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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TN, 노조위원장 출입 막기 위해 용역 대거 동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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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TN, 노조위원장 출입 막기 위해 용역 대거 동원

기자협회 '제작 거부' 결의…보도국장 불신임 투표 가능성도

YTN 노사가 정면 충돌 분위기로 치닫고 있다. YTN 기자협회가 배석규 사장 직무대행의 보도국장 추천제 폐지, 임장혁 <돌발영상> PD 대기발령 등에 반발해 제작 거부를 결의한 가운데 배석규 대행은 24일 서울 남대문로 YTN 사옥 로비와 각 층에 용역 직원을 대거 배치했다.

지난 21일 배석규 대행이 '해고자의 회사 출입을 금지하겠다'고 선언한 데 따른 후속 조치다. YTN은 1층 로비에 10명 가량의 용역을 배치했고 YTN 보도국과 노조 사무실 등이 있는 15층부터 20층까지 전층에도 2명 씩 용역을 배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해직자들의 출입을 막기 위해 해직자들의 얼굴 사진과 출입자를 대조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해직자는 외부 인사" YTN 사내 용역 증강 배치…긴장 고조

이들은 이날 오전 10시 30분께 1층 로비에서 회사에 들어가는 노종면 언론노조 YTN 지부장과 현덕수 전 위원장 등 해직 기자들을 몸으로 막으며 몸싸움을 벌였다. 특히 이들은 다른 해직 기자들은 두고 노종면 위원장만 중점적으로 막으려해 사원들이 강하게 반발했다.

배석규 대행은 같은 시각 회사를 나서다 용역의 출입 저지에 항의하고 있는 조합원들과 마주쳤다. YTN 조합원들은 "그렇게 사장이 하고 싶은가", "왜 출입을 저지하느냐"며 항의했으나 배 대행은 이에 대꾸하지 않은 채 용역들의 호위를 받으며 자리를 빠져나갔다.

▲ 서울 남대문로 YTN 사옥 1층 로비에서 용역 직원들이 노종면 노조위원장의 줄입을 막고 있다. ⓒYTN 노조

▲ 1층 로비에서 사원들과 마주친 배석규 YTN 사장 대행이 조합원들의 항의 속에 용역 직원들의 호위를 받으며 회사를 빠져나가고 있다. ⓒYTN 노조

전국언론노조 YTN지부(지부장 노종면)는 '배석규, 용역 없이는 안 되겠는가'라는 성명을 내 "겉으로는 해직자들의 출입을 통제한다고 하지만 결국 배 대행이 신변의 위협을 과민하게 느끼고 있기 때문"이라며 "배 대행은 제발 정신을 가다듬고 노조의 충고에 귀를 기울이라"고 질타했다.

YTN 노조는 "노조는 손톱만큼도 배 대행에게 위해를 가할 생각이 없으니 겁먹지 말고 용역을 거둬들이라"면서 "지난해 말부터 올해 초까지 용역에 들인 회사 돈이 한달 3000만 원 씩 총 9000만 원이고 주주총회 때 썼던 용역비까지 합하면 1억 6000만 원에 이른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배석규 대행 한 사람 때문에 회사 돈을 마구 써도 되느냐"고 꼬집었다.

YTN 노조 관계자는 "사실 용역을 배치한다고 해도 해직자 출입을 통제하겠다는 실효성은 거의 없다"며 "사내에 계엄군식 공포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총무국은 YTN 노조에 외부인들이 출입시 끊는 방문증을 발급받아 출입하라고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YTN 사측 관계자는 "사규를 위반하고 회사의 명예를 훼손하는 사람들이 주로 '해직자' 즉 외부 인사라서 출입을 통제하겠다는 것일 뿐"이라며 "회사 경비 인력이 증강된 것으로 보면 된다"고 말했다. 그는 "이들도 이제 엄연한 외부 인사인만큼 회사에 들어오려면 일반 방문객과 같이 출입증을 끊으라는 것은 당연하다"이라고 반박했다.

기자협회 "제작 거부 결의" vs "보도국장 불신임 투표도 불법"

한편, 이날 오후 YTN 사옥 보도국에서 열릴 '김백 보도국장 불신임 투표' 여부를 결정할 사원총회를 두고도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YTN 기자협회는 지난 22일 제작 거부를 결의하고 24일 사원총회에서 배석규 대행이 일방적으로 교체한 김백 보도국장에 대한 '불신임 투표' 여부를 묻는 안건을 상정하기로 했다.

이에 YTN 사측은 지난 '배석규 대행 불신임 투표'를 '불법 행위'로 규정한데 이어 김 보도국장 투표도 마찬가지로 간주하는 분위기다. 사측 관계자는 "오늘도 보도국에서 회사의 명예를 훼손하는 불법 행위가 있을 가능성이 있다"면서 "회사에서 사원들의 회의를 막을 수는 없지만 불신임 투표는 법적인 효력이 없는 불법이고 또 이를 해직자들이 주도하는 것 역시 불법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이에 김기봉 YTN 기자협회장은 "만약 오늘 총회에서 불신임 투표를 하기로 결정하고 이를 시행하면 경영진에서 '코에 걸면 코걸이'식 논리로 '불법'이라고 징계할지도 모르겠다"며 "그러나 정상적인 회사라면 사원들의 투표와 그 결과의 의미를 먼저 생각하는 것이 마땅하지 않느냐"고 반박했다. 그는 "배 대행이 계속 '침묵하는 다수는 자신을 지지한다'는 여론몰이를 하는 마당에 실제로 사원들의 여론이 어떤지를 보여주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기봉 협회장은 '해직자들이 주도한다'는 사측의 논리에 대해서도 "노조위원장 등이 아무리 해직자이더라도 법에 의해 노조위원장직은 보장된다. 해직자들이 하는 것은 무조건 잘못이라는 논리는 용납할 수 없다"면서 "단지 시민들에게 '노조=외부인사'는 식의 분위기를 조성하려는 것 이상 이하도 아니다"라고 일축했다.

YTN 기자협회는 성명에서 "많은 고민과 우려, 피할 수만 있다면 피하고 싶다는 고뇌의 끝에서 결국 '제작 거부를 포함한 투쟁'을 결의했다"면서 "우리의 항거는 정치 투쟁이 아니다. 배 대행의 행보는 우리의 방송을 장악하고 싶어하는 어떤 세력의 요구에 충실한 몸짓, 그것으로 볼 수 밖에 없다. 지금이야말로 공정방송을 심대하게 위협하는 독단의 조치에 항거해야할 때"라고 선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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