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과 라오스 접경에 농카이라고 *세계적으로 유명한 휴양 도시가 있다. 농카이 앞에는 메콩강이 흐르는데, 강 너머가 바로 라오스 수도인 *비엔티안이다.
이 농카이 앞의 메콩강에서 매년 10월 7일에서 8일 사이에 한 가지 신기한 현상이 일어난다. 강물 속에서 새빨간 불꽃이 솟아나와 하늘로 올라가는 것이다.
그 광경을 못 본 사람들은
"설마, 그럴 리가?"
하고 의심하지만, 본 사람들 중에는 용이 불을 뿜는 것으로 믿는 이들이 많다. 지금은 의심보다는 용이 우세한 상황이다. 용을 취재하러 우리나라 TV에서도 취재를 갔을 정도니까.
우동(가명)은 불꽃을 보았을 뿐 아니라 용을 믿는 사람 중 하나다. 바로 농카이 출신이니까.
<농카이의 불꽃>처럼 이글이글 타는 눈을 가진 우동은 한국에 온 지 2년 반이 다 되어간다.
그는 얼마 전 플라스틱 재료를 염색하는 공장에서 1달 20일을 일하고 그만두었다. 그러나 20일치 임금을 못 받았다. 얼마 안 되는 금액인데 왜 못 받았을까? 지금부터 그 얘기를 하겠다. 아래 내용은 우동의 진술을 그대로 옮긴 것이다.
우동은 괴로웠다. 왜냐하면 트럭을 모는 한국인 기사 아저씨에게 심하게 미움을 받았기 때문이다. 기사 아저씨는 우동을 비롯한 태국 노동자 5명에게 수시로 화를 내며 욕을 하곤 했는데 유독 우동에게는 더했다.
기사 아저씨가 태국인을 싫어하는 데는 이유가 있었다.
1. 인사성이 없다. 아저씨는 수시로 말했다. 왜 나이 먹은 나한테 인사를 안 하냐고.
2. 기숙사 방 청소가 엉망이다.
3. 불량을 많이 낸다.
기사 아저씨는 그냥 운전기사가 아니라 젊은 사장님의 몸을 받아 일하는 일종의 직무 대행의 성격을 띠고 있어 힘이 셌다. 힘센 사람의 미움을 받으면 얼마나 힘든가! 우동은 견디다 못해 사장님에게 고해 바쳤다.
"기사 아저씨 욕해서 싫어요. 직장 바꿔주세요."
뜻밖에도 사장님은 우동을 순순히 풀어주었다. 사장님은 왜 우동을 풀어주었을까? <쓸모없는 놈>이라는 기사 아저씨의 말을 믿었기 때문이다.
우동은 기사 아저씨의 말대로 과연 쓸모없는 놈인가?
절대로 그렇지 않다.
왜냐하면 우동은 농카이에 있는 공과대학을 졸업한 기술자이기 때문이다. 태국 사람 중에서 공대 출신 찾기가 어디 그리 쉬운가?
우동은 기사 아저씨에게 찍혀서 쓸모없는 놈이 된 것이다. 그래서 임금 20일치도 질질 끌며 안 주는 것이고.
어쨌든 우동은 위와 같이 진술했다.
하지만 한편 말 듣고 재판 못하는 법이니까, 사장님 말도 들어봐야 할 것 아닌가?
*세계적으로 유명한 휴양도시 : 유엔에서 세계적인 휴양도시 15곳을 선정 발표한 적이 있다. 아시아에선 태국의 농카이와 인도네시아의 발리, 두 곳만 선정돠었다.
*비엔티안 : 라오스 말로는 위앙짠이다. 위앙짠을 프랑스 글자로 옮기고 이것을 다시 미국식으로 발음하면 비엔티안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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