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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회

[한윤수의 '오랑캐꽃']<184>

스리랑카인 리락샤는 초조했다.
아내가 아프다는 연락이 왔기 때문이다.
사장님을 찾아갔다.
"고향에 다녀오면 안 될까요?"
"휴가를 달란 말인가?"
"예."
"회사 일이 무척 바쁜데 어떡하지? 기간은 얼마나?"
"글쎄요. 가봐야 알겠는데요. 최소한 석 달?"
사장님은 난색을 표했다.
"한 달이라면 몰라도, 안 돼."

며칠 후 아내의 상태가 더 나빠졌다는 연락이 왔다.
리락샤는 사장님에게 쫓아갔다.
"한국에 다시 안 들어와도 좋습니다. 무조건 보내주세요."
"가는 건 자유야. 하지만 다른 사람을 쓸 수밖에 없어. 언제까지나 기다릴 순 없으니까."
"좋습니다. 보내기만 해주세요."
리락샤는 사표를 쓰고 떠났다.

스리랑카에 간 지 50일 만에 아내가 죽었다.
리락샤는 다시 한국에 들어오고 싶어서 친구에게 연락했다.
한국을 떠난 지 두 달 만이었다.
"여긴 일거리도 없고 심심해 미치겠어."
친구가 나를 찾아왔다.
"리락샤가 다시 들어오고 싶다는데요."

하지만 구제할 방법이 없었다.
그 회사에는 이미 *다른 외국인 노동자가 일하고 있었으니까.

*다른 외국인 노동자 : 다른 외국인 노동자가 일하고 있지 않더라도, 사표를 쓰고 떠나면 영구 귀국이므로 어차피 재입국이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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