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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남미의 유로화' 수크레의 파괴력은?

'반미전사' 차베스 "수크레 도입으로 美제국주의에 맞설 수 있게 됐다"

'반미 전사'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은 지난 2004년 12월 '원로 반미전사' 피델 카스트로(당시 쿠바의 최고지도자)와 함께 좌파정권이 들어선 중남미 9개 국가를 회원으로 하는 지역연합체 ALBA('미주(美州)를 위한 볼리바르 동맹')를 결성했다.

ALBA는 미국이 주도하는 미주자유무역지대(FTAA)에 대항하는 경제공동체적 성격이 강하다. ALBA 회원국에는 베네수엘라와 쿠바, 볼리비아, 니카라과, 온두라스, 도미니카공화국, 에콰도르, 세인트 빈센트, 안티구아 바부다가 포함돼 있다.

중남미에 '반미 통화' 등장

최근 ALBA 결성 5년만에 이 회원국들은 내년부터 자체 무역결제 수단으로 가상통화인 수크레(Sucre)를 사용하기로 합의했다. 회원국들은 전산 결제를 통해 수크레를 인도받고, 무역 상대방으로부터 받은 수크레를 정해진 환율에 따라 자국 통화로 인출하는 지역결제시스템이다.

▲ 지난 17일 볼리비아 코차밤바에서 열린 ALBA 정상회의 무대에서 기자들의 질문 세례를 받는 차베스 대통령. ⓒ로이터=뉴시스

수크레는 19세기 스페인으로부터 베네수엘라의 독립할 당시 독립영웅 호세 안토니오 수크레의 이름이자 에콰도르가 2000년 미국 달러화를 자국통화로 도입하기 전까지 사용했던 통화의 이름이기도 하다.

이런 '수크레'의 의미가 상징하듯 수크레 도입으로 ALBA 회원국들은 달러화 및 유로화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고, 환차손을 방지하는 동시에 중남미 국가의 경제·통화 주권을 확보한다는 기대를 갖고 있다.

수크레. 유로화 수준으로 진화할 수 있을까

수크레는 아직 가상통화이지만, 유로화와 같은 단일 통화로 발전시키고, 장기적으로는 미국이나 유럽연합(EU)과 같은 역외 국가와의 무역거래에서도 결제 수단으로 만든다는 구상도 논의되고 있다. 에보 모랄레스 볼리비아 대통령은 일정 기간 수크레를 사용한 뒤 새로운 단일통화 '파차'(볼리비아어로 땅이라는 뜻)를 창설하자고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수크레의 출현은 기축통화로서 독점적인 지위를 누려온 달러의 위상에 긍정적인 소식은 아니다. 차베스 대통령은 수크레의 도입으로 "미국의 제국주의에 맞설 수 있게 됐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하지만 달러 약세에 얼마나 타격을 줄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관측이 엇갈리고 있다. ALBA 회원국의 경제 규모가 미국이나 EU 등에 비해 턱없이 작기 때문이다.

그러나 수크레 출범 소식을 다른 움직임들과 결합할 경우 그 의미는 작지 않다. 비근한 예로 베네수엘라를 비롯한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국 사이에서도 석유 대금 결제시 달러로 결제하지 않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으며, 이란과 러시아 등 기타 산유국들도 이에 동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지난 6일 영국의 <인디펜던트>가 보도했듯, 중동의 산유국들이 중국 등과 함께 석유 결제 통화로 달러를 배제하고 위안화, 엔화, 금 등으로 구성된 통화 바스켓으로 대체하기 위해 비밀회의를 진행해 왔다는 소식 등 장기적으로 달러 약세를 예고하는 움직임이 잇따르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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