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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면조 같은 월가', 이번엔 대규모 내부자 거래 적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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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면조 같은 월가', 이번엔 대규모 내부자 거래 적발

2009년 美 재정적자, 월가 구제하느라 전년 대비 3배 급증

미국발 금융위기 과정에서 드러난 사실 중 하나는 월스트리트의 유명 투자자들의 최대 성공비결은 합법 또는 불법 '사기술'이었다는 점이다.

나스닥 회장까지 지낸 버나드 매도프가 수십년간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수익률을 자랑하며 유명인사들의 자금을 끌어모았던 것이 '돌려막기'였다는 사실이 드러난데 이어, 이번에는 1980년대 이후 최대 내부자 거래 사건이 적발됐다.

16일(현지시간) 미국 연방검찰 당국은 라즈 라자라트남(헤지펀드 갤리온 그룹 설립자이자 회장)과 IBM, 인텔, 맥킨지 등 다국적 기업 고위 경영진들이 가담한 내부자 거래 사건을 적발해, 관련자 6명을 증권사기 등의 혐의로 체포했다고 밝혔다. 헤지펀드가 포함된 내부자 거래로는 사상 최대 규모이며, 라자라트남은 보유재산이 15억 달러에 달해 <포브스> 선정 올해 세계 부자랭킹 559위에 오른 투자자다.
▲ 월가의 유명 투자가 라즈 라자라트남(가운데)이 지난 16일 증권사기 등의 혐의로 FBI 수사관들에게 의해 연행되고 있다. ⓒ로이터=뉴시스

이들은 지난 2006~2007년에 걸쳐 직무상 알게 된 미공개 정보를 이용해 구글, IBM, 썬마이크로시스템즈, 힐튼 등의 주식을 매매, 2000만 달러의 부당이익을 얻은 혐의를 받고 있다. 국제신용평가사인 무디스의 한 애널리스트도 1만 달러를 받고 정보를 제공한 혐의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WSJ "월가의 내부자거래는 공공연한 비밀"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기업 비밀 정보를 이용하는 내부자거래는 월가의 공공연한 비밀 관행으로 이뤄져 오고 있었으며, 헤지펀드들은 애널리스트들을 동원해 이러한 정보를 취득해 수익을 얻어왔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프리트 바라라 연방검사는 이번 불법 내부자 거래 사건을 수사하기 위해 같은 유형의 사건으로는 처음으로 법원 허가를 받아 도청테이프가 증거확보에 사용됐다고 밝혔다. 도청 수사는 지금까지 주로 조직범죄 검거에 활용돼 왔다.

월가에 만연한 내부자거래 중 라자라트남이 연루된 사건이 이처럼 특별수사 대상이 된 배경에는 정치적 이유가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까닭이 여기에 있다. 실제로 라자라트남은 스리랑카 출신으로, 스리랑카의 반군조직인 타밀 타이거 그룹에 자금을 지원해온 혐의로 최근 미 사법당국으로부터 집중 감시를 받아온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미국증권거래위원회(SEC)는 "투자가로 명성을 날린 라자라트남의 성공 비결이 뛰어난 투자전략 때문이 아니었음이 드러났다"면서" 내부자 거래를 통해 2500만 달러 이상의 불법 수익을 올린 이들 관련자들에게 민사소송을 제기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불법적인 사기술 때문에 사법처리를 받게 됐지만, 금융규제법 자체를 무력화시키며 온갖 탈법을 저지른 월가의 경영진들은 대부분이 막대한 성과급을 노려 무리한 자산운용을 일삼은 '합법적 사기꾼'들이었다.

불법이건 합법이건 이처럼 사기술에 의해 급격히 팽창한 금융산업은 언젠가 붕괴를 겪게 마련이다. 이때문에 최근 내한 강연한 <블랙스완>의 저자 나심 탈레브 뉴욕대 교수는 "이번 금융위기는 블랙스완이 아니라 칠면조의 모습"이라고 꼬집었다.

탈레브 교수가 제시한 블랙스완이라는 개념은 검은 백조처럼 과거 경험상 예측하기가 거의 불가능한 사건을 말한다. 하지만 추수감사절을 앞두고 조만간 파티상에 오를 칠면조가 맛있는 모이를 받아먹게 되자 자신이 사랑받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처럼, 월가는 이번 위기에 칠면조와 같은 어리석음을 보였다는것이다.

하지만 어리석기는 미국의 정부도 마찬가지다. 이런 월가를 구제하겠다며 막대한 공적자금을 투입했다. 그 결과 지난 2009 회계연도 미국의 재정적자는 1조 4200억 달러로 전년 대비 3배나 늘어났다. 9620억 달러나 늘어난 이유에는 경기부양 명분의 자금도 있지만 상당부분이 월가에 투입됐다. 게다가 오바마 행정부는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는다면 향후 10년간 재정적자가 총 9.1조 달러에 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렇다면 오바마 행정부가 말하는 '적절한 조치'는 무엇을 뜻할까. 달러 가치 하락과 통화량 남발에 의한 인플레이션이 불가피하다는 의미로 해석하는 학자들이 적지 않다.

"향후 2~5년 사이 유로화 대비 달러 가치 20% 하락"

닐 퍼거슨 하버드대 교수도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약달러는 현재 미국이 안고 있는 문제를 푸는 데 가장 간단한 해결책"이라면서 "향후 2~5년 사이 달러화는 유로화 대비 20% 가량 가치가 떨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유로-달러 환율은 지난해 7월15일 1.6039달러까지 치솟으며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으며, 지난해말 금융위기 이후 달러가 안전자산으로 선호되면서 환율이 내려갔으나 최근 1.5달러 선이 위협받고 있다.

이처럼 달러 약세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금과 원유 등 원자재 시장은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국제 금값은 사상 최고가인 온스당 1050달러 선까지 올랐고, 배럴당 30달러선까지 떨어졌던 국제유가는 최근 7 거래일 연속 상승하면서 지난 주말 배럴당 78달러선까지 올랐다.

사흘만에 1만선 붕괴된 다우지수

반면, 1만선을 하향 이탈한지 1년만에, 그리고 10년만에 1만선을 상향 돌파하며 일각에서 경기 회복 기대감의 근거로 내세웠던 다우존스 지수는 뱅크오브아메리카(BoA), 제너럴일렉트릭(GE)등 미국 주요 기업들의 실적 부진과 소비심리 하락 등의 영향으로 사흘만에 다시 1만선이 붕괴했다. 지난 주말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지수는 전날보다 67.03 포인트(0.67%) 내린 9995.91을 기록했다.

특히 이날 지수 하락 요인으로는 미국의 진정한 경기회복을 가늠케 하는 소비심리가 개선될 것이라는 시장의 전망이 반대로 나타난 충격이 컸던 점이 꼽혔다. 미시간대학의 10월 소비자신뢰지수는 69.4로 전달 대비 4.1이라는 큰 폭의 감소세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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