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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러의 덫'에 갇힌 중국, 유럽이나 일본 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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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러의 덫'에 갇힌 중국, 유럽이나 일본 꼴 난다?

로고프 "중국, 달러 가치 하락으로 잃은 게 가장 많은 나라"

영국 <인디펜던트>의 '달러의 종말' 보도 이후 국제 금값이 사상 최고치 행진을 거듭하고 있는 반면 달러는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하지만 버락 오바마 미국 행정부는 겉으로는 강달러 정책을 표방하면서도 내심 달러 가치 하락을 즐기고 있다는 관측이 무성하다.(☞관련 기사:<인디펜던트> "아랍, 원유 결제 달러 사용 중단 계획")

사실 달러 가치 하락은 인플레이션과 함께 12조 달러에 달하는 미국의 국가채무 부담을 줄이는 '묘약'이라는 점에서 이런 관측은 설득력이 있다.

금융계 일각에서는 중국을 겨냥해 사실상 '제2의 플라자합의'에 가까운 위안화 절상 요구가 거세질 것이라는 예상도 하고 있다.
▲달러의 위기 속에 중국의 위안화는 갈수록 거세지는 평가절상 압력에 놓여있다. ⓒ연합뉴스

'플라자 합의'란 1985년 9월 뉴욕 플라자호텔에서 체결된 달러 환율에 대한 국제적 합의를 가리킨다. 특히 미국과의 거래에서 막대한 무역흑자를 거두고 있던 일본에게 달러당 240엔의 엔화 환율을 2년후인 1987년 달러당 120엔으로 평가절상하는 합의가 이뤄졌다.

1989년 부동산 거품 붕괴로 시작된 일본의 장기불황은 미국이 살기 위해 일본에게 '플라자 합의'를 강요한 데 따른 예정된 경제파탄이라는 분석도 있다.

로고프 "이대로 가면 중국의 외환보유고, 5~10년 뒤 4조 달러" 경고

이와 관련,국제통화기금(IMF) 수석 이코노미스트를 지낸 케네스 로고프 하버드대 교수는 최근 '중국의 달러 문제(China's Dollar Problem)'라는 글을 통해, 달러 가치 하락이 불가피한 상황에서 중국은 수출을 위해 위안화 환율을 유지하려는 노선을 포기할 수밖에 없는 형편이라면서 사실상 위안화 평가절상을 압박해 주목된다.

이 글에서 우선 로고프 교수는 "중국은 언제까지나 달러를 쌓아둘 수 없다는 것을 언제 깨달을 것이냐"면서 "중국의 외환보유고가 이미 2조 달러가 넘는데, 5년 내지 10년 뒤 4조 달러가 되는 것을 정말 원하느냐"고 반문했다.

1970년대 달러 가치 하락에 타격받은 유럽

이어 로고프 교수는 1970년대 유럽이 겪은 낭패를 중국이 되풀이 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1950대와 1960년대 유럽은 오늘날 중국처럼 수출을 위해 달러에 대한 환율을 고정하려고 미국 재무부 채권을 막대하게 축적했다.

하지만 1970년대 베트남 전쟁 비용, 오일 쇼크 등으로 인플레이션이 극심해지자 유럽이 보유한 달러의 구매력은 큰 타격을 받았다.

로고프 교수는 "달러 가치 하락으로 가장 잃을 것이 많은 나라는 중국"이라면서 "지금까지 수출 시장 위주의 노선을 내수에 기반한 성장 전략으로 전환하지 못할 이유가 없다"고 주장했다.

미국은 국내총생산(GDP)의 70%를 소비가 차지하고 있는 것과 비교하면 GDP 대비 35%에 불과한 중국의 내수 시장은 성장할 여지가 풍부하다는 것이다.

로고프 교수는 "중국의 지도부도 막대한 미국 재무부 채권 보유가 문제라는 것을 분명히 인식하고 있다"면서 "그렇지 않다면 달러를 대체할 기축통화를 공개적으로 촉구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로고프 교수는 "달러의 위기는 당장 일어나는 것은 아니지만 향후 5년 내지 10년에 걸쳐 중대한 리스크라는 것은 분명하다"면서 "이런 사태가 일어날 때 중국은 4조 달러를 껴안고 있기를 바라지 않을 것"이라면서 "피츠버그에서 열린 G20 정상회의 이후 어젠다를 주도하는 것은 중국에게 달렸다"고 강조했다.

국제환율체제의 '질서 있는 변화' 가능할까

이미 향후 10년 후 중국의 위안화는 60% 정도의 평가절상은 불가피하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중국은 지난 2005년 7월 변동환율제의 일종인 통화바스켓제도를 도입했지만 지난해 7월 이후 위안화는 달러에 대해 6.82∼6.83위안에 묶인 사실상 고정환율제처럼 운영되고 있다.

하지만 중국의 GDP(연평균 8% 성장 조건)는 2020년까지 약 75.7조 위안(현재 환율로 약 11조 달러)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는 점에서 고정환율제가 붕괴되는 것은 시간문제다.

이에 따라 달러 가치가 급격히 하락하지 않는다면 달러에 대한 위안화 환율은 이 기간에 연평균 4.5%의 절상 속도로 60%(달러당 4.2 위안 수준) 이상 절상된다는 것이다.

문제는 달러 가치는 서서히 하락하고 위안화는 서서히 절상되는 '질서 있는 변화'가 가능하냐는 것이다.

비관론자들은 미국과 중국 모두 엄청난 부실을 안고 있거나 부실이 터질 수밖에 없는 '골병 든 경제체제'이기 때문에 국제환율체제가 급격히 붕괴하는 사태를 경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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