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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악마' 시각 안 바꾸면 한반도 정세 안정 요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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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악마' 시각 안 바꾸면 한반도 정세 안정 요원"

동북아평화학술포럼 한국회의…"한중·북중 관계 균형 발전해야"

"미국은 북핵 문제에서 가장 큰 책임을 지고 있다. 미국이 장기간 지속해 온 대북 고립·타격·봉쇄·비하의 입장과 태도는 북한이 국제환경에서 극도로 불리한 위치에 놓이게 했으며, 북한이 최대의 조치(핵실험)를 취함으로써 자신을 보호하게끔 압박했다."

12일 국회 의원회관에서는 민주정책연구원, 성공회대 민주주의연구소, 새세상연구소, 코리아연구원, 현대사연구소가 공동 주최한 동북아평화학술포럼 한국회의가 열렸다. 이 회의의 첫 번째 발표자로 나온 공칭동 중국 베이징(北京)대 교수는 북한 핵문제의 배경에 대해 미국 책임론을 강력히 제기해 눈길을 끌었다.

공칭동 교수는 '북핵 문제와 중국의 역할'이라는 발표문에서 "사실 1964년 중국이 처음으로 원자탄 실험에 성공하기 전후에 미국은 (현재 북한에게 취하는 것과) 유사한 입장을 중국에게도 취했다"라며 "미국의 그 같은 국제적 대처 방식은 사실상 약육강식이라는 밀림의 원칙을 확대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공 교수는 이어 "그것이 포함하고 있는 숨겨진 뜻은 핵무기가 없는 자는 핵무기를 가질 권리가 없고, 핵무기를 가진 자는 자연히 핵무기를 가질 권리가 있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 공칭동 베이징대 교수(왼쪽 첫번째) 발표 장면 ⓒ<민족21> 제공

또한 공 교수는 "2009년 다시 불거진 북핵 문제는 한반도의 정치적 긴장국면이 장기간 지속되면서 촉발된 것"이라며 "우리는 입장을 바꿔 한반도 인민의 처지에서 이런 장기간의 긴장국면이 사람들에게 가져오는 거대한 압력 및 심정을 이해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북핵 문제 발생과 이것이 가져오는 정치 변동에 대해서 중·미·러·일·남·북 6자 모두에게 책임이 있으며, 단순히 북한 일방만 질책해서는 안 된다"며 "이러한 일방적 질책은 단지 적대와 오해를 더할 뿐이고, 심지어는 결국 철저한 파멸로 치달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공 교수는 "지금 세게 주류 미디어는 '북한의 악마화'와 냉전 사고로 가득 차 있다"며 "이런 비정상적이고 비우호적인 태도를 바꾸지 않으면 한반도 정세의 안정은 요원하다. 만약 세계에 정말로 그 같은 악마의 국가가 존재한다면 모든 교섭과 대화는 무슨 의의가 있겠나"라고 말했다.

6자회담 재개와 관련해 공 교수는 "우선 중국과 미국이 공동으로 정확하고 평등하게 북한을 대하고 호의로써 호의를 대할 때 비로소 6자회담을 다시 열 수 있고 문제 해결의 실질적인 단계로 들어설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만약 한쪽에서는 북한에 대한 모용과 '악마화'를 지속하고 다른 한쪽에서는 북한이 먼저 대국의 뜻에 굴복할 것을 요구한다면, 어떠한 집권당과 지도자도 존중의 마음을 갖지 않고 일방적으로 양보하지도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북중관계에 대해 그는 "올해 북한에 대한 중국의 지지와 우호 정도가 약화된 것은 일정한 수준에서 북한 인민의 마음을 자극했다"며 "따라서 북한의 핵문제 발생에 대해서는 중국도 일정 정도 간접 책임을 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은 한편으로 남북 양국을 동등하게 대해야 한다"며 "한쪽의 쌍방관계 때문에 다른 쪽의 쌍방관계에 영향이 있어서는 안 된다. 중한관계와 중조(북)관계는 균형되고 건강하게 동시 발전을 이뤄야 하며, 이것으로 남북관계의 균형되고 건강한 발전을 촉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 동북아평화학술포럼은 이번 한국대회를 시작으로 2차 대회는 중국 칭화대와 사회과학원 주관으로 베이징에서 열리고, 3차 회의는 내년 상반기 북한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와 사회과학원 주관으로 평양에서 열릴 예정이다. ⓒ<민족21> 제공

정영철 서강대 공공정책대학원 교수는 북핵 문제에 있어서의 중국 역할론에 대해 "전통적인 북중관계나 중국의 국제적 위상 등에 비춰보면 중국의 역할이 중요함을 부정할 수 없다"면서도 그 주장이 가진 맹점을 지적했다.

정영철 교수는 "중국에 대한 미국 및 한국의 과도한 기대는 현실적으로 북한과의 직접 협상을 통해 문제를 풀지 못하는 자신들의 무능력에 대한 표출"이라며 "또한 과거 (북한을) 소련·중국의 위성국가 혹은 꼭두각시 국가라고 생각했던 냉전적 사고의 연장선에 있다"고 말했다.

정 교수는 이어 "한국이 한반도 문제의 당사자임을 주장하면서도 실제로는 중국의 역할에 과도한 기대를 표출하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다"며 "한국은 베이징을 경유해 평양과 대화하기보다 직접 평양과 대화할 수 있어야 한다. 그것이 당사자로서의 주장에도 부합하며 문제 해결에도 보다 가깝게 접근하는 것이다"고 강조했다.

성공회대 중국학과의 이남주 교수는 조(북)중관계가 긴밀해지면 남북관계나 한중관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통념을 반박했다.

이남주 교수는 "한국과 중국의 전략적 목표가 완전히 일치될 수 없기 때문에 조중관계의 발전을 우려할 수 있지만, (조중관계가) 한중관계와 남북관계를 직접적으로 위협할 문제는 아니다"라며 "오히려 조중관계의 발전으로 장기적으로 북한이 대외 개방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핵문제에 대한 전략적 결단을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줄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이어 "남한에 더 중요한 것은 조중협력의 진전에 대해 개방적인 태도를 취하고 이를 남북관계, 한중관계의 발전과 연계시킬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전략을 만들어 내는 것"이라며 "조중 경제협력 자체가 문제가 아니라 남한이 북·중·러·한 경제협력에 소극적인 게 문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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