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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비니 "스태그디플레이션이나 스태그플레이션 도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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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비니 "스태그디플레이션이나 스태그플레이션 도래"

"U자형 경기회복 이후 더블딥 가능성 높다" 경고

단기적인 주가 변동을 경기변동의 주요 근거로 내세우거나 이런 주장을 믿는 수준이라면 누리엘 루비니 뉴욕대 교수의 경고를 무시할 수 있을 것이다.

증시에 자금이 몰리길 바라는 이해관계자들이 코스피 지수가 13개월 만에 1600선을 넘어서고, 다우지수가 9500선을 회복했다는 것을 '경기회복의 뚜렷한 증거'라고 환호하는 요즘, 루비니 교수는 또다시 찬물을 끼얹었다.

"대공황 2.0은 일단 피했지만, 조만간 또다시 올지 모른다"는 폴 크루그먼 프린스턴대 교수의 최근 경고보다 더 섬뜩힌 전망을 내놓은 것이다.
▲ 누리엘 루비니 뉴욕대 교수. ⓒ로이터=뉴시스

루비니 교수가 금융위기에 관한 한 현존 최고의 권위자가 된 것은 지난 2004년 금융위기 도래를 예언자처럼 전망한 것이 들어맞으면부터였다.

당시에도 그의 강연에 참석했던 대부분의 사람들이 비웃었지만, 그의 예언은 그 당시에도 남달랐다. 향후 금융위기가 12단계에 걸쳐 일어나고, 왜 그렇게 전개될 수밖에 없는지 구체적인 근거를 제시했다.

루비니 교수의 예측은 대부분의 학자들처럼 조건에 따른 여러 가지 시나리오를 나열하는 것이 아니라, 이른바 '결정론적인 전망'이다.

구체적인 요인들을 제시하고 이런 요인들로 인해 일정기간이 지나면 특정한 결과가 나타날 수밖에 없다는 식이다. 따라서 그는 스스로에 대해 흔히 말하는 '비관론자'가 아니라 '현실론자'라고 항변한다.

물론 그가 예상치 못한 변수에 의해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 하지만 그가 금융위기를 예언한 이후 상당히 구체적인 단계마저 모두 그의 전망대로 사태가 진행돼 왔다는 점에서 현재 그는 '예언자'의 반열에 올라있다.

24일(현재시간) 영국의 <파이낸셜타임스>, 미국의 <블룸버그>, <AP> 통신 등 주요 언론들은 루비니 교수의 최근 전망을 다음과 같이 전하고 있다.

"더블딥 형태의 경기침체 겪을 위험 아주 크다"

현행 글로벌 금융위기를 정확하게 예측한 루비니 교수는 '더블딥(이중침체, 경기 상승 후 재하강)' 형태의 경기침체를 겪을 위험이 아주 큰 것으로 보고 있다.

루비니 교수는 "지난 2008년 4분기와 2009년 1분기 대부분의 선진국 경제는 대공황 초기 때의 GDP 급감과 비슷할 정도로 위축되고 있었다"면서 "지난해말 정책결정자들은 뒤늦게나마 각종 수단을 총동원하기 시작했다"고 회고했다.

이어 그는 "이러한 노력은 효과를 발휘해 경기 추락이 완화됐다"면서 "하지만 다음 3가지 문제가 논쟁거리로 남아있다"고 말했다. 글로벌 경기침체가 언제 끝날 것인가? 경기회복의 형태는 어떤 것일까? 경기침체의 재발 위험은 있는가?

첫번째 질문에 대해 그는 "글로벌 경제는 2009년 하반기에 바닥을 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글로벌 경제는 대공황 이후 최악의 경기침체와 금융위기로부터 이미 바닥을 치기 시작했다면서도, 미국과 영국, 그리고 일부 유럽국가(스페인, 이탈리아), 동유럽 신흥경제국들은 올해말 이전에 '공식적인 경기침체 종료'를 보지 못할 것이라고 내다보았다.

반면 그는 프랑스, 독일, 호주, 일본, 그리고 신흥시장(중국, 인도, 브라질, 그리고 아시아와 라틴아메리카의 다른 나라들)에서는 경기회복이 이미 시작된 것으로 보았다.

두번째 질문에 대해, 그는 미국과 유럽경제는 최소한 2년 이상 지지부진한 성장세를 면치 못할 것으로 전망했다.

"재고 효과에 의한 반짝 성장 이후 지지부진"

루비니 교수는 "재고와 생산 수준이 공황 수준으로 떨어진 뒤에 회복하면서 2분기 정도 빠른 성장세를 보이겠지만, 이후 지지부진한 성장이 이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처럼 루비니 교수는 경기회복의 형태가 U자 모양으로 지지부진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그는 경기회복이 V자 모양의 가파른 회복세를 보일 수 없는 이유에 대해 "실업률 상승, 여전히 '심각하게 손상된' 글로벌 금융시스템, 그리고 빈약한 기업 실적 때문"이라고 말했다.

세번째 질문에 대한 그의 답변은 심각하다. 그가 세계 각 국의 정책결정자들이 또다시 경기침체에 빠지는 것을 막기 위한 수단이 없다고 경고한 것이다.이미 불황을 피하기 위해 대대적인 경기부양책을 썼지만, 이를 유지하건 거둬들이건 다시 불황에 빠져드는 것을 막을 수 없다는 것이다.

정책결정자들, 출구전략 딜레마에 빠져있다

루비니 교수에 따르면, 만일 정책결정자들이 이른바 '출구전략'을 선택해 증세나 지출삭감으로 재정적자를 통제하려다가는 경기회복의 싹을 훼손할 수 있다. 반대로 대규모 재정적자를 방치하면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채권가격이 하락하고 대출금리가 상승해 경제성장이 위축된다는 것이다.

루비니 교수는 에너지, 식품, 석유 등 원자재 가격 상승도 또다른 공황을 우려하는 이유라고 지적했다. 현재 이들 원자재 가격은 실물경제 상황에 비추어 볼 때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으며, 투기나 지나친 유동성에 의해 형성된 인위적으로 높은 수요 탓에 더욱 상승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투기로 인해 국제유가를 배럴 당 100달러 수준으로 가파르게 상승한다면, 글로벌 경제는 또다른 충격을 견대내지 못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결국 출구전략을 선택하면 경기침체와 디플레이션이 결합된 '스태그디플레이션'에 빠지고, 재정적자를 유지하면 저성장 고물가를 뜻하는 '스태그플레이션'에 빠지게 된다는 것이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이때문에, "몇 달 전만 해도 미국 정부는 또다른 '1929년'(대공황)을 우려했으나 이제는 '1937년'(더블 딥)을 놓고 씨름 중"이라고 전했다. 대공황 때처럼 경기가 회복되는 듯 했다가 다시 침체에 빠질 수 있다는 고민이 현실로 대두됐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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