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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TN 노사 관계 복원? 공은 배석규 사장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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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TN 노사 관계 복원? 공은 배석규 사장에게!

노종면 위원장 '조용한 사퇴'…"언론 장악 알리기에 큰 역할"

노종면 언론노조 YTN 지부장이 지난 23일 사퇴했다. 지난해 8월 당선된 이후 1년 5개월간 여론의 주목을 받으며 '낙하산' 구본홍 사장 반대 투쟁 등을 펼쳐 온 것에 비하면 의외라고 해도 좋을 '조용한' 사퇴다.

급작스러운 발표였지만 YTN 내부에서도 큰 동요는 없다. 노 전 위원장의 사퇴 발표 이후 YTN노동조합은 즉각 보궐 선거 체제로 들어섰고 보궐 집행부 후보로 유투권 기자, 김민 기자가 나섰다. YTN 노조는 7일까지 투표를 진행하고 이날 오후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교착'과 '대립' 오가는 노사 관계

배석규 사장 취임 이후 YTN 노사 관계는 '교착'을 거듭해왔다. 배석규 사장은 구본홍 전 사장의 사퇴 이후 사장 직무 대행으로 취임하자마자 '보도국장 추천제'를 일방적으로 폐기했고, 임장혁 <돌발영상> 전 팀장에게 대기발령 조치를 내려 조합원의 반발을 샀다.

현재 진행 중인 노사 간의 임단협도 공전을 거듭해왔다. YTN 사측 관계자는 "노사 간 임단협은 꾸준히 열리고 있다"고 항변했지만, 실질적인 내용에서 아무런 진전이 없다는 것이 노동조합 측의 설명이다. 노종면 전 위원장은 "임단협은 전혀 진척이 없다"며 "지금 YTN의 모든 문제는 노사 간에 알아서 풀면 되는 문제인데 경영진이 권력의 눈치를 보는지 막무가내로 회피하고 있다"고 말했다.

노 위원장은 "만약 경영진이 권력의 눈치를 보느라 기존의 집행부랑 타결을 짓지 못하는 것이라면 집행부를 바꿔서라도 임단협 등 노사 간 교섭을 타결 짓는 것이 유리한 선택이라고 판단했다"면서 "새로운 집행부가 구성되면 배석규 경영진은 더 이상 도망갈 이유가 없어진다"고 말했다.

'노사 관계 회복', 공은 배석규에게, 그러나…

차기 위원장 후보로 출마한 유투권 기자가 △사내 민주주의 회복 △공정방송위원회 강화 등을 전제로 "그 어떤 형식의 대화도 마다하지 않겠다"고 밝힌 것처럼 '노사 관계의 원칙 있는 복원'이 차기 집행부의 최대 과제인 셈. 노종면 전 위원장은 '사퇴' 카드를 통해 '노사 관계 복원'의 공을 배석규 사장에게 던진 것이다.

그러나 배 사장은 계속 '회사의 기강 확립'을 강조하며 강경한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 배 사장은 지난 4일 낸 신년사에서 "지난해 노조 집행부의 잘못된 행동에 강력하게 대응한 것은 생존을 지키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었다"면서 재차 노종면 전 위원장 집행부를 공격했다.

이어 배 사장은 "(회사의 경영 방침 가운데) 첫 번째는 조직의 안정화"라며 "그러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회사의 기강이 세워져야 하고 신상필벌의 원칙이 지켜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러한 회사의 기강 확립을 전제로 노사가 대립과 반목의 시각에서 벗어나 상생과 협력의 원칙을 공유해야 한다"면서 "새로 구성될 노조 집행부도 이 점을 유념해주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투쟁이 아니라 '노사관계 복원'이 필요할 때"

한편, 500일이 넘도록 '공정 방송 사수' 투쟁을 이어온 YTN노동조합이 노종면 전 위원장의 사퇴 이후 어떤 변화를 보일 것인가도 관심사다. 일단 위원장 후보로 출마한 유투권 기자는 노조의 공정방송추진위원회 부간사를 맡는 등 그간 투쟁에 동참해온 인물로 사실상 '노종면 집행부'를 계승하는 위치라고 할 수 있다.

유투권 기자는 "공정 방송의 기치를 높이 들었던 1년 반의 투쟁은 낙하산 사장의 사퇴와 공정 방송의 제도화라는 실질적인 성과로 이어졌다"며 "전임 집행부의 헌신이 없었으면 불가능했던 대역사였고 이는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분명한 사실"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그러나 공정 방송 투쟁 기간 동안 '투쟁의 상징'으로 떠오른 노종면 전 위원장 이후의 YTN 노조는 그 이전과 달라질 수밖에 없다. 노 전 위원장은 "내가 투쟁의 상징으로 되어 있는 것이 대외적으로는 모르나 대내적으로는 YTN노동조합에 별로 도움이 안된다고 판단했다"며 "사실상 실질적으로 할 수 없는 것이 없기 때문"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한 해직기자는 "지금 YTN노조에 필요한 것은 대단한 투쟁이 아니라 노사 관계 복원"이라며 "노 전 위원장의 사퇴는 회사에게는 해직자 문제에 매몰되지 말고 정상적인 노사 관계를 복원하라는 강력한 메시지이고 조합원들에게는 노동조합 활동을 보다 적극적으로 해달라는 요청인 셈"이라고 말했다.

"언론 장악의 문제를 전국민에게 알리는데 큰 역할"

앞으로 노종면 전 위원장은 평조합원으로 돌아가 해고무효 소송 등 법률 문제를 전담한다는 계획이다. 그는 자신의 사퇴가 2심으로 넘어간 '징계 무효 소송'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1심 판결 내용이 명확해서 상식적으로는 해고 무효 확정 판결이 나오리라고 믿지만 경영진과 대립하고 있는 노조의 대표라면 부정적인 판단을 할 수 있어 조금이라도 가능성을 높이는 차원"이라고 말했다.

최상재 전국언론노조 위원장은 "노종면 위원장은 긴 설명이 필요 없이 언론의 독립성, 언론 자유 투쟁의 상징이었고 언론 장악 문제를 전국민적으로 확산시키는데 큰 역할을 했다"면서 "국민들의 마음에 다가가는 진정성 있는 투쟁을 했기 때문에 YTN이 더욱 돋보였다. YTN이 강고하게 유지해온 투쟁력이 전체 언론인이 정권의 언론 장악을 상대로 싸우는 힘이 됐다"고 평가했다.

노종면 전 위원장의 전임인 현덕수 전 위원장은 "대단히 혼란스러운 상황에서 위원장으로 출마해 지난 1년 반 동안 부담스럽고 급박한 상황을 잘 제어해온 능력있는 위원장이었다"면서 "그가 있어 YTN 투쟁이 조합원들의 구심력을 잃지 않고 어려운 시기를 버텨왔다. 새로운 집행부 역시 노종면 집행부가 만들어놓은 탄탄한 토대를 기반으로 잘 해나갈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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