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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루그먼, "대공황 2.0은 일단 모면, 그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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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루그먼, "대공황 2.0은 일단 모면, 그러나…"

"근본적 개혁 못하면 재발…너무 빨리 극복한 것이 문제일 수도"

현재 글로벌 금융위기에 대한 발언자로서 세계 1위의 영향력을 지닌 폴 크루그먼 프린스턴대 교수가 지난 10일 말레이시아에서 열린 금융 심포지엄에서 "이제 대공황 2.0은 피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힌 것은 그의 오랜 경고를 고려할 때 일종의 반전이라고 할 수 있다.

경기 하락이 바닥을 치고 이제 조만간 회복될 것이라는 낙관적 전망을 기대하는 사람들에게는 미흡할지 모르지만, 이번 위기는 1930년대 대공황을 능가하는 전대미문의 대공황이 되는 것은 피할 수 없다고 보는 비관론자들에 비하면, 크루그먼 교수의 발언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게 하는 모처럼의 낙관적 진단이기 때문이다.
▲ 폴 크루그먼 프린스턴대 교수가 10일 말레시아 쿠알라룸프에서 열린 심포지엄에서 연설하고 있다. ⓒ로이터=뉴시스

하지만 "제2의 대공황은 피한 것으로 보인다"는 크루그먼 교수의 진단은 '시한부'라는 점을 눈여겨 본다면 진정한 낙관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근본적 개혁 없으면, 그리 멀지 않은 장래에 위기 재발 우려"

10일 프랑스 <AFP> 통신이 보다 자세하게 전한 내용에 따르면, 크루그먼 교수는 세계 각국 정부들이 대규모 정부지출 정책에 공조하면서 일단 대공황의 파국은 피한 것으로 보이지만, 대공황의 위기가 재발되는 것을 막으려면 보다 효율적인 은행 규제와 주요 금융기관들이 감당할 리스크 규모에 제한을 두는 금융시스템 개혁이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그는 "위기 때에 은행처럼 구제해야 하는 것이라면, 위기가 아닐 때 제대로 규제해야 한다"면서 "하지만 이런 체제 개혁이 이뤄질 수 있을지 나는 확신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에 대공황이 전면적으로 재발하는 것을 겨우 피하기는 했지만 부정적인 측면이 있다"면서 "그것은 근본적인 개혁을 위한 정치적 계기가 변화를 가져올 정도로 강력해지기도 전에, 너무 빨리 경제를 구해냈을지 모른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이때문에 크루그먼 교수는 "그리 멀지 않은 미래에 이런 위기가 재발할 것을 내가 우려하는 이유"라고 경고했다.

"일본의 '잃어버린 10년' 같은 상황 지속될 위기"

또한 이번 위기가 대공황으로까지 번지는 것은 피했다고 하지만, 크루그먼 교수의 경제회복 전망도 그리 밝은 편이 아니다. 그가 "경기가 바닥을 쳤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그 정확한 의미는 경기하락 속도가 늦춰지면서 대공황의 나락으로 떨어지지 않을 정도가 됐다는 것이다.

경기의 순환곡선 방향이 본격적인 회복 쪽으로 바뀌는 시기는 여전히 불확실하다. 그는 "글로벌 경제가 전면적인 경제회복에 들어서기까지는 최소한 2년 이상이 걸릴 것이며, 1990년대 일본의 '잃어버린 10년'처럼 지지부진한 경제가 지속될 가능성에 직면해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지지부진한 침체 상황에서 벗어나기 위한 방안에 대해 크루그먼 교수조차 "신만이 안다"고 답했다.

그는 "이번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역활 모델로 삼을 만한 것이 없다"면서 "과거에는 타격을 받은 나라들이 수출을 통해 신속한 경제회복을 했지만, 지금같은 글로벌 위기에서는 다른 행성을 찾지 못하는 한 수출주도형 회복은 불가능하기 때문에 심각한 어려움에 봉착했다고 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소비 지출, 기업 투자, 주택경기 활성화 등 다른 대안들도 이번에는 미국이나 세계 경제의 회복에 시동을 걸어주지 못할 것으로 보았다.

효과는 있지만 실행될 것이 우려되는 해법이 있기는 하다. 크루그먼 교수는 "제2차 세계대전으로 알려진 대규모 공공사업 덕분에 종료된 1930년대 대공황의 경우가 있다"면서 농담조로 "이런 전략을 다시 쓰게 되지 않길 바란다"고 말했다.

전쟁이라는 극단적 수단을 쓰지 않으려면 정책 결정자들이 더 많은 경기부양책, 인플레이션 정책, 기업투자 유도 등을 쓸 수밖에 없다. 하지만 크루그먼 교수는 "이런 방안들 중 어떤 것이 효과를 발휘할 수 있을지는 모른다"면서 "따라서 가능한 방안들을 모두 시도해 볼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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