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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스텔女' 이춘호 EBS 이사장의 승승장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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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오피스텔女' 이춘호 EBS 이사장의 승승장구

[기자의 눈] '친서민·중도 실용'의 실체를 보려면?

이해하기는 어렵지 않다. 기껏 '친서민·중도 실용'으로 얼굴을 바꿨지만 구성원까지 물갈이를 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그것도 당사자가 "'서울시 인수위' 시절부터 이명박 대통령이 인연을 맺어온 대표적 여성 인맥"인데다 김윤옥 여사와 절친한 동갑내기 친구인 다음에야.

본인은 이렇게 생각할지 모른다. 아깝게 여성부 장관 후보에서 낙마하지 않았더라면.

"서초동 오피스텔은 건강검진에서 유방암이 아니라는 판정이 나오자 남편이 감사하다며 기념으로 사준 것이다. 일산 오피스텔은 친구에게 놀러 갔다가 사라고 해서 대출받아 산 것이다."

이 발언이 그렇게 인기를 끌지 않았더라면 지금처럼 '이사'에 '이사'를 이어가지 않았을 텐데.

신임 EBS 이사장이 된 이춘호 이사 이야기다. 그가 누구인가. '강부자-고소영 내각'으로 불리던 이명박 정부 초대 장관 후보자 가운데 총 49억 원 여의 부동산 40건을 보유하고 있는 '대표 부동산 부자'이자, 청문회 과정에서 오피스텔을 소재로한 '국민 농담'을 만들어낸 감각있는 전 여성부 장관 후보자이기도 했다.

본인은 '국무위원'이 되지 못한 것이 못내 아쉽겠지만 그의 이력은 충분히 화려하다. 여성부 장관 후보에서 낙마할 당시에도 그는 한국자유연맹 부총재, 서울시 여성위원장, 서울 문화재단 이사와 함께 KBS 이사를 맡고 있었다.

올해엔 KBS 이사직을 마치자마자 EBS 이사로 선임됐고 호선에서 이사장으로 선출됐다. KBS 이사로 재직하면서 '겸직' 논란에도 불구하고 KT 사외이사를 맡고 있었고, 이번 EBS 이사 지원에는 사회복지공동모금회 이사로서 시민·사회단체 몫으로 추천됐다.

아무리 그의 이력을 뜯어봐도 한국의 대표적인 공영방송인 KBS와 EBS 이사를 연달아 맡을 만큼 방송에 대한 식견이 있는지 의문이다. 여성계 대표로서 KBS가 방송에서 '성평등'을 구현하는 데 어떤 기여를 했는지도 아리송하다. 오히려 KBS 이사로 있을 때 부동산 투기 의혹과 정연주 전 KBS 사장 해임에 찬성표를 던져 논란을 일으켰던 장본인이었다.

그가 EBS 이사, 더 나아가 EBS 이사장에 적합한지도 의문이다. 특히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이 EBS 이사진을 선임하며 "국민들이 사교육비 때문에 겪는 고통"을 강조하며 "이를 해결하기 위한 비전 있고 정상적인 팀"을 강조했던 것을 생각해도 그의 발탁은 미스테리다.

최시중 위원장은 과연 '오피스텔'을 선물로 주고받는 부부가 '사교육비'가 주는 가계 부담을 고민한 적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 것일까. EBS를 '칠판 방송'으로 만들겠다는 왜곡된 시각의 문제는 제쳐두더라도 '사교육비 해결'을 강조하던 최 위원장의 목표가 이 이사장과 어떻게 결합이 될 수 있는 것일까.

최 위원장은 24일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에서 "EBS이사들이 호선에서 투표로 결정한 것"이라며 "이 이사장은 교육학으로 박사를 받았고 그동안 사회 봉사활동을 한 분"이라고 이 이사장을 보호했다. 그는 "부동산 문제는 어떻게 접근하느냐에 따라 시각의 차이가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러나 그의 해명은 "투기 의혹으로 공직에서 낙마한 인사를 다른 기관도 아니고 교육방송 이사장에 선임하면 국민들이 어떻게 생각하겠느냐", "도덕적으로 문제가 있는 사람이 EBS 이사장이 되면 교육이 제대로 이뤄질 수 있겠느냐"는 질타에 답변이 되지 못했다.

이쯤되면 미스테리다. 기껏 '친서민·중도 실용'을 내세운 정부가 '강부자 대표'를 다시 EBS 이사장에 중용한 것도 그렇고 KBS나 EBS 이사를 연달아 맡고 그외에도 무수한 '이사' 이력을 갖고 있는 이춘호 이사장의 능력도 불가사의하다.

다만 일각에서는 한 장의 사진으로 그의 능력을 설명하기도 한다. 이 이사장이 김윤옥 여사와 쇼핑백을 들고 걸어가는 사진인데, 설마 '친분'과 '쇼핑' 능력으로 이렇게 중용되고 있는 것은, 절대 아닐 것이다.

▲ 인터넷 포털사이트에는 이춘호 신임 EBS 이사장(왼쪽)과 김윤옥 여사가 함께 다니는 사진이 올라와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둘은 오랜 동갑내기 친구 사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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