이다.
로버트 기브스 백악관 대변인은 11일 오바마 대통령과 달라이 라마가 18일 백악관 맵 룸(Map Room)에서 만날 계획이라고 공식 발표했다.
기브스 대변인은 "달라이 라마는 국제적으로 존경받는 종교지도자이며 티베트인의 인권을 대변하는 인물"이라며 "오바마 대통령이 달라이 라마와 건설적인 대화를 나누는 것을 학수고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자 중국 외교부는 12일 마자오쉬(馬朝旭) 대변인 명의의 성명을 발표해 "잘못된 결정을 즉각 취소하라"고 촉구했다.
마 대변인은 "중국은 미국에 오바마 대통령이 달라이 라마를 만나는 데 대해 엄중한 항의의 뜻을 수차례 전달했다"면서 "우리는 달라이 라마의 미국 방문 허용과 미국 지도자들과의 어떤 접촉에 대해서도 반대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미국은 티베트 문제에 대한 민감성을 충분히 인식해 티베트가 중국의 일부분인 사실을 존중하고 티베트 독립에 반대한다는 약속을 이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미국은 달라이 라마의 반(反)중국, 국가분열 행위를 위해 어떠한 장소와 편의도 제공해서는 안 된다"면서 "티베트의 안정을 훼손하고 중국의 내정에 간섭하는 행위를 중단함으로써 중.미 관계가 더 이상 악화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작년 중국 방문을 앞두고서는 달라이 라마와의 면담을 사양했던 오바마 대통령이 이처럼 입장을 바꾼 것은 최근 달아오르고 있는 미중 갈등과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다.
미국과 중국은 최근 무역 마찰, 구글 사태 및 미국의 대만에 대한 무기 판매 계획 등으로 강력한 파열음을 내고 있다.
미국은 재작년 국제 금융위기 이후 급격히 높아진 중국의 위상을 견제하기 위해 무기 판매와 달라이 라마 면담을 강행하고 있다.
반대로 중국은 미국이 그간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사용한 인권, 환경, 무역 등의 이슈에서 물러서지 않겠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중국 내 일각에서는 오바마 대통령이 달라이 라마를 실제 만날 경우 오는 11월 후진타오 국가주석의 방미 계획이 취소될 수도 있다고 내다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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