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언론노조, 한국진보연대, 언론개혁시민연대, 민주언론시민연합 등 시민·사회단체는 이날 서울 세종로 프레스센터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평화적인 단식 농성을 불법 집회라 우기며 탄압하는 것은 헌법을 무시한 기본권 침해이자 권력의 횡포"라고 규탄했다.
"민가협 어머니들의 격려 방문도 '불법 집회'라는 경찰"
전국언론노조는 "최상재 위원장의 단식 농성은 '1인 시위'로 진행됐다"며 경찰을 강하게 비판했다. 탁종렬 언론노조 조직국장은 "경찰의 '진압' 경고에 언론노조는 최상재 위원장과 동조 단식하던 이들의 해산을 결정했고, 심지어는 민가협 어머니들의 격려 방문을 두고도 '시위'라고 주장해 이들도 이동해달라고 부탁하기까지 했다"며 "그러나 경찰은 1시 53분께 최상재 위원장과 박석운 대표를 연행해갔다"고 비판했다.
또 언론노조가 집회 신고를 내려고 했지만 이미 서울신문사가 12월 3일까지 집회 신고를 해놓아 불가능한 상태였다는 설명이다. 탁 조직국장은 "프레스센터 앞에서 서울신문사가 집회를 연 적은 한번도 없다. 경찰은 허위 신고를 차단할 생각은 하지 않고 언론노조의 집회 신청을 거부했다"며 서울신문사를 두고 "빨리 위장 집회 신고를 철회하라. 그러고도 언론의 자유를 운운할 수 있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언론노조는 지난 5일 최상재 위원장에 대한 연행 시도를 두고 남대문경찰서 박창호 경비과장을 직권남용, 불법체포, 특수 절도 등의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고소한 상태. 탁종렬 국장은 "이번 연행은 경비과장 고소에 따른 감정적인 대응에 불과하다"면서 "동시에 미디어 법 반대 여론 확산을 두려워하는 것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 "최상재 언론노조 위원장 즉각 석방하라" 기자회견. ⓒ프레시안 |
"헌법재판소가 국회에 면죄부를 주니 경찰도 불법난동"
이날 기자회견에서 김순기 전국언론노조 수석 부위원장은 "최상재 위원장의 단식이 옳다는 시민사회의 격려 방문이 불법 집회라면 국민들이 걸어가며 정치적 의견을 나누는 것 또한 불법 집회가 되어야 할 것"이라며 "언론노조는 최상재 위원장을 이어서 단식 농성을 이어갈 것"이라고 비판했다.
김영호 언론광장 공동대표는 "어느 민주국가에서 단식 투쟁한다고 잡아가느냐"며 "시민들이 먹고 마시는 것도 경찰이 결정하겠다는 것인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영호 대표는 "헌법재판소가 국회의장의 불법·날치기 처리에 면죄부를 주니 경찰마저 불법 난동을 벌이는 것"이라며 "시민들이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의현 민주노총 부위원장은 "어처구니가 없는 사건이지만 현재의 사회 현실을 볼 때 특별한 사안이 아닐 수도 있다"며 "대통령과 여당 정치인, 검찰, 법원 등 국가 권력기구가 앞장서 민주주의의 근간을 허무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강실 한국진보연대 대표는 "단식 농성마저 용납하지 못하는 나라를 '민주주의'라고 말할 수 없음에 공감한다"며 "이 나라는 독재도 넘어서고 있다"고 비판했다.
양문석 언론개혁시민연대 사무총장은 "음주운전으로 도로를 엉망으로 만드는 사람을 잡아가라고 항의하는 시민을 경찰이 잡아가는 꼴"이라며 "헌법을 지키지 않는 한나라당은 아무도 잡아가지 않는다. 헌법을 지키지 않는 대통령에게 누구도 구속영장을 청구하지 않는다. 대신 헌법을 지키라는 사람을 향해 체포와 구금과 해고와 징계가 떨어지고 있다"고 비판했다.
김유진 민주언론시민연합 사무처장은 "대통령은 입만 열면 거짓말을 하고 국무총리는 '731부대가 항일 독립군이냐'고 하고, 검찰총장은 500만 원 경품 추첨을 하고, 헌법재판소는 온 국민의 조롱거리가 되는 시대에 이명박 정권의 상식은 국민이 옳은 말을 하면 무조건 잡아가는 것"이라며 "경찰은 온 시민사회에 언론악법 투쟁 끝까지 해달라는 메시지를 전해줬다. 끝까지 싸우겠다"고 강조했다.
항의 단식 농성 줄이어…경찰 '연행' 무리수 계속?
전국언론노조는 5시 서울지역 지·본부 대표자 회의를 소집해 대응책을 논의한다는 방침이다. 언론노조는 경비과장을 고소한데 이어 남대문 경찰서장과 서울지방경찰청에 대해서도 같은 혐의로 고소하겠다는 계획이다.
현재 프레스센터 앞에는 경찰의 강제 연행에 항의하는 시민·사회단체의 자발적인 단식 농성이 뒤따르고 있다. 오후 4시 현재 양문석 언론연대 사무총장과 김유진 민언련 사무처장 등이 연좌 농성을 벌이고 있고 경찰은 이들에 대해서도 연달아 해산 명령을 내리고 있어 또다시 긴장이 감돌고 있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